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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오너' 기업 LG,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탄탄’

[견제기능]⑤감시위원회·내부거래위원회 등 통한 견제 기능 마련

김지효 기자  2024-08-29 10:34:08
LG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사회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견제기능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이사회 산하에는 별도의 감사위원회가 존재한다. 감사위원회 구성원들의 역할은 복합적이다. 이사회 일원으로서 회사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도 감사위원으로서 그 방향 등이 올바른지를 끊임없이 되물어야 한다. 최고경영자의 승계 정책을 마련하고 부적격 임원을 선임하지 못하도록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도 이사회의 몫이다.

지주사 LG는 오너 기업이지만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통해 이사회를 견제하고 있으며 사외이사만 참여하는 회의도 연간 10회 가량 운영하고 있다. 다만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통로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로 제한적이라는 점은 한계다.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내부 감시 기능 ‘우수’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LG의 이사회 구성 및 활동한 평가한 결과, 255점 만점에 173점으로 산출됐다.

'견제기능' 항목은 이사회가 오너를 견제하고 경영의 독립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판별하기 위한 지표다. 사외이사 후보추천 과정과 내부거래, 감사위원회 구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보수체계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LG는 견제기능 항목에서 45점 만점에 38점을 받았다. 평점 5점 만점에 4.2점으로 평가됐다. 9개 평가 지표 중 6개 지표가 만점인 5점을 받았다. LG의 이사회를 평가한 항목 중 가장 높은 평점이다.

LG는 최고경영자(CEO) 승계 정책 마련 여부를 묻는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LG는 ‘최고경영자 승계 절차 및 후보 육성 원칙’을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LG는 적합한 최고경영자 후보를 선발하기 위해 경영 환경과 사업 전략 등을 고려하여 최고경영자의 요건을 정의하고 있다. 해당 요건을 바탕으로 즉시 보임이 가능한 차기 후보와 3~5년 후 보임이 가능한 장기 후보를 각 2~3배수 규모로 선발한 최고경영자 후보 풀(Pool)을 운영 중이다. 선발된 인원은 연중 평가를 통해 역량과 경험, 성과를 검증하고 필요 시 풀 인(Pool In) 또는 풀 아웃(Pool Out)을 실시하고 있다.

최고경영자 후계자 후보 육성을 위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최고경영자 후보들은 LG사업부장 과정과 ‘사업가 육성 교육(EnDP:Entrepreneur Development Program)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밖에도 사장단 워크샵, 임원 리더십 코칭 및 외부 감독 프로그램, 트렌드 학습 과정과 같은 다양한 교육 을 시행하고 있다.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도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에 해당 평가 항목에서 5점을 받았다. LG는 정도경영 관련 이슈가 있거나 품질 및 안전환경 문제 등을 일으킨 후보는 임원 선임 심의 과정부터 제외하고 있다. 사외이사의 경우에도 관련 법령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규정된 요건을 충족하는 인원만 선임이 가능하도록 해 문제가 있는 임원 선임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감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묻는 질문도 모두 5점을 받았다. LG의 감사위원회는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있다. 위원장인 한종수 사외이사를 비롯해 사외이사 4인이 모두 속해있다. 한 사외이사는 재무회계 및 회계감사 분야 권위자로 공인회계사이자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내부거래위원회도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내부거래위원회는 사외이사 3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법률 전문가인 조성욱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주주가치’와 동떨어진 보수 체계, 사외이사 추천 '사추위' 단일 통로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의 보수가 과도하게 책정되지는 않았다. THE CFO는 이번 평가에서 오너 일가가 미등기이사로 참여해 과도한 보수를 받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 문항을 포함시켰다. LG의 경우 미등기임원 1인당 보수와 등기임원 1인당 보수를 비교했을 때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임원의 보수비율이 평가 기준치를 충족해 해당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다만 주주가치와 이사회 구성원들이 받는 보수 체계가 연동돼 있지는 않았다. 이에 관련 항목은1점을 받는 데 그쳤다. LG는 사내이사 보수 결정 기준에 총주주수익률(TSR) 등 주주 가치 제고와 관련한 항목 등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사내이사의 경우 물가상승률, 책임의 범위와 경영 난이도 등을 보수 책정 기준으로 삼고 있다. 사외이사도 활동시간과 책임 증가 여부, 물상승 등을 기준으로 두고 있다.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고 사외이사만으로 열리는 회의는 지난해 총 10회 진행됐다. 평가 기준치를 소폭 밑돌면서 4점으로 채점됐다. 올해는 4월까지 총 5번의 회의가 열렸다.

이사 추천 경로 다양성을 묻는 지표에서는 3점을 받았다. LG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사외이사 추천을 받고 있다. 사외이사 추천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외이사 독립성’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다만 외부 또는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을 받고 있지 않아 감점 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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