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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삼성바이오로직스 vs 셀트리온

시총 68조 vs 45조…세계 무대에선 여전히 도전자

④셀트리온 통합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시총 격차… 글로벌 10위권 발돋움 의미

최은수 기자  2024-08-27 11:26:24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68조원 대 45조원."

국내 바이오텍 양대산맥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시가총액 차이는 약 20조원이다. 셀트리온은 작년 말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했음에도 양사 시총 격차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수십조원의 시가총액만 놓고 보면 양사 모두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소화할 체급을 갖춘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양사가 점찍은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둘러싼 글로벌 최상위 플레이어와 개발 환경을 살펴보면 아직은 갈 길이 멀다.

◇통합 셀트리온 출범 전 시총 격차 20조 줄곧 유지

26일 종가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약 68조3270억원,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약 44조4893억원이다.

양사의 시가총액은 '통합 셀트리온 출범' 이후 더 명확히 비교가 된다. 셀트리온은 통합 이전엔 그룹의 핵심 역량이 각각 코스피(셀트리온)와 코스닥(셀트리온)에 나뉘어 있었다. 코스피에 상장했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는 구조가 달랐다.

통합 셀트리온의 출범을 기점으로 살펴본 양사의 시가총액은 줄곧 일정 수준의 격차를 유지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약 50조원 중반에서 60조원 후반으로 시가총액 덩치를 키웠다. 작년 말 출범한 통합 셀트리온은 시가총액은 30조원 안팎이었는데 점진적으로 우상향해 지금은 44조원을 넘어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 범위는 바이오의약품의 위탁개발과 생산(CMO·CDMO)부터 바이오시밀러를 아우른다. 2024년 반기 연결 기준 현금창출력(EBITDA)은 9473억원, 1조원에 육박한다.

셀트리온은 통합 이후 바이오 관련 R&D(셀트리온)와 해외 유통 판로(셀트리온헬스케어) 역량을 한 데 모아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번들링(bundling)을 검토할 만큼 라인업도 다양해졌다. 2024년 반기 연결 기준 현금창출력(EBITDA)은 3500억원으로 바이오텍 중 삼성바이오로직스 다음이다.

◇양사 모두 겨냥한 'ADC 신약', 무엇보다 '증량'이 중요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수익성에서부터 시가총액 모든 면에서 곧바로 혁신신약 개발에 도전할 수 있어 보인다.

아직 이들은 신약개발과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항체약물접합체(ADC)라는 최신 모달리티(Modality, 치료접근법)를 눈여겨보고 있다.

ADC는 치료 효능에선 지금까지 출시된 수많은 모달리티 중에 가장 우수하지만 개발 비용이 문제다. 여러가지 물질을 결합하는 ADC 특성상 임상비용 외에도 양품 생산 비율 등을 고려하면 총 개발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굴지의 바이오텍들도 부담을 느끼는 수준이다.

ADC 영역에서 톱픽으로 꼽히는 치료제 엔허투(Enhertu)의 경우 시가총액 100조원 회사와 400조원 회사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치료제다.

엔허투의 원개발사는 다이이찌산쿄로 시가총액이 한화로 100조원이 넘는다. 다이이찌산쿄는 ADC 개발을 위해 글로벌 파트너로 아스트라제네카를 찾았다. 나스닥에 상장한 아스트라제네카의 시가총액은 2686억달러, 한화로 400조원에 육박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10위권에 위치한다. GLP-1이라는 모달리티를 활용해 비만치료제를 개발한 노보노디스크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 차이는 10배 이상이다. 노보노디스크의 시가총액은 4310억달러(약573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천문학적 덩치를 갖춰 '규격 외'에 해당하는 빅파마를 포함하면 격차는 한층 더 벌어진다. 빅파마의 ADC 신약개발과 관련한 투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에 비견할 시총의 바이오텍을 M&A로 단번에 사들이는 수준이다.

2023년 말 화이자(Pfizer)가 유망한 ADC 기술을 갖춘 바이오텍 시젠(Seagene) 인수에 베팅한 돈은 430억 달러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55조원이다. 올해 전고점을 넘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시총과 큰 차이가 없고 셀트리온보단 오히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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