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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고른 고득점 SK하이닉스, 견제기능 개선 화두

[총평]①255점 만점 중 184점, 구성·참여도 고득점…아쉬움 남긴 견제기능

이민호 기자  2024-08-28 10:29:13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SK그룹이 SK하이닉스 경영권을 가져온 것은 2012년이다. 당시 지분 21.05% 인수가액 3조3747억원 중 신디케이트론으로 무려 2조5000억원을 끌어오는 초강수를 뒀다. 약 12년이 지난 현재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이 130조원을 넘긴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자 SK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거듭났다.

글로벌 시장과 SK그룹에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사회의 역할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평가 기준 시점인 지난해말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7명의 합산 10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평가에서 이사회의 구성, 참여도, 정보접근성 등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이사회의 견제기능과 경영성과 등 지표에서 아쉬움을 남기면서 개선을 위한 화두로 떠올랐다.

◇255점 만점에 184점…구성·참여도 지표 고득점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상반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SK하이닉스는 255점 만점에 184점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구성' 지표에서 45점 만점에 38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의장과 모든 소위원회 위원장이 사외이사인 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점, 이사회 지원조직이 이사회사무국으로 별도로 운영되는 점 등 항목에서 최고 점수(5점)를 받았다.

하지만 이사의 다양성 항목에서 3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대한민국 국적으로만 이사가 구성됐으며 30대와 40대 이사가 부재한 점이 고려됐다. 이사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BSM(Board Skills Matrix) 항목에서도 3점으로 개선 필요성이 요구됐다. SK하이닉스는 BSM을 사업보고서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공개하지 않으며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만 공개하고 있다. 이마저도 이사 합산 통계만 제시할 뿐 이사 개별 평가를 제시하고 있지 않다.

'참여도' 지표에서는 40점 만점에 38점으로 고득점에 성공했다. 이사회 개최 빈도, 감사위원회와 소위원회 개최 빈도, 이사의 이사회 참여도, 이사에 대한 교육과 지원 등 대부분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사외이사 후보 풀(pool)에 대한 관리 활동 빈도에서 3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사외이사 후보 풀에 대한 공식적인 관리 활동을 사추위에서 연 1회 수행하고 있는 점이 고려됐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측은 "사추위 외에도 2023년 10월 하반기 이사회 워크숍에서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서의 방향과 절차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THE CFO의 '2024 이사회 평가'는 공시 등 어느 누구나 접근 가능한 정보에서의 공식적인 활동이 기준이 된다.

◇아쉬운 견제기능…'반도체 업황 침체' 경영성과 부진

'견제기능' 지표의 경우 45점 만점에 30점에 그쳤다.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회의 개최 빈도,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마련 여부, 감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등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을 명문화하고 있지 않으며 임원관리제도의 취업규칙으로만 운영하고 있으므로 관련 항목에서 최하 점수(1점)을 받았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측은 "임원 선임시 경영층의 사내 인사정보 확인과 검증을 거친 후 이사회 보고를 통해 확정하고 있으며, 임원관리제도를 활용해 매년 임원의 적격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임과 보임에 대한 내용을 이사회 보고를 통해 확정하고 있다"며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의 명문화 계획은 현재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이사 보수의 주주가치 제고 성과 연동 항목에서도 최하 점수를 받았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측은 "기업가치 상향을 위한 핵심성과지표(KPI) 성과와 기업가치가 별개로 움직이지 않도록 연계성을 강화해 지표를 수립하고 있으며 성과와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공시 등 어느 누구나 접근 가능한 정보에서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없는 점이 고려됐다.


'정보접근성' 지표에서는 35점 만점에 30점을 받았다. 이사회 활동 내역의 공시 여부, 이사회 의안에 대한 찬반 사유 공개 여부, 중장기 주주환원정책 공시 여부 등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에 대한 투명한 공개 여부에서 최하 점수를 받았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측은 "향후 구체적인 제안자와 제안 기관명 공개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 지표의 경우 35점 만점에 25점에 그쳤다. 이사회에 대한 본인평가 결과 공시 여부와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의 고득점 여부 등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이사회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지 않았으며 이사회 평가 결과를 이사 재선임에 반영하고 있지 않았다.

특히 '경영성과' 지표에서 55점 만점에 23점에 그치면서 총점을 끌어올리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경영성과는 코스피100 소속 비금융기업의 평균치와 비교해 채점한다. SK하이닉스는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등 항목에서 최하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침체에 따른 감산으로 실적이 부진하고 주가가 정체된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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