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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네이버,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나비효과'

[구성]②변대규, 상법상 사외이사 불가능…이사회 경력 및 전문성 관리엔 강점

김슬기 기자  2024-09-05 14:41:30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네이버의 이사회 의장은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이다. 변 의장은 과거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과거 10여년간 해왔던 이사회 의장 자리를 대체한 인물이었던 만큼 상징성이 크다. 그는 2017년 최초 선임 이후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하면서 2026년 3월까지 이사회를 책임지게 됐다.

그는 현재 본인이 설립한 여러 회사의 등기이사로 있는만큼 사외이사가 아니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그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하면서 이사회 평가 '구성' 항목 점수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57%대로 집계됐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 속하면서 관련 문항의 감점에도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 측은 그를 외부 독립이사로 봐야 하며 중립적인 위치에서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네이버는 이사회를 7명으로 꾸린만큼 THE CFO에서 제시한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이나 이사회 지원 측면에서는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 변대규 의장, 사추위원장도 겸직…구성상 감점 요인으로 작용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네이버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90점으로 산출됐다.


네이버는 구성 항목에서 총 45점 만점에 31점을 받았다. 5점으로 환산하면 평균 3.4점이었다. 네이버의 경우 참여도나 정보접근성, 평가개선프로세스 등이 평균 4점을 상회하는 점수를 받은 것과는 달리 구성 점수가 낮게 책정됐다. 현재 네이버의 이사회에는 2명의 사내이사, 1명의 기타비상무이사, 4명의 사외이사 등 총 7명이 있다.

현재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이다. THE CFO는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일 경우에 5점을 부여하고 있다. 네이버처럼 기타비상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 3점이다. 그는 2017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됐고 네이버 창사 이후 첫 외부 이사회 의장이 됐다.

상법에 따르면 '해당 상장기업 외의 2개 이상의 다른 회사의 이사·집행임원·감사로 재직 중인 자'는 사외이사가 될 수 없기 때문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 것이다. 그는 네이버 의장이지만 본인 회사를 경영 중이다. 현재 휴맥스홀딩스와 휴맥스, 알티캐스트, 누빅스 등 등기임원으로 올라가 있다.


그가 사외이사가 아닌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면서 THE CFO의 자체 평가와 네이버 내부 평가가 엇갈렸다. 현재 이사회 7명 중 4명이 사외이사로 비중은 57%로 집계됐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 과반은 넘지만 THE CFO 내부평가 기준으로는 3점(50~60%)에 그쳤다.

변 의장은 현재 사추위와 리더십&보상위원회 두 개의 소위원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THE CFO는 상법상 의무사항인 사추위의 경우 전원 사외이사일 경우 5점을 부여했으나 네이버의 경우 기타비상무이사가 참여하면서 1점으로 책정됐다. 더불어 사추위원장도 그가 맡고 있어서 일부 항목에서 감점이 발생했다.

네이버 측은 "기타비상무이사인 변대규 의장은 네이버와는 무관한 타 기업에 재직 중으로 타사의 기타비상무이사와는 다르다"라고 밝혔다. SK나 LG 등 대기업 지주회사에서 계열사 경영을 위해 자사의 임원을 기타비상무이사를 보내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다만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기에 유리한 측면도 있었다. 사외이사의 임기는 하나의 상장사에서 6년 이상, 계열사 재직 기간 포함 9년을 초과할 수 없지만 기타비상무이사는 임기 제한이 없다. 네이버가 그에게 총 9년의 임기를 부여할 수 있었던 부분은 사외이사가 아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 'BSM 공개·사외이사 지원' 등은 만점

현재 네이버의 이사회 내 위원회는 총 5개였다. 상법이 정한 의무위원회인 감사위원회와 사추위를 제외하면 리스크관리위원회, ESG위원회, 리더십&보상위원회 3개였다. THE CFO는 상법상 의무설치 대상인 소위원회를 제외하고 위원회 수를 집계했고 3점을 부여했다.

네이버가 5점을 받은 문항은 2개였다. 네이버는 이사회 구성원들의 BSM(Board Skills Matrix)를 만들어 외부에 공개하는 등 정보 접근성이 우수하다고 평가됐다. 또 네이버 내에서 미등기임원으로 분류되는 '리더', 즉 임원급 수장이 사외이사 직무수행 지원조직을 이끌고 있고 별도 예산을 가지면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이사회 구성 역시 다양하다고 평가, 4점을 받았다. 현재 최수연 대표이사와 채선주 대외·ESG 정책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 여성 등기이사가 2명이었다. 또한 연령대도 다양했다. 대표이사가 40대였고 채선주 대표, 정도진·노혁준·이사무엘 사외이사가 50대, 변재상 사외이사와 변대규 기타비상무이사가 60대다.

사내이사 외에도 타 기업에서의 경험도 풍부했다. 변대규 의장의 경우 벤처 1세대로 휴맥스의 전신인 건인시스템을 창업했고 현재도 적극적으로 경영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변재상 사외이사의 경우 미래에셋생명 대표를 지냈고, 이사무엘 사외이사 역시 모건스탠리자산운용 아시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한편 네이버의 정관상 이사회의 규모를 3명 이상 7명 이내로 가져가고 있다. 네이버 측은 "다양한 상황 등을 고려해 이사회 수를 정했고 토의를 위해 충분한 규모를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THE CFO는 평가시 이사회 규모가 중간 정도라고 보고 3점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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