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그룹은 철강, 양극재·음극재, 수소, 리튬·니켈, 식량, 에너지, 건설·인프라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거버넌스 체제는 그룹 전체 포트폴리오 관리 및 그룹사간 시너지 창출을 다룰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구성은 다양성을 충족한다. 각 분야의 권위자를 사외이사로 내세워 이사진의 독립성도 확보됐다는 평이다. 이와 더불어 이사진의 성실한 참여를 바탕으로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
다만 이사회 평가 프로세스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진 평가 도구나 방법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사회 재임 시기 경영성과도 시가총액 100위 기업 평균치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두 가지 약점 때문에 이사회 평가 ‘6대 지표’로 이뤄진 육각형이 마치 사다리꼴의 형태를 띄게 됐다.
◇이사회 구성 선진적, 사외이사 참여율도 100%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및 2024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포스코홀딩스의 이사회 구성 및 활동한 평가한 결과, 255점 만점에 179점으로 산출됐다.
우선 '구성' 항목에서 평균 4.4점을 얻었다. 포스코홀딩스의 이사회 구성을 살펴보면 우선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로 특히 여성이 해당 직위를 맡아 이사회를 이끌고 있다. 총 10명의 이사 가운데 6명이 사외이사로 다수의 독립적인 사외이사로 구성돼있을 뿐 아니라 총 5개의 소위원회의 모든 위원장이 사외이사인 만큼 사외이사에 많은 권한을 부여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돼 사외이사의 기본적 독립성도 확보했다.
'참여도' 항목에선 4.3점을 받았다. 이사회 구성원들이 성실하게 회의에 참석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더보드는 이사회 구성원들의 연간 출석률이 90% 이상이어야 ‘가장 우수(5점 만점)’ 등급을 부여하는데 작년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출석률은 100%다.
이사회는 연간 10회 열렸다. 시총 100위 기업들 가운데 우수한 편이다. 필수 상설기구인 감사위원회의 경우 작년 9차례 회의를 열어 더보드의 ‘가장 우수’ 등급을 받았다. 감사위원회는 손성규 위원장, 유진녕 위원, 박성욱 위원 등 총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됐으며 이사의 직무 집행을 감사하고 회사의 업무와 재산상태를 조사한다. 감사위원회 참석률도 전원 100%다.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도 양호한 편으로 분석된다. '견제기능' 항목은 4.2점으로 채점됐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별도로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非 이사회 기구)을 꾸려 이사 선임에 대한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했다. 주주 추천 프로세스도 확보 중이다. 정기주주총회 약 3~4개월 전 상법상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를 대상으로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공문을 발송한다. 주주 당 1인의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을 의뢰하고 있다.
'정보접근성' 항목은 4.3점이다.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을 사업보고서 및 홈페이지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사업보고서에 이사회에 관한 내용이 투명하고 자세하게 공시돼있다. 3개년 주주환원정책 등 중장기 계획을 수시로 미리 공시하는 만큼 해당 점수도 5점 만점을 받았다. 올해만 해도 7월 15일 포스코홀딩스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2조원이나 되는 자사주를 소각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밖에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도 100%로 더보드의 가장 우수 등급을 받았다.
◇이사회 평가 도구 '의도적' 미비...경영성과 지표↓, 수익성 평균치 크게 하회
다만 포스코홀딩스의 이사회 평가 개선 프로세스는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우선 내부 정책 상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를 하지 않으며 평가를 하지 않으니 평가 결과를 이사의 재선임에 반영할 수도 없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사회에서 자유롭고 비판적인 의사 개진과 팀워크 유지를 위해 사외이사들에 대한 개별평가를 실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포스코홀딩스의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이사회 전체 평가로 개별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를 갈음할 경우 무임승차의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사외이사 대부분이 사회적 물의에 얽혀 있어 평가 개선 프로세스 점수를 떨어뜨렸다. 올 3월 새로 선임된 박성욱 사외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의 사외이사들은 '외유성 호화 출장'으로 인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이 밖에 포스코홀딩스가 시가총액 10위의 굵직한 회사임에도 현 이사회 재임 기간 최근의 경영성과가 시총 100대 기업 평균치 대비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자기자본이익률(ROE)이나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등 수익성 지표가 최하점인 1점으로 평가됐다.
다만 최근의 대규모 CAPEX 투자로 부채비율이 이전보다 상승했음에도 시총 100대 기업 평균치와 비교해서는 낮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 주가수익률이나 배당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