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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HD현중, 전문성 약점은 국제경영·ESG

[BSM]③학계 중심 사외이사 구성…재무·법률·산업 분야 포진

고진영 기자  2024-08-23 09:14:45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선 이사회 경영 강화가 핵심이다. 이런 점에서 BSM(Board Skills Matrix, 이사회 역량 측정지표)은 중요하게 활용된다. 이사회 구성이 적절한지 주주나 투자자들이 한 눈에 볼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유럽 등에선 상장회사 다수가 BSM을 도입해 이사회 역량을 객관적으로 살피고 부족한 점을 파악, 보완하기 위한 도구로 쓰고 있다. 국내에서도 주주총회 핵심 자료로 쓰이는 등 적용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HD현대중공업 역시 내부적으로 BSM을 만들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다만 회사 평가와 별개로 THE CFO가 BSM을 다시 분류한 결과 국제통상과 ESG 측면에서 취약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HD현대중공업의 이사회 운영과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52점으로 산출됐다.

이중 ‘구성’ 지표에 포함되는 BSM의 경우 HD현대중공업이 자체적으로 평가 중이다. 회사가 작성한 이사회 BSM을 보면 여성 사외이사인 박현정 한양대 교수가 포함돼 최소한의 성별 다양성을 확보했다. 또 박 교수가 판사 출신이긴 하지만 사외이사 대부분은 교수로 재직 중인 학계 인사로 채워졌다.

HD현대중공업은 5명의 이사진 모두 리스크 관리, 리더십 역량이 있다고 분류했으며 산업경험이 있는 이사로는 이상균, 노진율 대표 외에 신동목 울산대 교수가 있었다. 신 교수가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공학박사 학위를 보유해 조선해양공학 산업전문가로 평가된다는 설명이다.

또 미국 MIT대 파이낸스(Finance) 박사 학위를 가진 채준 서울대 교수가 재무·회계 전문가,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이자 서울대 행정법 박사 과정을 거친 박현정 교수가 법률 전문가로 평가됐다. 채준 교수의 경우 LG이노텍 사외이사를 지냈는데 현재 유안타증권 사외이사도 겸하고 있다.


회사 측 평가기준으론 이사회 구성원들의 보유 역량이 모자란 분야없이 넓게 분포했지만 THE CFO 기준에 따라 살피면 다소 차이가 있었다. THE CFO는 △기업경영 △금융·재무 △법률·규제 △산업·기술 △국제경영·통상 △ESG 등 7개 스킬로 이사진을 역량과 특성별로 분류해봤다.

5명의 이사진 가운데 사내이사 2명은 모두 기업경영 역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이상균 대표는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를 거쳐 현대중공업 조선해양사업대표를 지냈고 노진율 대표의 경우 현대중공업 경영지원본부장, 안전통합경영부문 사장을 맡았다가 올해 대표이사에 올랐다.

또 두 사람 중에서 이상균 대표는 산업·기술 역량도 보유했다.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출신으로 현대중공업 입사 이후 선박 블록을 조립하는 건조부에 근무, 현대삼호중공업 생산부문장도 역임했기 때문이다.


사외이사의 경우 3명의 이사가 금융·재무, 법률·규제, 산업·기술 등 3개 분야에 각각 나뉘어 분포했다. 채준 교수가 금융·재무, 박현정 교수가 법률·규제, 신동목 교수가 산업·기술 역량을 가졌다고 볼 수 있었다.

다만 국제경영·통상과 ESG 분야에선 공백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감각이나 투자 전문성, 경험을 확보한 이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3명의 사외이사 모두 ESG위원회에 포함돼 있지만 관련 배경을 가지고 있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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