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경영이란 기업경영의 중요한 사항들을 이사회가 직접 의결하고 감독한다는 뜻이다. 이같은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선 구성원들의 참여도 뿐 아니라 이사회의 적정한 개최횟수도 필수로 요구된다.
THE CFO는 이사회의 참여도를 8개 문항으로 채점했으며 출석률, 사외이사들에 대한 자료 제공의 충실도, 교육 횟수 등의 성실성을 진단했다. HD현대중공업은 출석률은 최고 수준으로 충실했으나 의안자료의 선제적 통지 등에 취약한 부분이 있었다. 특히 위원회 개최횟수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출석률 100%, 문제는 안건 숙지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HD현대중공업의 이사회 운영과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52점으로 산출됐다.
'참여도' 지표는 이사회 구성원들의 성실성과 사외이사 관련한 활동의 충실성을 보는 지표다. 이사회 개최횟수가 적정한가, 사외이사 교육이 적정한가, 이사회 안건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주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HD현대중공업은 이 지표에서 40점 만점에 27점, 평점 5점 만점에 3.4점을 받았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8차례의 이사회를 열었다. 의장 또는 따로 정한 이사가 이사회를 소집하며 과반수가 출석해야 개최가 인정된다. 또 결의 사안과 관련해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정관을 통해 규정하고 있다. 지배구조 우수기업의 경우 매월 이사회를 개최하는 만큼 HD현대중공업은 '이사회가 정기적으로 적정하게 개최되는지'를 평가하는 문항에서 3점에 그쳤다.
이사들의 출석률은 충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영석 전 부회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4명의 이사 전부가 한 회도 빠지지 않고 이사회에 참석했다. 작년까지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 한 전 부회장의 경우 지난해 11월(7회차)과 12월(8회차) 이사회에 불참했다. 2023년 11월 인사에서 공동대표이사가 한 전 부회장 노진율 사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인사 교체에 인한 불참인 만큼 감점요인으로 판단하지 않고 만점으로 봤다.
출석률이 좋았으나 이사회 의안을 숙지할 시간은 충분치 못했다. 임시 이사회는 평균적으로 개최 35일 전 안건이 통지됐지만 정기 이사회는 평균 이틀 전에서야 안건을 알려줬다. 한국ESG기준원이 약 1~2주 전에 안건을 전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부족한 기간이다. 이에 따라 관련 항목의 점수가 2점으로 깎였다.
◇2개 위원회, 연간회의 총 3회…그룹사 대비 미진
이사회 내 소위원회 활동 역시 활발하진 않았다. HD현대중공업은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의무설치 대상인 위원회 외에도 이사회 내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5개 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다.
위원회가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영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의무 설치 위원회와 올해 설치된 보상위원회를 제외하면 2개 위원회의 지난해 연간 위원회 회의 개최횟수가 합산 3회에 그쳤다.
내부거래위원회는 2023년 2월에 한 차례 열렸는데 전년 거래상대방 선정기준에 대한 운영실태를 보고했다. 또 ESG위원회는 두 차례 회의를 개최했다. 4월에 탄소중립 로드맵 및 대외선언 계획, 비재무 리스크관리 추진계획, 2022년 통합보고서 중대성 평가 보고 등이 이뤄졌고 12월엔 ESG 경영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HD현대중공업의 ESG위원회는 그룹 조선 계열사와 비교해도 개최횟수가 미진했다. HD현대삼호는 작년 ESG위원회 회의를 3번, HD현대미포는 4번 열었다. 소위원회 회의가 적절하게 개최되는지를 평가하는 문항에서 HD현대중공업의 점수가 1점에 그친 배경이다.
다만 감사위원회 활동은 양호한 것으로 채점됐다. 지난해 연간 6회의 회외를 열어 내부회계관리규정 개정, 외부감사인과의 커뮤니케이션, 전년 감사위원회 독립성 및 활동결과 등을 보고하거나 논의했다. 우수 기준엔 미치지 못했으나 중감 점수인 3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