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초 야심 차게 증시에 입성한 후 단번에 국내 기업 시가총액 최상위권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은 설립된 지 5년도 되지 않은 기업이다. LG화학 배터리사업부로서의 역사는 비교적 길지만 별도 법인화된 후 자체 이사회를 마련하는 등 구색을 갖춘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짧은 기간 속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배터리 기업답게 우수한 수준의 이사회를 구성했다. LG그룹 특유의 이사회 시스템을 적용함과 동시에 배터리 회사의 특성을 고려한 적절한 구성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 성과 부분에서는 아쉬움을 낳았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이 현재까지 수조원의 시설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과 최근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 현상으로 주가 등이 일부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개선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참여도·견제기능·정보접근성 등 '만점 육박'
THE CFO의 이사회 평가 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총점 255점 중 203점을 기록했다. THE CFO의 이사회 평가 시스템의 카테고리는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 성과 등 6가지로 구성된다.
'구성' 카테고리에서는 5점 만점 중 3.6점을 기록했다. 구성 카테고리 항목은 이사회 의장의 사외이사 여부와 이사회의 구성, 소위원회 위원장의 사외이사 여부, 이사회 이사의 수, 이사회 지원조직 별도 운영 여부 등이 배점 요소다. 경영진으로부터의 독립성을 갖추고 주주를 위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이사회 환경이 갖춰져 있는지 평가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이사회 의장이 사내 임원은 아니지만 LG그룹 인사다. 현 의장은 LG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권봉석 부회장이다.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일 경우 최고 점수를 받지만 이 부분에서 일부 감점이 있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이사회 총원 7명 중 4인이 사외이사로 사외이사가 과반이다. 이사회 총원의 7할 이상이 사외이사일 경우 추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의 경우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참여도' 평가에서는 이사회 개최 횟수와 감사위원회 개최 횟수, 이사회 구성원들의 회의 참석률, 이사회 안건과 관련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자료가 제공되는 지 여부를 평가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5점 만점에 4.4점을 득점했다.
'견제기능' 항목에서도 5점 만점에 4.6점을 받았다. LG그룹은 주주들이 추천하는 이사들을 지주사 차원에서 관리하고 계열사들이 사외이사 선임이 필요할 경우 관리 인원 중 선임 적절 여부를 판단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LG화학 등 주주들이 이사 추천을 통해 선별된 이사 풀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이외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과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도 적절히 마련돼 있다. 이 항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만점을 받았다.
'정보접근성' 항목에서는 5점 만점에 4.9점을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을 사업보고서와 홈페이지 등에 충실히 공시하고 있다. 이사별로 이사회 의안 찬반 사유도 공개하고 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에서도 5점 만점을 받았다. 평가개선 프로세스의 배점 항목은 이사회 활동에 대한 자체 평가 수행 여부와 사외이사별 개별 평가 시행 여부 등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G보고서를 통해 구체적인 내부 평가 기준에 따른 데이터를 공개하고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구체적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인 개선안의 예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가 있었다.
◇기업 확장 기조에 경영 성과 '저점' 불가피
경영성과의 경우 5점 만점에 2.4점이라는 비교적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THE CFO는 비교 기업의 다양한 경영 지표들을 유가증권시장 소속 비금융사들의 평균치와 비교해 배점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은 이유는 최근 경영 기조와 관련이 깊다.
LG에너지솔루션은 법인 설립 이후 매년 수조원의 시설 투자를 단행하는 등 배당 등을 할 여유가 없었다. 배당수익률과 이를 포함한 총주주수익률(TSR) 등이 코스피 평균 대비 낮을 수밖에 없었다.
건설중인 자산이 많은 탓에 총자산이익률(ROA)과 차입금 증가 기조로 순차입금/EBITDA 등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외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 현상으로 이자보상배율 등이 코스피 평균치 대비 하회하면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주가순자산비율(PBR),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등에서는 최고 점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