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Board Match up현대자동차 vs 토요타자동차

주주가치 제고 인센티브, 사외이사에는 '제로'

[주주환원]⑥현대차·토요타 사내이사들에 실적 개선에 따른 성과 집중

이돈섭 기자  2024-08-26 08:35:42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본다.
작년 한해 현대자동차와 토요타자동차는 모두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실적 개선에 두 회사 주가도 상당폭 올랐다. 하지만 회사 성장에 따른 과실은 사내이사에 집중되는 모습이었다. 두 회사 모두 사외이사 보수에 주가 상승을 연동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 않다.

◇ 현대차·토요타 모두 역대급 실적에 배당 확대

작년 한해 현대자동차는 국내외 판매 호조 등의 영향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62조6636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4.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조1269억원으로 54.0% 확대했다. 현대자동차가 한해 영업이익이 15조원 이상으로 뛴 것은 1967년 현대자동차 출범 후 37년만의 성과였다.

이에 따라 배당 규모도 대폭 확대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중간배당을 실시한 데 이어 연말 결산배당에도 나서 작년 한해 총 2조9987억원을 주주들에게 환원했다. 지난해 지배주주 순이익이 11조9617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5.1%의 배당성향을 기록한 셈. 1년 전 24.9%보다 0.2%포인트 증가했다.

작년 한해 주가도 상당폭 올랐다. 지난해 초 현대자동차 주가는 15만7000원 수준이었는데 1년 뒤 20만500원으로 27.7% 올랐다. 현대자동차는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위해 앞으로도 배당성향을 25% 수준으로 유지하는 한편, 지난 4월부터 향후 3년 간 매년 전체 발행 주식의 1%씩을 매입한 뒤 소각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 토요타자동차 역시 작년 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주가가 껑충 뛰었다는 점에서 현대자동차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3월 결산법인 토요타자동차의 최근 1년(2023년 4월~2024년 3월) 연결 매출액은 45조953억엔(약 413조원)으로 21.3%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5조3529억엔(약 49조원)으로 96.4% 확대했다.

작년 한해 중간배당과 기말배당 등 두 차례에 걸쳐 토요타자동차 이사회가 배당으로 지급한 결정한 금액은 한 주당 75엔씩 도합 1조118억엔. 배당성향으로는 23.0% 정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토요타자동차보다 적극적이었던 셈이다. 작년 한해 토요타자동차 주가는 48.1% 올랐다.

◇ 사외이사 보수 영향은 제로…사내이사에 과실 집중

다만 현대자동차와 토요타자동차 사외이사 대부분은 회사 실적 개선과 이에 따른 배당 확대 혜택을 누리진 못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말 주식 680주를 보유하고 있었던 유진오 사외이사를 제외하곤 회사 주식을 보유한 사외이사는 없었다. 사외이사 보수를 주주가치 제고 노력에 연동하는 장치도 마련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 사외이사 보수는 직전 주주총회에서 결정된 이사 보수한도 내에서 내부기준에 의거해 지급하고 있다. 최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작년 한해 사외이사 전체에 제공한 보수는 8억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 개별 사외이사 한 명당 평균적으로 1억원 정도의 보수를 지급한 셈이다.

반면 사내이사에게는 회사 실적과 개인 성과에 기초해 책정한 성과 인센티브가 제공됨으로써 상당수 사내이사가 실적 개선에 따른 보상을 받았다.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정의선 대표이사 회장의 경우 작년 한해 급여 40억원에 상여 42억원을 받아 82억원을 수령했는데, 이는 1년 전(70억원)에서 17% 증가한 규모다.

여기에 보통주와 우선주 도합 559만여주를 보유하고 있어 작년 한해 640억원 수준 배당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장재훈 사장을 비롯해 이동석 부사장, 서강현 부사장 등 지난해 말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내이사들 역시 상여금과 배당금을 동시에 수령함으로써 회사 실적 개선에 따른 과실을 배분받았다.

토요타자동차도 실적 개선에 따른 성과 보수는 사내이사에만 집중되고 있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의 경우 고정보수만을 수취하고 있다. 사내이사에게는 급여의 20% 정도를 단기 인센티브 명목으로 현금으로 제공하고 급여의 50% 한도 내 장기 인센티브 명목으로 주식으로 제공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