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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 기업 분석

'자사주 5000억' 매입 완료한 ㈜LG, 소각 나설까

"2분기말 취득 완료, 연내 신탁해지 및 활용방안 결정"

김위수 기자  2024-08-09 07:30:13
LG

편집자주

정부가 주식시장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기업들이 타깃이 됐다. PBR 1배 미만인 기업들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이전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PBR 1배 미만 기업들은 '저평가'를 탈출하고 부상할 수 있을까. 더벨이 PBR 1배 미만인 주요 기업들의 현황을 분석하고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에 대해 분석해 봤다.
LG그룹의 지주사인 ㈜LG는 다른 지주사와 마찬가지로 주주가치 제고에 관심이 크다. 구광모 ㈜LG 회장 취임 이후 배당금 규모 확대에 나섰고 2022년에는 자사주 정책도 발표했다. 2년에 걸쳐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겠다는 내용이다.

2년이 지난 현재 약속한 대로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 시장의 관심이 모이는 부분은 매입한 자사주의 활용 방안이다. 연내 ㈜LG의 자사주 처분 방향이 결정된다. 정부는 증시 저평가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LG가 정부 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자사주 소각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5000억 규모 자사주 매입 '완료'

㈜LG는 8일 공개한 실적발표 IR자료를 통해 "2분기 말 기준 총 5000억원의 자사주 취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LG는 연내 자사주 취득을 위해 맺은 신탁계약을 해지하고 활용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출처: ㈜LG IR자료)

㈜LG의 자사주 매입 계획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2022년 발표됐다. 이전까지 ㈜LG가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단 규모와 배경에 있어 2022년 자사주 정책과는 차이가 컸다. ㈜LG는 20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임직원들에게 부여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과 관련해 주가 상승에 따른 회사 부담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LG 측은 매입한 자사주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LG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자사주를 활용할 방안은 많지 않다.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거나 교환을 통해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혹은 소각하는 방법도 있다.

이중 주주가치 제고라는 큰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방안은 자사주 소각이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유통 주식 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방향성과도 들어맞는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기업들의 기업가치 제고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저평가주가 다수 포진한 금융권을 중심으로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8일 기준 PBR이 0.48배에 불과한 ㈜LG 역시 밸류업에 대한 부담이 크다.

◇1조 투자재원·CNS IPO에도 '기대'

자사주와 더불어 현금성자산의 활용 방안 역시 ㈜LG의 기업가치 제고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LG에 따르면 현재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중 성장 투자 재원으로 배정된 금액은 1조원 이상이다. ABC(인공지능·배터리·클린테크) 투자금으로 활용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는 게 ㈜LG의 구상이다.

간접투자와 직접투자를 병행한다. 인공지능(AI)과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에 펀드 등을 통해 투자 중이며 클린테크 기업으로 분류되는 카카오모빌리티에 1000억원을 들여 지분 투자를 실시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LG가 2019년 이후 신규 투자에 쏟은 금액은 총 2800억원이다.

그럼에도 1조원이 넘는 투자 재원을 보유 중이다. 시장에서 ㈜LG의 대규모 인수합병(M&A)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다.

㈜LG가 49.95%의 지분을 보유 중인 자회사 LG CNS의 기업공개(IPO)도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LG CNS는 내년초 IPO를 목표로 9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LG CNS의 몸값은 7조원대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IPO로 지분가치 재평가가 일어날 수 있다"며 "㈜LG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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