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당장 올 한해 에너지부문에서만 집행하려는 자본적지출(Capex) 규모는 1조원에 달한다. 향후 3년간은 전부문에 걸쳐 5조원 내외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현금 사정은 어떨까.
현재 곳간은 넉넉한 편이다. 당장의 투자는 자체적으로 해결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작년에 이어 올 들어 전방산업 침체로 매출이 감소 추세인 점은 부담이다. 향후 현금창출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철강 및 친환경소재 부문의 업황 개선과 구동모터코아 전방산업인 전기차 수요 부진 등이 해결될 때까지 수익성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 초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종합사업회사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하고 2024년 에너지 사업에만 1조원의 투자를 집행키로 했다. 2024~2026년 동안엔 LNG 등 에너지 사업과 식량소재 사업 및 모빌리티 사업에 5조원 내외를 투자하기로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야심찬 계획은 든든한 현금 곳간을 바탕으로 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3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2664억원이다. 작년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합병하면서 현금성자산 규모가 커졌다. 포스코에너지발 현금을 차입금 상환에 1조원 넘게 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넉넉히 남았다.
이에 따라 올해 당장의 사업을 진행시키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기적으로는 거액의 투자 계획을 자체 자금으로 조달 가능할지 의문이 뒤따른다. 최근 매출 추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작년 매출은 33조1328억원으로 1년 전 대비 13%(5조원) 감소했다. 올 들어서도 이런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올 1분기 매출은 7조760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업계는 올 2분기에도 감소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매출액이 감소하는 이유는 에너지 부문의 견조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사업 매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규모가 가장 큰 철강 및 친환경소재 부문이 업황 부진으로 매출이 감소 중이다. 구동모터코아 역시 전기차 수요 부진 흐름에서 뚜렷한 반등을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영업이익 역시 주춤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654억원으로 5% 감소했다.
줄어든 매출은 현금창출력 감소로 이어진다. 현재 준비 중인 사업들이 궤도에 올라 성장 동력이 강해질 때까지는 안정된 사업들의 수익성이 확보되는 게 중요하다. 업계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026년 정도엔 광양 LNG 2터미널 증설, 구동 모터 코어 생산량 확대, 이차전지 소재 공급 규모 확대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작년의 경우엔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회사채 시장의 문을 두드려 총 4000억원을 조달했다. 단기금융상품을 매각해 1395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올 들어서는 뚜렷한 투자주식 매각이나 회사채 발행 활동을 하고 있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