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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 이사회서도 IPO 의지 안 보인다

글랜우드PE 지분매각…사외이사, 임기 '2025년 3월' 변화 중요

김슬기 기자  2024-08-29 15:31:22

편집자주

기업들은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할 때마다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를 준다. 외부에서 재무적투자자(FI) 및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했거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기업분할 등 큰 변화가 일어나면 의사결정 최상단에 있는 이사회도 바뀌기 마련이다. THE CFO는 기업의 중요한 순간마다 이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들여다 본다.
CJ올리브영은 오너 4세의 승계의 중심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계열사 중 오너 4세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및 이경후 CJ ENM 음악CCO가 직접 지분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특히 올해 재무적투자자(FI)였던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 지분까지 매입하면서 기업공개(IPO)에 대한 고민도 덜었다.

다만 과거 IPO를 염두에 두고 사외이사를 선임했었다. 이들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만큼 향후 임기 연장 등이 IPO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 물론 향후 CJ올리브영이 CJ와의 합병을 염두해두더라도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사회에 사외이사를 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2023년 1월 사임한 사외이사 자리 아직 안 채웠다

현재 CJ올리브영 이사회에는 이선정 대표이사와 이우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사내이사 2명과 이종화 기타비상무이사(CJ포트폴리오전략2실장·경영리더), 허성욱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장금주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등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돼있다.

올해 3월까지만 해도 기타비상무이사는 이종화 CJ 경영리더가 아니라 정찬욱 글랜우드PE 부대표였다. 글랜우드PE는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스를 통해 2021년 3월 신주 80만2100주(1360억원)과 구주 164만550주(2782억원)을 인수, 총 22.56%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이사회 자리를 확보했다.


하지만 글랜우드PE가 올해 지분 절반을 CJ올리브영에, 나머지 절반을 특수목적회사(SPC)인 한국뷰티파이오니어에 매각했다. 회수자금만 7819억원이었다. 투자금 대비 89% 가량 수익이 난 것으로 파악된다. 지분관계 해소로 이사회 내 글랜우드PE 몫의 기타비상무이사는 필요하지 않게 됐다.

다만 FI가 주주로 있을 당사 CJ올리브영은 IPO를 위해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내부통제제도를 정비하기도 했다. 당시 2021년말 개별 기준 자산총계는 1조3076억원이었다. 회사의 성장세까지 고려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인 상장회사에 버금가는 이사회를 꾸렸다.

현재 사외이사는 모두 2022년 3월에 선임됐다. 이들과 같은 시기에 선임된 정기현 전 메타(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는 2023년 1월 사외이사에서 물러났다. 당시 정 사외이사는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장(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CJ올리브영은 추가로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았다.

◇ 떠난 글랜우드PE, IPO 필요성 '급감'

CJ올리브영의 주주명단에 글랜우드PE가 제외되면서 IPO를 진행해야 하는 부담이 대폭 줄었다. FI가 있을 때에는 자금회수(엑시트)수단으로 IPO를 고려했던 것이지만 현재로선 CJ올리브영의 자금조달 니즈가 크지 않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8682억원, 영업이익 4607억원, 순이익 360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총차입금은 4528억원, 현금성자산 6007억원으로 순차입금 마이너스(-) 1480억원이었다. 올해 CJ올리브영이 자기자금으로 글랜우드PE 지분 절반을 매입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현금상황이 양호하다.

현재 CJ올리브영이 IPO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은 지난해 사임한 사외이사 자리를 채우지 않았다는 부분에서도 알 수 있다. 지난해말 기준 CJ올리브영은 자산 2조원을 넘겼다.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 사외이사를 3명 이상 선임하되 이사 총수가 과반수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사회 구성원은 현재 총 5명이고 IPO를 염두에 뒀다면 사외이사를 한 명 더 추가해야 한다. 현재 남은 2명의 사외이사의 임기는 모두 2025년 3월까지다. 결국 내년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의 임기 연장과 추가 선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IPO에 대한 가능성은 크게 떨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 주주명단에 오너 4세 즐비, 승계 최적화 방안 찾기에 '집중'

사업적으로 자금 조달 필요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CJ올리브영은 오너 일가의 승계에 있어서 가장 유리한 방법을 찾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2021년 글랜우드PE를 통해 CJ그룹 오너 일가는 현금을 확보했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는 1018억원, 장녀인 이경후 CJENM 음악CCO는 392억원을 확보했다.

또한 이재현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전 CJ그룹 부회장은 853억원, 이들의 자녀인 이소혜·이호준씨는 각각 260억원씩 현금을 확보한 바 있다. 이들은 현재도 CJ올리브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11.04%, 이경후 CCO는 4.21%, 이재환 전 부회장 4.64%, 이소혜·이호준씨는 각각 2.83%다.


현 상황에서 CJ올리브영의 지분 100%의 가치는 3조4651억원이고 CJ그룹 일가가 가진 지분 가치는 8890억원으로 집계된다. 특히 이선호 경영리더의 지분가치는 3825억원, 이재환 전 부회장 1609억원, 이경후 CCO 1459억원 등이다. 현재로서는 현금화가 불가능하지만 IPO를 할 경우 현금화가 가능하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CJ와 CJ올리브영의 합병을 통해 지주사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도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승계는 결국 지주사인 CJ의 지분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사외이사들 임기가 종료되는 2025년 3월 이사회 구성 변화에 따라 CJ올리브영의 변화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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