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경영을 하는 목적은 오너 등 특정 주주의 이익이 아닌 모든 주주를 위한 의사결정과 효과적인 자본배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선진적인 이사회 경영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되는만큼 THE CFO도 경영성과를 평가 지표로 넣었다.
투명한 이사회를 내세우고 있는 네이버도 어쩌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 주가 때문이다. 역대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시장 평균치 대비 낮은 주가 상승률과 배당수익률 등으로 인해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럼에도 매출·영업이익 성장률, 재무건전성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 희비 엇갈린 경영성과 지표, 매출·영업이익은 평균치 웃돈 성장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네이버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90점으로 산출됐다.
경영성과 부문은 투자, 경영성과, 재무건전성 등 크게 3개로 나눠졌다. 투자 지표에는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총주주수익률(TSR) 등이 포함됐고 경영성과 데이터는 매출·영업이익 성장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으로 구성했다. 재무건전성 지표로는 부채비율,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수와 이자보상배율이 들어갔다.
THE CFO는 경영성과 기준치를 내기 위해 KRX300 종목 중 비금융기업의 평균치를 냈고 지표의 왜곡을 막기 위해 각 지표의 상·하위 10% 기업은 모두 제외했다.
네이버의 경영성과 점수는 양극단을 오고갔다. 총 55점 만점에 31점을 받으면서 평균 2.8점을 기록했다. THE CFO가 평가한 공통지표 6개 중 가장 낮은 점수였다. 매출·영업이익 성장률, 재무건전성 관련 지표에서는 모두 평균을 웃도는 성적을 기록, 만점을 받았지만 투자 관련 지표에서는 평균치를 모두 하회했다.
네이버는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이 모두 평균치(4.70%, -2.42%)를 압도적으로 웃돌았다. 네이버 2023년 연결 매출액은 9조6706억원, 영업이익 1조488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성장률은 각각 17.65%, 14.12%였다. 서치플랫폼,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주요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다만 ROE와 ROA의 경우 시장 평균치는 각각 6.82%, 3.76%였으나 네이버의 경우 각각 4.13%, 2.83%를 기록했다. 평균치를 밑돌면서 모두 1점을 받았다. 매출과 이익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나 자기자본과 총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 '낮은 부채비율·순현금' 건전성 지표는 우수…거꾸로 가는 주가에 골머리 재무건전성과 관련된 지표에서는 모두 만점을 받았다. 네이버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7.45%로 평균치(91.96%)의 절반 수준이다. 순차입금 대비 EBITDA 배수도 마이너스(-) 0.1배로 집계됐다. 평균치는 1.12배다. 해당 지표는 현금창출력에 비해 순차입금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만큼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
네이버의 연간 EBITDA는 2조원을 넘어가고 보유 현금성자산은 5조원대다. 이에 비해 총차입금은 4조원대로 사실상 무차입기조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부채비율이 낮은 데다가 순현금 상황이어서 재무건전성이 매우 우수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 관련 지표인 PBR,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TSR 등 네 개의 항목에서는 모두 평균치를 하회하면서 1점을 받았다. 평균치는 각각 2.38배, 1.42%, 25.74%, 27.64%로 집계됐고 네이버는 관련 항목에서 1.45배, 0.54%, 24.8%, 25.46%였다.
네이버 주가는 2023년초 17만9500원에서 2023년말 22만4000원으로 상승했으나 평균치(25.74%)에는 미치지 못했다. 2021년 네이버의 주가가 4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의 주가는 크게 떨어져있는 상황이다. 최근 주가는 15만원대에서 형성돼있다.
기술 성장주로 분류되는 네이버는 코로나19 수혜를 받았던 업종으로 가파른 주가 성장률을 보였으나 2022년 미국이 가파르게 금리인상을 시작하면서 영향을 받았다. 국내 역시 금리인상을 시작하면서 기술 성장주에 대한 투심이 시들했다. 최근 금리 인하 시그널이 나오고 있음에도 투자 심리는 개선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주가가 시장 평균치보다 낮게 상승하면서 연쇄적으로 관련 지표들의 수치가 낮게 나왔고 배당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3년 특별배당과 결산배당을 모두 합친 현금배당액은 1814억원이었다. 고무적인 부분은 지난해 5월 수립된 주주환원 계획에 따라 기보유 자기주식 소각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