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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

LG엔솔, 캐즘 장기화 속 현금 유입 늘린 배경은

상반기 자금유입 2.6조…운전자본 관리 강화·자회사 배당 수익 확대 덕

김소라 기자  2024-09-13 10:40:14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현금 유입을 늘렸다. 전년대비 눈에 띄게 수치가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영업과 재무 면에서의 현금 유입이 확대됐다.

특히 영업에서의 현금 흐름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 몇 년간 계속해서 유출 상태였던 LG에너지솔루션 영업 현금 흐름은 올해 유입세로 전환했다. 영업에서의 현금 흐름을 큰 폭으로 진작시키며 전체 현금 자산 감소에도 제동을 걸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해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별도 기준 각각 올 1분기와 2분기 영업 현금흐름은 플러스(+) 수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하반기 순유출 상태에서 분위기가 전환됐다. 올해 별도 누적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전년대비 약 8배 증가한 약 1조4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근래 LG에너지솔루션 영업 성적과 상반된다. 즉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영향으로 실적은 위축되는 반면 현금 유입은 개선된 모양새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 영업 성적만 놓고 보면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별도 영업손실은 약 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수치가 3배 이상 악화됐다. 순익 확보에 성공했던 전년 상반기 대비 순손실 전환했다.

이런 가운데 현금 흐름이 순유입 기조로 전환된 것은 자산 및 부채 관리를 강화한 덕이다. 올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및 부채 변동액은 별도 기준 1조원을 넘겼다. 앞서 몇 년간 해당 수치가 매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변화다. 당해 영업에서 순익을 남기진 못했지만 운전자본을 주요히 관리하며 현금을 확보했다.

매출채권을 다수 현금화한 것이 가장 기여도가 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반기 별도 기준 총 5200억원 규모의 매출채권을 회수했다. 전년대비 매출채권 회수액이 3배 이상 늘었다. 이밖에 기타채권도 4300억원 가량 현금화했다. 쌓아뒀던 채권을 적극 회수해 현금 유입 흐름을 만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를 대상으로 운전자본 관리를 지속하며 회수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GM, 포드,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이 주요 고객사다.


결과적으로 반기 자금 유입은 큰 폭으로 늘었다.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이 영업과 재무 활동을 통해 인식한 현금흐름은 별도 기준 총 2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4000억원 대비 6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사업연도 전체 유입분과 비교해도 2배 더 많다.

다만 투자 기조를 유지하며 상반기 전체 별도 현금흐름은 -2930억원을 기록했다. 자금 유입이 개선된 덕에 전년동기(-1조9000억원) 대비 현금 유출분은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업체의 경우 대규모 투자 여력과 이에 따른 현금 흐름을 감당해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지금처럼 캐즘이 반복되는 상황일수록 적극적인 자금 수혈 활동은 필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당반기 자회사로부터의 자금 유입도 뚜렷이 감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약 5400억원을 배당 수익으로 인식했다. 해외 종속법인에서 수취한 배당금으로 전년동기대비 2000억원 가량 더 늘었다.

대부분 중국 난징 생산법인에서 배당 수익을 거둬들였다. 약 4600억원 가량이다. 최근 몇 년간 순이익 기조를 유지했고 영업 현금 흐름도 원활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지난해부터 배당을 실시했다는 입장이다.

하반기에도 적극적인 조달 활동을 견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월 외화사채 발행을 통해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를 신규 수혈했다. 세부적으론 글로벌그린본드 등이 포함됐다. 해당 자금은 생산 설비 증설 및 연구개발(R&D) 목적의 투자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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