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

삼성전자, 연 10조 배당…믿는 구석은 반도체 '흑전'

[반도체] 3번째 중기 주주환원 발표, 시총규모 코스피 20% 수준

원충희 기자  2024-03-28 15:32:37

편집자주

금융당국은 2024년 1월 상장사 주주가치 제고 독려 및 정책적 지원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했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 대비 유독 낮은 한국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이다. 이와 맞물려 많은 상장사들은 대규모 주주 환원책을 내놓는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들의 주가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들의 밸류업프로그램에 대해 리뷰해보고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지, 지속적인 밸류업이 가능할지 점검해 본다. 이 과정에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되는 거버넌스에 미칠 영향과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삼성전자는 3년 단위 중기 주주환원정책과 분기배당 등을 실시하며 자사주를 제외하고는 주주정책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도 3년간 연 10조원 가량의 배당금을 지급키로 했다. 매년 반도체 시설투자(CAPEX)에 막대한 현금을 투입하는 상황이지만 믿는 구석이 있는데 올 1분기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반도체 부문이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483조원 가량으로 국내 시총 1위인데다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시총의 20%가량을 차지한다. 삼성전자의 밸류업은 전체 코스피의 밸류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종목이다.

그런만큼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모범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2017년 1분기부터 연중 균등한 수준의 배당 지급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분기배당을 시행해 왔다. 그 해 10월에는 주주환원 규모의 예측 가능성 제고에 중점을 둔 3개년(2018~2020년) 주주환원 정책 발표를 시작했다. 3년간 잉여현금흐름(FCF)의 50% 범위 내에서 28조9000억원(연간 9조6000원)을 정규배당하고 잔여재원 10조7000억원을 특별배당 성격으로 2020년 정규배당에 더해 지급했다.

3개년 배당플랜이 종료된 2021년 1월부터 새로운 3개년(2021~2023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특별배당만 없을 뿐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기본 뼈대를 예전과 비슷했다. 매년 지급되는 정규배당도 9조8000억원으로 다소 늘었으며 그 해 1분기부터 확대된 규모의 배당을 지급해 왔다.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2024~2026년 3개년 배당정책을 새로 발표했다. 향후 3년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 중 50%를 환원하고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한다는 골자는 대동소이하다. 다만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은 전년(17.92%)보다 상향된 67.78%다. 반도체 부진 여파에 실적이 급감했음에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현금배당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가전·스마트폰을 담당하는 DX부문에서 14조3847억원 영업이익을 냈으나 반도체 사업을 주관하는 DS부문에서 14조8795억원의 손실을 냈다. 다행히 삼성디스플레이(5조5665억원)와 전장부품 자회사 하만(1조1737억원) 덕분에 연결기준으로는 흑자를 낼 수 있었다.

반도체 다운턴을 겪었음에도 삼성전자가 주주환원 규모를 줄이지 않고 지난 3개년 수준으로 유지한데는 올해 업턴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 안팎에서는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년 50조원 넘는 돈을 시설투자에 쓰고 있다. 이 가운데 90% 이상은 반도체에 들어간다. 이 같은 막대한 현금을 투자에 쓰고 남은 재원으로 연간 10조원을 배당을 해야하는 만큼 현금창출력이 받쳐줘야 한다.


그간 삼성전자의 밸류에 가장 큰 영향은 끼친 요소가 반도체 경기인 것도 이 때문이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시작되면 영업이익이 수십조원 단위로 급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불안요소들이 주가를 발목 잡았다. 2022년에는 갤럭시22의 GOS(Game Optimizing Service) 이슈, 반도체 수율 논란, 아울러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오너가의 지분 매각 등이 주가를 하락시켰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의 총주주수익률(TSR)은 2021년 마이너스(-)3.92%, 2022년 –27.81%로 하락세였다. 다만 지난해는 44.04%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작년 하반기 반도체 업턴 분위기를 띄운데다 저점이 확인되면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시리즈 모아 보기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

금융지주
1자사주 소각에 급반등한 금융지주 PBR '1' 도전
2자사주 카드 꺼낸 하나금융지주, 주주환원 셈법 '치열'
3하나금융지주, CET1 상승에 환원여력 늘었다
4하나금융지주, 믿을 건 은행…비은행 '뒷걸음질'
5하나금융지주 '통 큰 환원' 결정한 이사회 면면은
6신한지주 주주 정책, '예측 가능성' 방점
7배당 소극적인 신한지주, 올해는 달라질까
8비이자익 선방한 신한지주, 비은행 성적은 '퇴보'
9KB금융, 4대 지주 'PBR·PER 1위'…가장 높은 기대감
10'주주환원 강화' 신한지주, 이사회 적극적 주문 있었다
11김기홍 JB금융 회장의 주주환원 '퀀텀 점프'
12신한지주 사외이사 평가 더 깐깐하게...객관성 담보 총력
13'기대감 1위' KB금융, 자사주 소각 랠리 잇는다
14메리츠, 유일한 'PBR 1배 이상' 금융지주 비결은
15JB금융, '동일인 지분한도' 넘을라…자사주 소각 멈칫
16메리츠, 완전자회사 효과 속 이중레버리지 급등
17KB금융, 평가지표 'TSR' 활용…경쟁사들과 비교해보니
18JB금융, 자사주 활용 확대한 이사회 살펴보니
19한국금융, 은행보다 저PBR…환원율 제고 의지는
20BNK금융, 배당성향 제고에도 아쉬운 PBR
21한국금융, 주주환원보다 자회사 지원 '우선'
22BNK금융, 주주환원 관리 핵심으로 'RWA' 정조준
23DGB금융, 자사주 매입으로 올린 '주주환원율'
코스닥
24상신이디피, 3년만에 소각…30억 들여 시총 600억 효과
25'매출 편중' 상신이디피, CAPEX 확대로 돌파구 모색
26상신이디피, '미완의 승계' 우려에도…"밸류업 의지 커"
27디에스케이, 통 큰 자사주 소각…만년 적자는 한계
28'시총 25% 점프' 아바코, '주식 소각+이사회 개선' 통했다
29'설비투자 베팅' 아바코, 남은 건 자산 효율성 제고
30윈스, '조금' 열어 본 소각의 문…효과는 아직
31윈스, '2세 경영' 2년차…자본 재배치 움직임은 '미정'
32윈스, 이사회 실효성 의문…사외이사 출석률 0~22%
코스피
33유수홀딩스, 당근책 '한 번 더'…환원 불확실성 걷었다
34유수홀딩스, 운임 하락 충격에도 마진 방어 성공
반도체
35삼성전자, 연 10조 배당…믿는 구석은 반도체 '흑전'
36한미반도체, 트렌드·장래성·주주환원 '3박자'
건설사
37대우건설, 사라진 '매각 프리미엄'…떨어진 PBR·PER
38대우건설에 과연 주주환원 선택지는 없을까
보험사
39삼성생명, 공모가 밑도는 만년 저평가…이번에는
40'저배당·저PBR' 한화생명, 3년 만에 배당 재개
41삼성화재, 높은 자본여력…낮아지는 배당성향
42'배당주' 코리안리, 자사주 손 못 대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