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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프로그램 리뷰

디에스케이, 통 큰 자사주 소각…만년 적자는 한계

[코스닥]배당가능이익 45% 투입, 영업손실 장기화로 기초체력 약화

김소라 기자  2024-03-21 16:33:09

편집자주

금융당국은 2024년 1월 상장사 주주가치 제고 독려 및 정책적 지원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했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 대비 유독 낮은 한국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이다. 이와 맞물려 많은 상장사들은 대규모 주주 환원책을 내놓는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들의 주가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들의 밸류업프로그램에 대해 리뷰해보고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지, 지속적인 밸류업이 가능할지 점검해 본다. 이 과정에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되는 거버넌스에 미칠 영향과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디에스케이'가 통 큰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배당가능이익의 30%에 달하는 자금을 자사주 소각 재원으로 투입한다. 2009년 코스닥 상장 후 첫 자사주 소각이자 내부 유보금을 대거 활용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다만 영업에선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높은 매출 변동성 탓에 매년 손익분도 들쭉날쭉한 모습이다. 기존 디스플레이 사업 노하우를 토대로 2차전지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디에스케이는 올해 주주환원 규모를 크게 늘렸다. 자사주를 활용한 정책이 대표적이다. 이달 중순 총 92억22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이는 기보유 자사주 131만4520주 전량이다. 이달 중순 이사회를 통해 해당 사안을 결의했다. 그간 뚜렷한 자사주 관련 정책을 전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변화다.


디에스케이는 추진 배경에 대해 "내부적으로 저평가 상태에 있다고 판단했고 자금 거래량을 보다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라 설명했다. 주주 정책에 힘 입어 디에스케이 주가는 올초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개월간 수익률은 6%로 나타났다. 이 기간 코스닥 상장 종목 전체 수익률이 마이너스(-) 19~22% 수준을 나타낸 것과 상반된다. 이날(21일) 기준 시가총액은 1480억원이다. 올 초 대비 약 8% 증가했다.

디에스케이는 주주 환원에 유의미한 자금을 배정했다. 환원 재원으로 쓸 수 있는 배당가능이익 중 약 3분의 1을 자사주 소각을 위한 자금으로 투입했다. 현재 디에스케이의 배당가능이익 한도 금액은 270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말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직전년도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 미실현이익 등을 단순 차감해 도출한 값이다. 이 가운데 약 34% 자금을 자사주 소각 용도로 배정했다.

자사주 추가 매입도 추진 중이다. 디에스케이는 올 상반기 총 30억원을 투입해 자사주 57만342주를 사들일 계획이다. 발행 주식 총수의 2.1% 물량이다. 이를 고려한 올해 전체 주주환원 재원은 122억원이다. 결과적으로 배당가능이익의 약 45%를 올해 주주정책에 배정했다.


다만 배당은 소극적인 편이다. 2018년 사업연도를 기준으로 6년간 별도 현금·주식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디에스케이는 당해를 기점으로 매출 변동이 확대되는 등 영업 면에서 불안정한 흐름을 보여왔다. 지배구조 변동 이슈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말 최대주주는 기존 창업주 김태구 대표(11.92%)에서 김 대표(10.65%), 시너지바이오조합(10.65%) 공동구조로 변경됐다. 이후 배당은 계속해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디에스케이는 중장기 주주환원 계획과 관련해서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디에스케이 관계자는 "공시 내용 그대로만 참고하면 된다"며 정기 주주총회 준비로 추가 대응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단순히 영업 실적 측면에서만 보면 장기적인 주주환원 여력은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디에스케이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2022년 연결 매출액은 482억원으로 2018년(1180억원) 대비 2배 이상 급감했다. 지난해 매출은 700억원대를 회복했으나 적자 상태는 벗어나지 못했다. 주주 정책 재원 확보를 위해 영업 면에서의 반등이 수반되야 하는 만큼 지속적인 환원 시나리오는 현재로선 담보하기 어려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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