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2024년 1월 상장사 주주가치 제고 독려 및 정책적 지원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했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 대비 유독 낮은 한국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이다. 이와 맞물려 많은 상장사들은 대규모 주주 환원책을 내놓는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들의 주가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들의 밸류업프로그램에 대해 리뷰해보고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지, 지속적인 밸류업이 가능할지 점검해 본다. 이 과정에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되는 거버넌스에 미칠 영향과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하지만 같은 기간 PBR이 0.34배에서 0.24배로 떨어졌다. 주가가 장부상 가치의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주주환원책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BNK금융그룹의 2023년 배당성향은 전년(25%) 대비 1%포인트 상승한 26%를 기록했다. 자사주 매입·소각 예정(130억원)을 포함하면 총 주주환원율은 28%로 커진다.
BNK금융의 배당성향은 그동안 점진적으로 확대돼 왔다. 2018년 19.5%이던 배당성향은 2019년 20.9%로 상승한 뒤 2020년 20%로 소폭 하락했다 2021년 23%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동안 BNK금융의 주가는 정체된 모습을 보여줬다. 2018년 1월 2일 종가 기준 9430원이던 주가는 2024년 3월 18일 8030원으로 하락했다. 2014년 9월 26일 BNK금융의 주가가 1만7155원을 찍었던 점을 고려하면 하락 폭은 더 커진다.
정체된 주가 흐름 속에서 2018년 0.34 수준이던 PBR은 지난해 0.24배로 떨어졌다.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지난해 3.65배를 기록하며 6년 전(4.76배)보다 하락했다.
BNK금융의 주가 부진의 이유 중 하나로 시장과의 소통 부족이 꼽힌다. BNK금융의 경우 그동안 실적 발표회(IR)을 소액 주주를 제외한 소수의 애널리스트에게만 공개했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BNK금융의 소액주주는 전체 주주의 63.64%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BNK금융은 2023년 2분기 IR을 공개 방식으로 전환했다. 기관투자가 뿐만 아니라 소액주주 등 IR을 불특정다수에게 공개하는 건 2011년 3월 상장된 이후 처음이다.
이 외에 BNK금융의 실적 약화도 주가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BNK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303억원으로 전년(7742억원) 대비 18.6% 줄어들었다.
충당금 적립 영향이 컸다. BNK금융의 건전성 지표가 최근 부산은행 기업여신을 중심으로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충당금 전입액은 9526억원으로 전년(5511억원) 대비 72.9% 늘었다. NPL비율은 작년 말 0.73%로 1년 전보다 0.15%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자산 증가에 따라 연체율 역시 0.6%로 전년(0.3%) 대비 0.3%포인트 올랐다.
수수료 이익 축소도 순이익에 영향을 미쳤다. 비이자이익이 유가증권 관련익과 대출채권 매각익으로 증가한 반면, 수수료이익은 PF 영업 축소 등의 영향으로 성적이 부진했던 탓이다. 지난해 수수료 이익은 2413억원으로 전년(3888억원) 대비 37.9% 감소했다.
이러한 수익성 약화는 곧 보통주자본비율(CET1) 개선의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향후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감을 약화시킬 수 있다. CET1은 주주환원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 수록 주주환원 여력이 뛰어나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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