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가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기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 지난해 신탁계약을 통해 300억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올 들어 매입 자사주 중 일부를 소각했다. 향후엔 자사주 소각과 매입에 대한 정례화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주주환원 정책이 시행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사회의 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 한 명의 사외이사를 제외한 전원의 이사진이 자사주 매입에 찬성표를 던진 데 이어,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선 매입에 반대표를 던졌던 이사도 찬성표로 노선을 바꾸었다.
JB금융의 이사회는 총 9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대표이사(CEO)이자 사내이사인 김기홍 회장과 김지섭 비상임이사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자사주 매입 반대표 1표, 소각은 '전원' 찬성 JB금융지주는 작년 7월 21일 이사회를 열고 의결안건 제3호인 자기주식 취득예정금액 300억원으로 결의했다. JB금융이 주주환원정책의 보폭을 넓힌 것으로, 그동안 JB금융지주는 경영진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기는 했지만 정책 차원의 자사주 활용은 소극적이었다.
JB금융은 매해 현금배당 규모를 늘리면서 주주환원을 확대하기는 했지만 자사주를 잘 활용하지는 않았다. 2018년 350억원이던 현금배당 규모가 2019년 583억원, 2020년 727억원, 2021년 1164억원, 2022년 1623억원으로 늘어올 동안 자사주 매입은 없었다.
이날 김기홍 대표이사(사내이사)와 김지섭 비상임이사를 비롯한 유관우·이상복·정재식·박종일·성제환·이성엽 사외이사 등이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에 찬성표를 던졌다.
물론 김우진 이사의 반대표도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주주환원 확대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시 김 이사는 이사회에서 자사주 취득을 논의하며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동시에 결정되지 않을 경우 시장에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면서, 소각 규모 등을 충분한 논의 후 자사주 매입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발언에 대한 일관성을 나타내듯 김 이사는 지난 2월 6일 열린 이사회에서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에 찬성 의견을 냈다. 소각 주식은 신탁계약을 통해 매입한 자사주 300억원 중 일부로, 당시 이사회에 참가한 사외이사 7명 모두 전원 자사주 소각에 찬성했다.
다만 JB금융의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는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 주가가 극심한 저평가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사주 매입 안건에 홀로 반대하는 등, 자본배치 및 주주환원 개선 방향성에 부적합한 사외이사라 판단한다는 입장을 냈다.
◇정례화, 아직 이사회 논의 단계 아니야 현재 JB금융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대한 다음 단계를 고려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 소각에 대한 정례화다. 다만 규모 논의가 필요한 단계이며, 자사주 매입은 궁극적으로 소각을 전제로 하는 만큼, 소각 시점은 향후 합리적 시기로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례화와 관련해서는 아직 이사회에서 논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JB금융은 자사주 추가 소각에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JB금융이 추가로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요 주주들의 지분율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1인 대주주 지배를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주식소유분산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지방금융지주사의 1인 대주주의 지분은 15% 내로 제한된다.
JB금융이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함에 따라 최대 주주인 삼양사와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의 지분율은 기존 14.6%와 14%에서 각각 14.8%, 14.2%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