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2024년 1월 상장사 주주가치 제고 독려 및 정책적 지원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했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 대비 유독 낮은 한국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이다. 이와 맞물려 많은 상장사들은 대규모 주주 환원책을 내놓는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들의 주가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들의 밸류업프로그램에 대해 리뷰해보고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지, 지속적인 밸류업이 가능할지 점검해 본다. 이 과정에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되는 거버넌스에 미칠 영향과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BNK금융지주가 주주환원 확대 방안으로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RWA가 줄면 주주환원 여력을 엿볼 수 있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오르는 점을 노렸다. 수익성에서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은 만큼 RWA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RWA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었거나 투자한 돈을 위험도에 따라 다시 계산한 값이다. 은행의 RWA 보유량은 CET1에 영향을 미친다. CET1은 은행의 핵심자본을 RWA로 나눈 값이기 때문이다. RWA 보유량이 많을수록 CET1을 깎아 먹는다고 볼 수 있다.
CET1은 자본 중 가장 순수한 자본으로 꼽힌다.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그리고 배당 재원인 이익잉여금이 포함된다. CET1이 높을수록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는 이유다.
BNK금융은 IR 자료를 통해 2024년 주주확대 방안으로 CET1 개선을 밝혔다. CET1을 제고할 방안으로는 RWA 관리 강화가 나왔다. △자산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한 RWA 성장 최소화 △RWA 높은 여신에 대한 관리 강화 △계열사별 RWA 한도 관리 강화 등이다.
이는 BNK금융의 수익성 악화와 맞닿아 있다. 이익잉여금을 늘릴 수 있는 순이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만큼, RWA를 줄여 CET1을 개선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RWA를 줄여 CET1을 제고하고 이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BNK금융은 지난해 수익성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못했다. 지난해 지배기업지분순이익은 6303억원으로 전년(7742억원) 대비 18.6% 감소했다. 조정영업이익은 3조2298억원으로 전년(3조2312억원) 대비 0.04% 줄었다. 세부적으로 이자부문이익이 2조9055억원으로 1년 전보다 0.6% 감소했다. 이자수익 자산이 늘었지만, 조달비용이 오르며 수익성이 떨어졌다. 수수료부문이익도 2413억원으로 전년(3888억원) 대비 37.9% 감소했다.
BNK금융은 RWA 관리에 고삐를 쥐었다. BNK금융의 작년 RWA는 76조5332억원으로 전년(74조5233억원) 대비 2.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 분기 대비로는 1조3740억원이 줄었다. RWA을 최대한 억눌러 CET1을 조금만 깎아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BNK금융의 지난해 CET1은 11.67%로 전년(11.16%) 대비 0.46%포인트 상승했다. CET1 변동요인을 살펴보면, 이 중 RWA 증가는 CET1을 0.31% 감소시키는 것에 그쳤다.
CET1 상승에는 이익잉여금의 기여가 컸다. BNK금융의 이익잉여금이 작년 말 7조1216억원으로 1년 동안 3549억원 늘어나면서 CET1을 0.46%포인트 상승하게 했다. 이익잉여금은 순이익 중 배당 등을 통해 사외에 유출하지 않고 내부에 유보하는 돈을 말한다.
물론 BNK금융이 수익성 확대에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RWA 관리 강화와 동시에 예대금리의 관리를 강화하고 신규 수익원 발굴을 통해 비이자수익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CET1이 늘면 주주환원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BNK금융이 목표치로 제시한 CET1 상슥 폭은 0.3%포인트다. 2024년 11.97%, 2025년 12.27% 달성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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