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

신한지주 사외이사 평가 더 깐깐하게...객관성 담보 총력

[금융지주]인선자문단 도입, 후보 추천 절차 보완…사외이사 본인평가도 폐지

김소라 기자  2024-03-15 07:56:42

편집자주

금융당국은 2024년 1월 상장사 주주가치 제고 독려 및 정책적 지원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했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 대비 유독 낮은 한국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이다. 이와 맞물려 많은 상장사들은 대규모 주주 환원책을 내놓는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들의 주가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들의 밸류업프로그램에 대해 리뷰해보고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지, 지속적인 밸류업이 가능할지 점검해 본다. 이 과정에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되는 거버넌스에 미칠 영향과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신한지주가 자체 사외이사 평가 시스템을 손보고 있다. 기존 대비 평가 프로세스를 보다 객관화하는데 방점을 뒀다. 지난해 감독 당국의 금융지주, 은행 대상 지배구조 개선 주문과 맞물려 관련 제도 손질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에 앞서 지배구조 선진화 노력은 지속적으로 기울여 왔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사외이사 평가 항목에 대한 객관성 담보 노력이다. 타 금융지주와 달리 사외이사 평가 진행을 위한 프로세스를 외부 대행기관에 위탁 진행하는 등 공정한 절차를 통해사외이사개개인의 성과를 평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활동 전반의 객관성을 추가로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신한지주는 근래 사외이사 제도 개선 작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사외이사의 내부 권력화를 방지하고 일반 주주를 대변해 경영진 감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평가 방식을 보다 정교화했다. 주주 환원과 더불어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상장 기업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히는 만큼 이는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된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경영진에 대해 특별히 견제 기능을 수행하지 않고 대표이사를 위한 참모로만 역할한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러한 관행을 개선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며 "최근 몇 년간 은행권에서 각종 금융사고가 발생하며 지배구조 이슈가 특히 더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변화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프로세스 개선이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11월 개최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후보 추천 위원회를 통해 인선 자문단 제도를 새롭게 도입했다. 전문성, 다양성 등 관련 필수 역량 및 조건을 충족한 후보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목적이다. 임기가 만료되는 기존 사외이사에 대한 후보 재선임 작업도 직접 관여한다.

연 단위로 진행하는 사외이사 평가 시점도 기존 대비 앞당겨졌다. 구체적으로 당초 익년 초 진행하던 사외이사 내부 평가 시점을 당해년도 11~12월에 진행토록 변경했다. 이는 인선자문단이 재선임 대상 사외이사를 추천할 시 평가 내용을 참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평가 결과의 활용도를 제고하기 위해 평가 시기를 조정한 그림이다.

이같은 시스템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신한지주 인선자문단은 올해 1월 회의를 개최하고 직전년도 사외이사 활동에 대한 내부 평가 자료를 검토했다. 이 자료를 토대로 사외이사진 활동에 대해 긍정 평가를 내리며 전원 재선임 의견을 전달했다. 해당 검토 결과는 지난달 개최된 1차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 추천 위원회에 보고됐다.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사외이사를 제외한 전원에 대한 재선임 안건이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내부 평가에 대한 객관성 제고 작업도 동시에 이뤄졌다. 신한지주는 사외이사 평가 항목 중 일부를 삭제했다. 이는 '자기평가' 항목이다. 사외이사가 기존에 본인을 평가하던 관행을 없앴다. 30% 비중을 차지하던 자기평가를 폐지하는 대신 다른 사외이사가 대상자를 평가하는 '동료평가' 비중을 기존 60%에서 90%로 확대했다. 당초 부의 안건은 자기평가 비중을 10%로 축소하는 것이었으나 이사회 의장인 이윤재 사외이사의 제안으로 온전히 폐지하는 방향으로 수정 결의됐다. 평가 항목 중 나머지 10%는 이사회 담당 내부 직원 평가로 구성돼 있다.

변화 계기는 감독 당국의 금융지주 대상 지배구조 개선 주문이 꼽힌다.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의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는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을 발표했다.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 및 독립성 확보, 사외이사 평가 체계 고도화, 최고경영자(CEO) 선임 및 승계 절차 개선 등의 지침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앞서 지난해 하반기 8개 금융 지주사와 5개 시중 은행이 공동으로 참여한 '은행권 지배구조 Best Practice 마련 태스크포스(TF)'가 출범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실효성 있는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주문하기 위해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각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소집해 관련 내용을 주지시킨 상황"이라며 "기존에도 외부 기관을 통한 사외이사 평가 항목 구성 등 자체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고 이를 보다 정교화하는 작업을 현재 추가로 진행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시리즈 모아 보기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

금융지주
1자사주 소각에 급반등한 금융지주 PBR '1' 도전
2자사주 카드 꺼낸 하나금융지주, 주주환원 셈법 '치열'
3하나금융지주, CET1 상승에 환원여력 늘었다
4하나금융지주, 믿을 건 은행…비은행 '뒷걸음질'
5하나금융지주 '통 큰 환원' 결정한 이사회 면면은
6신한지주 주주 정책, '예측 가능성' 방점
7배당 소극적인 신한지주, 올해는 달라질까
8비이자익 선방한 신한지주, 비은행 성적은 '퇴보'
9KB금융, 4대 지주 'PBR·PER 1위'…가장 높은 기대감
10'주주환원 강화' 신한지주, 이사회 적극적 주문 있었다
11김기홍 JB금융 회장의 주주환원 '퀀텀 점프'
12신한지주 사외이사 평가 더 깐깐하게...객관성 담보 총력
13'기대감 1위' KB금융, 자사주 소각 랠리 잇는다
14메리츠, 유일한 'PBR 1배 이상' 금융지주 비결은
15JB금융, '동일인 지분한도' 넘을라…자사주 소각 멈칫
16메리츠, 완전자회사 효과 속 이중레버리지 급등
17KB금융, 평가지표 'TSR' 활용…경쟁사들과 비교해보니
18JB금융, 자사주 활용 확대한 이사회 살펴보니
19한국금융, 은행보다 저PBR…환원율 제고 의지는
20BNK금융, 배당성향 제고에도 아쉬운 PBR
21한국금융, 주주환원보다 자회사 지원 '우선'
22BNK금융, 주주환원 관리 핵심으로 'RWA' 정조준
23DGB금융, 자사주 매입으로 올린 '주주환원율'
코스닥
24상신이디피, 3년만에 소각…30억 들여 시총 600억 효과
25'매출 편중' 상신이디피, CAPEX 확대로 돌파구 모색
26상신이디피, '미완의 승계' 우려에도…"밸류업 의지 커"
27디에스케이, 통 큰 자사주 소각…만년 적자는 한계
28'시총 25% 점프' 아바코, '주식 소각+이사회 개선' 통했다
29'설비투자 베팅' 아바코, 남은 건 자산 효율성 제고
30윈스, '조금' 열어 본 소각의 문…효과는 아직
31윈스, '2세 경영' 2년차…자본 재배치 움직임은 '미정'
32윈스, 이사회 실효성 의문…사외이사 출석률 0~22%
코스피
33유수홀딩스, 당근책 '한 번 더'…환원 불확실성 걷었다
34유수홀딩스, 운임 하락 충격에도 마진 방어 성공
반도체
35삼성전자, 연 10조 배당…믿는 구석은 반도체 '흑전'
36한미반도체, 트렌드·장래성·주주환원 '3박자'
건설사
37대우건설, 사라진 '매각 프리미엄'…떨어진 PBR·PER
38대우건설에 과연 주주환원 선택지는 없을까
보험사
39삼성생명, 공모가 밑도는 만년 저평가…이번에는
40'저배당·저PBR' 한화생명, 3년 만에 배당 재개
41삼성화재, 높은 자본여력…낮아지는 배당성향
42'배당주' 코리안리, 자사주 손 못 대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