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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프로그램 리뷰

KB금융, 4대 지주 'PBR·PER 1위'…가장 높은 기대감

[금융지주]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전후, 상승폭도 1위…기대감 근거 '높은 CET1비율'

양도웅 기자  2024-03-14 14:57:25

편집자주

금융당국은 2024년 1월 상장사 주주가치 제고 독려 및 정책적 지원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했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 대비 유독 낮은 한국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이다. 이와 맞물려 많은 상장사들은 대규모 주주 환원책을 내놓는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들의 주가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들의 밸류업프로그램에 대해 리뷰해보고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지, 지속적인 밸류업이 가능할지 점검해 본다. 이 과정에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되는 거버넌스에 미칠 영향과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KB금융지주가 4대 은행지주 가운데 시장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상대적 가치평가 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이 다른 지주들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전후 약 두 달 반 동안 두 지표의 상승 폭도 컸다. 기업가치 제고에 적극 힘쓸 것이라는 기대감과 높은 자본적정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3일 KB금융의 PBR은 0.62배, PER은 7.07배다. 같은 날 신한지주 PBR과 PER은 0.50배과 5.63배, 하나금융지주 PBR과 PER은 0.49배와 5.15배, 우리금융지주 PBR과 PER은 0.38배와 3.48배였다. KB금융이 가장 높은 PBR과 PER을 나타냈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비율이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비율이다. 두 지표는 기업이 자사의 순자산·순이익과 비교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수준으로 평가되는지를 보여준다. 숫자가 클수록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해석한다. 4대 은행지주에서 KB금융이 현재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발표한 지난달 26일 전후로 살펴봐도 KB금융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가장 높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과 지난 13일의 4대 은행지주 PBR과 PER을 비교하면, 약 두 달 반 동안 PBR이 가장 크게 오른 곳은 KB금융(0.44배→0.62배)이었다. PER도 마찬가지로 KB금융(4.94배→7.07배)이었다. 각각 0.18배, 2.13배 상승했다.

같은 시기 신한지주는 PBR과 PER은 0.08배, 0.88배 올랐다. 하나금융지주 PBR과 PER은 0.14배, 1.47배 올랐고, 우리금융지주 PBR과 PER은 0.05배, 0.38배 올랐다. 다른 은행지주들도 올랐지만 그 폭에서는 차이가 눈에 띄었다.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발표될 무렵 4대 은행지주는 모두 수혜주로 꼽혔다. 대개 PBR과 PER이 각각 1배, 10배 미만이면 저평가 기업으로 분류된다. 정부는 기업들이 PBR과 PER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을 펼치면 세제 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오랜 저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한 은행지주들은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시장에서는 4대 은행지주가 동일하게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KB금융의 PBR과 PER 상승 폭이 다른 지주들을 앞지른 건 우수한 자본적정성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은행지주들은 금융당국으로부터 강한 자본적정성 규제를 받기 때문에 단순 '의지'만으로 자본 유출이 발생하는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할 수 없다.


KB금융의 자본적정성은 4대 은행지주 중 가장 뛰어나다. 각 지주가 발표한 지난해 실적 자료에 따르면 KB금융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3.6%다. 신한지주는 13.1%, 하나금융지주는 13.2%, 우리금융지주는 11.9%다. CET1비율은 여러 자본적정성 지표 가운데 주주환원 규모를 결정하는 가장 밀접한 지표로 꼽힌다.

시장 관계자는 "KB금융의 업종 내 최고 수준인 CET1비율은 차별화된 주주환원 역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이라고 전했다. CET1은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등을 포함한다. 배당 재원이 이익잉여금이기 때문에 주주환원 관련해서는 CET1비율이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물론 현재 금융업계를 시끄럽게 만드는 '홍콩H지수 ELS' 사태는 KB금융의 자본적정성을 위협하고 그에 따라 주주환원 확대를 제한할 수 있는 위협 요소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KB금융의 예상 배상액을 약 1조원(투자자 손실률 50%, 배상비율 40% 가정)으로 예상하고 있다. 4대 은행지주 가운데 가장 큰 배상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배상 가이드라인이 나왔기 때문에 실제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규모나 영향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KB금융은 CET1비율이 높기 때문에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KB금융은 실물경기 악화에 대비해 전보다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했다. 지난해 말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0.67%로 전년 대비 23bp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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