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선수범과 언행일치만큼 투자자를 설득하는 좋은 방법은 없다. 기업가치가 저평가됐거나 기업가치 향상에 자신 있다고 판단하는 기업과 경영진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 소통(IR) 업무를 책임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 안팎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THE CFO가 CFO들의 보유 자사주 규모와 매매 동향 등을 살펴본다.
KB금융지주의 재무라인이 일제히 자사주를 매입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재관 부사장과 함께 권봉중 IR본부장, 나상록 재무기획부장이 같은 날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KB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2배 수준에 그친다.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는 만큼, 재무 경영일선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에 힘을 보태는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의 자사주 취득은 주주들과 이해관계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평가받는다.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김재관 재무담당 부사장은 장내에서 자사주 1000주를 매입했다. 주당 취득단가는 6만934원으로 김 부사장은 약 6093만원을 자사주 매입에 투자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김 부사장의 보유 자사주는 총 4000주로 늘어났다.
김 부사장은 작년 말 이뤄진 임원인사에서 KB금융지주 재무담당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재무담당은 CFO 역할 자리다. 지주 CFO로 선임된지 약 세 달만에 자사주를 매입한 것이다.
이날 권봉중 IR본부장 전무도 자사주 1000주를 장내매수하며 보유량을 2103주로 늘렸다. 권 전무의 취득 단가는 6만200원으로 약 6020만원이 자사주를 매입에 사용했다.
기존 자사주 보유량이 3주 정도에 그쳤던 나상록 재무기획부장 상무도 이날 자사주 100주를 매입했다. 취득 단가는 6만1054원으로 총 610만원을 자사주 매입에 투입했다.
KB금융의 재무라인은 CFO인 재무담당 아래 △IR본부 △재무기획부 △회계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은행 겸직 조직으로 굴러가는 회계부를 제외한 본부 및 부 수장들이 CFO와 함께 같은 날 자사주를 매입했다.
회계부를 이끄는 김상덕 부장도 자사주 매입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임원이 아니라 공시 대상이 아니다.
최근 들어 KB금융은 주주환원책 강화하는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안정된 수익창출력과 탄탄한 자본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주당배당금 상향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행보를 통해 다소 저평가되어 있는 기업가치를 제고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달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 “금융권 최고 수준 이익실현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강력한 주주환원 원동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견조한 자본관리를 통해 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자본은 금융시장 변동성 및 회사 경영상 특별 이슈가 없는 한 최대한 주주환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한 바 있다.
KB금융의 작년 말 BIS비율과 CET1비율은 각각 16.71%와 13.58%이다. 전년 동기 대비 0.55%포인트, 0.34%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금융권 가운데 최고 수준의 자본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4조6319억원으로 주주환원 여력이 한층 증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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