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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톺아보기

분할 앞둔 효성그룹, 계열 거래 축소 전망

②내부거래 13% 이상 신규 지주 몫으로…"친족분리 요건 선제 충족해야"

김소라 기자  2024-06-18 07:56:53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현황을 공개한다. 시장 감시를 통한 소유·지배구조 및 경영 관행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이해관계자는 이를 토대로 기업집단 내 계열사 간 자산, 자금거래 현황을 파악하고 변화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내부거래는 경영전략 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을 띤다. 하지만 재원을 그룹 내부에만 축적시키고 시장 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더벨은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현황과 양상을 짚고 세부 자금흐름을 따라가본다.
올 하반기 효성 그룹 내부거래에 변화가 예상된다. 내달 그룹 분할을 앞둔 까닭이다. 앞서 지난 3월 조석래 명예회장이 작고하며 효성 경영 구조 재편에도 속도가 붙었다. 이미 올초부터 그룹 분할 등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해온 상황이다.

기존 효성이 두 개 기업집단으로 갈라지는 만큼 내부거래 분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 분할이 마무리되면 효성은 더 이상 한 몸이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이전에 내부거래로 잡혔던 계열사 간 거래도 해당 체제 하에선 제외된다. 분할 후에도 기존 계열사였던 법인 간 거래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단순 가정하면 내부거래 비중은 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효성은 지난해 내부거래로 약 3조원을 매출 인식했다. 당해 그룹 총 매출액이 16조4000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8% 가량을 내부거래를 통해 벌어들였다. 이는 직전년도와 비교하면 소폭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2022년 효성 그룹의 총 매출 대비 국내외 계열사 내부거래액 비중은 21.5%를 기록했다. 1년새 약 3~4%포인트 하락한 셈이다.


그룹 전체 영업 실적이 위축된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2022년 16조9000억원의 매출을 인식하며 연간 17조원에 달하는 영업 수익을 거둬들였던 효성은 지난해 실적이 약세로 돌아섰다. 동시에 계열사 간 내부거래도 가파르게 감소, 전체 내부거래 비중이 축소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같은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효성 그룹의 경영 재편 작업과 맞물리면서다. 효성은 현재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과 3남인 조현상 부회장을 필두로 한 그룹 재조직에 한창이다. 오는 7월 1일을 기점으로 신규 지주사인 '에이치에스효성' 출범을 앞두고 있다. 조현상 부회장이 신설 지주의 사내이사로 경영을 도맡는다. 즉 동생이 형으로부터 독립해 기업집단을 새로이 꾸리는 그림이다.

이러한 체제 하에서 기존 효성 그룹의 내부거래액은 자연스레 축소된다. 기존 계열사였던 몇몇 법인이 신규 지주 에이치에스효성으로 떨어져 나가며 해당 법인에서 잡히던 내부거래액이 더 이상 합계 수치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해당 상품, 용역 거래 등이 그룹 분할 후에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단순 가정했을 때 내부거래 비중은 줄어들 전망이다. 그룹 총 매출 등 모수는 분할 후에도 이어지는데 반해 내부거래액 자체가 감소하며 결괏값이 하락하는 식이다.

특히 해외 내부거래액 변화가 주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 신설 지주로 분리되는 '효성첨단소재' 영향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말 연결 자산총액이 3조원으로 신설 지주 전체 게열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평소 내부거래도 상당액 발생하는 편이다. 지난해 기준 국외 계열사 내부거래액이 3700억원으로 효성 그룹 핵심 상장사 5곳(효성,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가운데 효성티앤씨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 당해 국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액 대비 약 18.6% 규모다. 다만 국내 계열사 단일 내부거래액은 200억원대로 5곳 중 가장 적었다.


이밖에 분리되는 나머지 계열 법인들도 고려하면 내부거래 감소분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주요 비상장 법인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내부거래도 함께 집계하면 그룹 분할 후 기존 효성은 총 내부거래액 중 약 13.7%가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효성 신설 지주에 포함되는 '효성토요타', '광주일보사', 'Hyosung Holdings USA, Inc', 'Hyosung Global Logistics Vina Co., Ltd' 등에서 발생하는 내부거래 분은 제외한 값이다.

다만 이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계열 분리 요건 성립이 꼽힌다. 온전한 친족분리가 먼저 이뤄져야 각각 독립된 그룹으로 인정, 상호간 내부거래도 더 이상 잡히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내부거래과 관계자는 "그룹 분할로 별도의 기업집단이 되면 각 그룹 계열사 간 거래도 자연히 내부거래 범위에서 벗어나게 된다"며 "다만 각 그룹 총수가 형제 관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호 간 별도 그룹으로 인정할만한 특별한 요건들을 선제적으로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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