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내부거래 톺아보기

합병 앞둔 DN 그룹, 국내 계열 거래 대폭 축소 전망

②내부거래 총액 70% 제외, 100억 미만 예상…"지주 전환 따른 최적 결정"

김소라 기자  2024-06-13 14:42:37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현황을 공개한다. 시장 감시를 통한 소유·지배구조 및 경영 관행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이해관계자는 이를 토대로 기업집단 내 계열사 간 자산, 자금거래 현황을 파악하고 변화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내부거래는 경영전략 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을 띤다. 하지만 재원을 그룹 내부에만 축적시키고 시장 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더벨은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현황과 양상을 짚고 세부 자금흐름을 따라가본다.
차량용 부품 전문 그룹 'DN'의 내부거래액이 올 하반기 줄어들 전망이다. 그룹 내 주요 법인 간 합병에 따른 영향이다. 현재 내부거래가 상당분 발생하고 있는 두 개 법인 간 합병으로 그룹 내 자금 흐름도에도 주요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른 후속 조치 차원에서 결정됐다. 그룹의 핵심 법인인 'DN오토모티브'는 지난해 1월 지주사로 전환됐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라 자회사 총 지분가액이 자산총액의 과반 이상을 넘기며 지주사 전환 의무가 부여됐다. 동시에 지주사를 대상으로 한 자회사 지배력 충족 의무도 발생했다. 이를 이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합병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DN그룹은 국내 계열 법인 간 내부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DN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을 충족,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정하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되면서 그룹 내부거래 현황이 시장에 공개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그룹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액 합계는 2022~2023년도 모두 300억원대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사업 법인 간 여러 종류의 거래를 맺고 있다.


향후 해당 거래엔 상당 부분 변화가 발생할 전망이다. 당장 올 사업연도부터 변화의 조짐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추진 예정인 DN오토모티브와 계열사 '동아타이어공업' 간 합병이 원인이다. DN오토모티브가 차량용 고무 제조사 동아타이어공업을 흡수합병하면서 기존에 집계됐던 상호 간 내부거래액이 총액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서로 다른 법인 간 거래가 아닌 단일 법인 내에서 이뤄지는 사업 및 경영 이슈가 되는 까닭이다.

결과적으로 국내 계열 법인 간 내부거래액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기존 DN 그룹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현황을 보면 이번에 합병을 앞둔 2개 법인 간 거래가 가장 큰 몫을 차지했다. 지난해 기준 양사 간 내부거래액은 당해 DN 그룹 국내 계열 법인 전체 내부거래액 대비 72%다. 금액으론 220억원 가량이다. 그 밖에 타 국내 계열 법인 간 내부거래액이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단순 가정했을때 향후 DN 그룹 국내 내부거래 규모는 연 100억원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양사 간 발생했던 거래는 대부분 사업 목적 거래다. DN오토모티브가 생산하는 차량용 방진 제품은 합성 고무를 주요 원재료로 한다. 이에 따라 고무 제품을 전문 생산하는 동아타이어공업으로부터 이를 매입해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올 1분기 DN오토모티브는 동아타이어공업에서 총 58억원치의 배합고무(CMB, Carbon Master Batch)를 사들였다. 내부거래액 중 일부 부동산 거래분도 있었지만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다. 1%가 채 안된다.


이번 합병은 그룹 전체 지배력 측면에선 긍정적이다. 지주사 DN오토모티브에 대한 총수 일가 지분이 늘어나는 시나리오다. 이달 기준 김상헌 DN오토모티브 회장을 비롯해 총수 일가가 보유한 동아타이어공업 총 지분은 891만4016주(64.91%)다. DN오토모티브가 동아타이어공업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에 따라 이들은 합병비율(1: 0.1558169)에 기초해 DN오토모티브 신주 138만8954주를 추가 획득할 예정이다. 이를 고려했을 때 DN 최대주주 지분은 현재 50.89%에서 53%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DN은 지주사 체제 하에 합병을 가장 유리한 선택지로 보고 이를 결정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행위 제한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데 여타 시나리오 대비 해당 선택지가 가장 최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이 규정은 지주사가 자회사에 대해 30% 이상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기존엔 최소 기준이 20%였으나 2020년 말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규정이 보다 엄격해졌다. 올 1분기 말 기준 DN오토모티브가 보유한 동아타이어공업 지분이 12.6%인 점을 고려하면 지분 추가 취득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던 셈이다.

DN오토모티브 관계자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 집단에 신규 편입됐고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와 관련한 후속 이슈들이 따랐다"며 "이번 합병은 동아타이어공업 지분 전량 매각, 지분 30%까지 추가 매입 등 실현 가능한 여러 논의 안건들 가운데 경영 전략적으로 가장 적합한 방향을 택한 것"이라 설명했다.

DN그룹이 덩치를 급격히 불릴 수 있었던 것은 2022년 진행한 '두산공작기계' 인수 영향이 컸다. 2021년 말 기준 연결 자산총액 1조7000억원 규모의 해당 법인을 100% 인수해 단기간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 기업집단 선정 당시 DN 그룹 자산총액은 5조8000억원으로 국내 전체 대기업 집단 중 자산총액 기준 73위에 랭크됐다. 올해 기준 DN 자산총액 변화는 미미했고 전체 순위는 신규 대기업 집단에 지정된 영원 그룹에 자리를 내주면서 74위에 머물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시리즈 모아 보기

내부거래 톺아보기

13년 연속 최다 셀트리온, 합병은 '신의 한수'
2삼성전자, 계열사 간 거래 가장 많은 이유
3한국앤컴퍼니, 국외 계열사 포함하니 순위 '껑충'
4삼성금융, 계열사 의존도 '한자릿수' 불과
5한국앤컴퍼니 계열 거래, 가족 법인에 매출 집중
6DN그룹, 대규모 국외 거래 배경엔 'DN솔루션즈'
7현대모비스·글로비스, 합병했다면 계열사 의존도는
8신세계그룹, 7개 상장사 내부거래 의존도 순위 내보니
9합병 앞둔 DN 그룹, 국내 계열 거래 대폭 축소 전망
10효성그룹, 도드라진 부동산 임대거래
11국내 계열사 의존도 '3%' 이마트, 해외는 다른 전략
12현기차 최대 내부거래처 '현대캐피탈' 존재감
13지누스·대원강업, 국내 계열사 의존도 '0.1%' 미만
14SK하이닉스, 해외영업 하느라 매출 97% 계열사 거래
15분할 앞둔 효성그룹, 계열 거래 축소 전망
16'그룹 모태' SK네트웍스, 84개에 달하는 거래 계열사
17'유통사' 넷마블, 넓게 퍼진 비상장 매출 거래
18코웨이 품은 넷마블, 해외 계열사 영업 거래 늘었다
19영원무역, 현금흐름 좌우하는 매입 거래
20현대지에프홀딩스, 내부거래 의존도 '100%' 계열사 살펴보니
21디스플레이와 CNS, 누가 계열사 의존도 높을까
22LG전자, 계열사 에어콘 설치에 내부거래처 142개
23농심그룹, '비상장' 집중된 계열 거래
24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 서로가 최대 거래처
25방산 덕 본 한화그룹, 해외 계열 거래도 줄었다
26이해진 GIO 지분율 '3%' 덕에 규제 우려 피했다
27한화에너지, 단일 계열거래 매출 인식 '최대'
28'사업구조 재조직' 한화, 계열 거래 축소 이어질까
29KCC·건설·글라스, 3형제 계열사 거래 '삼각구도'
30내부거래 '제로' LX세미콘, LG 의존도 감소
31아모레퍼시픽, 중국 부진에 판매 법인 거래도 급감
32자산 5조 넘은 에코프로, 비상장 계열 거래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