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은 2024년 이사회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가장 평점이 높았던 분야인 참여도 역시 3.1점(만점 5점)으로 점수가 그리 높지 않았다. 참여도 다음으로 평점이 높았던 분야는 경영성과 분야인데 3.0점을 받았다.
전체 6개 분야 가운데 평점이 2점대 초반에 그친 분야가 2개가 있었는데 바로 평가개선프로세스와 견제기능이었다. 두 분야 모두에서 최하점인 1점을 받은 항목이 다수 나왔다. 이사회 운영 전반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상당히 미흡했던 셈이다. 기존 경영진을 견제하는 이사회 본연의 기능이 거의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없는 이사회, 이사회 및 개별 이사 평가 '전무'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THE CFO가 실시한 이번 이사회 평가는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프로세스 △경영성과의 6대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이를 바탕으로 효성중공업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255점 만점에 131점으로 산출됐다.
이 가운데 평가개선프로세스 분야는 평점 2.1점으로 가장 점수가 낮았다. 35점 만점에 15점을 받았다. 전체 7개 항목 중 5개 항목에서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효성중공업은 이사회 활동에 대한 외부평가 및 내부평가 등 어떠한 평가도 수행하지 않는다. 평가 결과 및 개선안을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에 공시하지도 않고 있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 역시 수행하지 않고 있어 평가 결과를 이사의 재선임에 반영할 수도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사업 이슈에 연루된 사례는 부재했다. 효성중공업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5인, 총 8인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평가개선프로세스 전반에서 저조한 성적을 받은 가운데 사업 이슈와 사회적 물의에서 자유로운 이사회 구성으로 5점을 받았다.
이사회 평가 절차와는 별개로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ESG 등급은 우수했다. 한국ESG기준원(KCGS) 종합등급 기준 효성중공업은 2023년 A를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환경에서 A, 사회에서 A+, 지배구조에서 B+라는 성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외부 평가 항목에서 5점을 받아 이사회 사법 이슈 항목과 더불어 평가개선프로세스 평점을 끌어올렸다.
◇견제기능도 2점대...이사회 역할 무색
견제기능 분야 역시 상당히 낮은 2.3점을 받았다. 45점 만점에 21점을 받는 데 그쳤다. 전체 9개 항목 중 5개 항목에서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효성중공업은 외부 또는 주주로부터 이사를 추천받지 않고 자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만 이사 추천을 받고 있다.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는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도 미비했다. 승계정책에서는 대표이사의 자질과 요건을 정의한다. 이는 대표이사 후보군을 선정하고 또 체계적으로 육성해 경영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효성중공업의 경우 승계정책 수립·운영 주체, 후보 선정, 관리, 교육 등 승계 정책의 주요 내용이 명문화돼 있지 않았다.
이밖에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대비도 부족했다. 이사회 및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이사 후보 추천 시, 후보자의 경력 및 전문성이 기업 경영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지,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 권익 침해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토한다. 다만 이 같은 임원을 걸러내기 위한 체계적인 절차와 정책이 미비했다.
내부거래에 대한 관리감독도 이사회가 전권을 맡아 진행하고 있었다. 임원들에 대한 보수 책정도 총주주수익률(TSR)이나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되지 않았다. 효성중공업은 해당 항목들에서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5점을 받은 항목은 감사위원회와 관련한 항목이었다. 3인 이상의 독립된 사외이사로 구성됐고 감사위원회 위원 중 1인은 감사업부에 대해 전문적 식견을 갖추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