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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 고환율 덕 순자산 손실 방어 성공

올해 기타포괄손익누계액 손실폭 500억 줄여...효성화학 사채 투자 성과는 -44%

김소라 기자  2024-08-29 07:50:54
효성 그룹이 상반기 순자산(자본) 세부 수치 개선에 성공했다. 자본 계정 가운데 기타포괄손익누계액 항목 손실을 큰 폭으로 줄였다. 비록 7월 신규 지주 설립에 따른 인적분할 건을 상반기 재무제표에 선제 반영하며 자본총액은 줄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손실을 크게 덜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재무제표 상 자본에 직접 영향을 주는 포괄손익이 눈에 띄게 성장한 영향이다. 구체적으로 손익계산서 당기순이익 아래 기타포괄손익 항목을 뜻한다. 효성이 보유한 매도가능 금융자산 평가손익이 이 계정으로 반영된다. 상반기 고환율 영향으로 관계사 투자 평가 이익이 대거 인식되며 기타포괄손익이 크게 뛰어오르는 결과로 이어졌다.

효성은 올해 관계 기업 투자분에서 기타포괄이익을 대거 인식했다. 상반기 전년대비 3배 가량 증가한 480억원을 관계사 투자 평가 이익으로 반영했다. 이는 영업외 손익으로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주는 지분법 회계 처리와 달리 자본에 직접 영향을 주는 계정 항목이다. 일종의 미실현 손익으로 당장 당기순이익 상의 변화는 없다 보니 기타포괄손익 및 순자산 증감으로만 반영한다.


금번 효성 연결 기타포괄이익 개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곳은 주로 해외 법인들이다. 동 법인들의 기타포괄이익이 크게 늘어나며 효성 그룹 전체 기타포괄이익도 확대됐다. 효성이 각 계열사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 만큼 연결 기타포괄이익으로 넘어오는 구조다.

구체적으로 효성베트남(Hyosung Vietnam Co., Ltd)과 효성이스탄불(Hyosung Istanbul TEKSTIL LTD.STI) 등이다. 전년대비 환율이 상승함에 따라 이들이 보유한 매도가능 금융자산 가치도 뛰었고 결과적으로 이에 따른 공정가치 평가손익인 기타포괄손익도 증가했다. 효성베트남과 효성이스탄불은 올 상반기 각각 전년대비 95%, 146% 증가한 165억원, 561억원의 기타포괄손익을 인식했다.

효성 국내 관계 법인들도 대체로 그룹 연결 기타포괄이익 개선에 기여했다. 상반기 말 국내 주요 계열사로는 '효성티앤씨'(20.3%), '효성중공업'(32.4%), '효성화학'(32.8%)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기타포괄이익 개선 기여도가 가장 컸던 곳은 섬유·무역업 등을 영위하는 효성티앤씨다. 동 법인은 전년대비 3배 늘어난 690억원의 기타포괄이익을 인식했다.


반면 효성화학의 기여도는 눈에 띄게 낮아졌다. 상반기 효성화학이 인식한 기타포괄이익은 전년대비 93% 감소한 102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효성화학이 기타포괄손익으로 인식한 자산 재평가 잉여금이 빠진 영향이다. 당해 5월 효성화학은 재무구조 약화 방어를 위한 대안으로 토지 재평가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1960억원을 기타포괄손익으로 반영, 순자산 위축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걸었다.

올해 효성이 연결 기타포괄이익을 큰 폭으로 개선하며 자본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자본 항목 가운데 기타포괄손익누계액 손실폭이 유의미하게 축소됐다. 지난해 말 마이너스(-) 533억원이었던 동 수치는 금년 상반기 말 -28억원으로 줄었다. 금융자산 평가손실 확대로 기초 체력이 위축되는 상황을 방지했다.

다만 효성은 올 상반기 일부 금융상품에 대해선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올초 효성화학으로부터 매입한 사채다. 지난 2월 효성은 효성화학이 발행한 1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사들였다. 효성은 현재 해당 사채를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 금융자산으로 분류, 평가이익을 자본 항목에 반영하고 있다. 상반기 말 효성이 인식한 효성화학 신종자본증권 장부가액은 560억원으로 취득가액 대비 44% 감소했다.

효성 관계자는 "효성화학으로부터 매입한 영구채가 투자 지분으로 인식돼 있는데 현재 동 법인 영업 상황 등이 녹록지 않다 보니 사채에도 손실이 발생했고 해당분 만큼을 차감해 장부가로 반영한 것"이라며 "반면 해외 법인들은 환율 상승에 따라 손익이 크게 개선됐고 동시에 자본도 증가하면서 금년도 연결 기타포괄이익 확대에 주요하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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