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현황을 공개한다. 시장 감시를 통한 소유·지배구조 및 경영 관행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이해관계자는 이를 토대로 기업집단 내 계열사 간 자산, 자금거래 현황을 파악하고 변화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내부거래는 경영전략 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을 띤다. 하지만 재원을 그룹 내부에만 축적시키고 시장 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더벨은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현황과 양상을 짚고 세부 자금흐름을 따라가본다.
네이버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계열사들이 여럿 존재한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계열사 거래로 끌어오는 곳만 22개사다. 전체 계열사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이들은 모두 사익편취 규제 대상 감시 대상이 아니다.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지분율에서 이유를 추적해 볼 수 있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계열사에 대한 총수일가 보유지분이 20% 미만이다. 유일하게 보유지분이 20%를 넘는 이 GIO의 개인회사 '지음'은 그룹 일감으로 올린 매출이 없다.
기업집단포털에 따르면 2024년 5월 기준 네이버 계열사 가운데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오른 회사는 '지음'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음은 이 GIO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지난해 국내외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은 0원이다.
공정위원회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총수 일가의 보유지분 20% 이상인 회사와 그 회사가 50% 초과한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를 대상으로 사익편취 규제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해진 GIO의 네이버 지분율은 3.7%에 불과하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는 내부지분율이란 지표로 이 GIO를 총수로 지정한 상태다. 내부지분율은 총발행주식 중 동일인과 관련자가 보유한 주식의 비율을 뜻하는데 이를 적용하면 이 GIO의 지분율은 93.73%에 달한다. 네이버가 주식 스왑으로 협력 관계를 맺은 CJ, 미래에셋, 하이브 등의 네이버 지분을 내부지분율로 계산한 것이다.
사익편취를 규제할 때엔 내부지분율이 아닌 실제 지분율을 기준으로 삼게 된다. 이해진 GIO의 지분율은 3.7%에 불과하기 때문에 네이버의 주요 계열사들은 내부 거래의 규제로부터 자유롭게 사업을 확장하거나 계열사간 협업이 가능한 셈이다.
다만 낮은 총수 지분율로 사익편취 규제대상에서는 벗어났더라도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곳은 여럿 존재한다. 지난해 국내 일감으로만 전체 매출을 모두 채운 계열사는 총 7개사다.
△네이버클라우드트러스트서비스(1억2100만원) △엔아이티서비스(241억1400원) △스튜디오툰(200만원) △엠콘텐츠랩스(8400만원) △제이에이치코믹스(25억8100만원) △컴파트너스(243억5500만원) △네이버핸즈(22억1500만원) 등이다.
내부거래 비중이 90% 이상인 회사는 9개사로 나타났다. △그린웹서비스(99.5%) △페이머스랩(99.3%)△인컴즈(99%) △네이버랩스(98.9%) △문피아웹툰문화산업전문회사(98.8%) △네이버아이앤에스(98.1%) △엔테크서비스(93.9%) △페이머스스튜디오(92.8%) △라인스튜디오(91.1%) 등이다. 이는 전체 매출 대비 국내 계열사 매출로 계산한 값이다.
그 외 스튜디오제이에이치에스, 작가컴퍼니, 스튜디오리코 등은 매출의 80% 이상을 국내 계열사 거래로 올렸다. 각각 882.%, 87.3%, 82%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내부거래 비중이 70.1%를 나타냈다. 나매인과 버프컨트롤은 각각 67.8%, 57.1%를 기록했다.
이 중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 1조1970억7100만원 중 8387억5700만원을 국내 계열사를 통해 냈다. 해외 매출의 계열사 의존도도 95.5%에 달한다. 네이버클라우드의 해외 매출 1056억2600만원 중 1002억9800만원을 해외 계열사에서 냈다.
국내 계열사 의존도는 낮지만 해외 계열사 의존도는 높은 곳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네이버웹툰과 라인페이플러스다. 먼저 네이버웹툰의 국내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은 12.5%를 나타냈다. 전체 매출 중 944억6200만원을 국내 계열사 거래를 통해 냈다.
해외 내부거래 비중은 더 높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 내부거래 비중은 98.8%로, 총 해외 매출(1181억100만원) 중 1166억8200만원을 해외 계열사 거래를 통해 올렸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웹툰컴퍼니의 경우 국내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이 0%이지만, 해외 계열사 거래 의존도는 100%. 네이버웹툰 국내 매출 총액은 6361억4700만원으로 이 중 국내 계열사 매출액은 944억6200만원이다. 국내 내부거래 비중은 12.5%다.
네이버웹툰컴퍼니의 지난해 국외 계열사 매출액은 18억5800만원으로, 전액이 브로콜리엔터테인먼트(Broccoli Entertainment Corp.)와의 거래에서 나왔다. 네이버웹툰컴퍼니는 중국 사업을 위해 설립된 법인으로, 브로콜리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웹툰컴퍼니의 종속기업이다.
라인페이플러스는 지난해 국외 계열사인 라인페이 타이완(LINE Pay Taiwan Limited)과 라인페이(LINE Pay Corporation)에서 각각 163억9900만원, 47억8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라인페이플러스의 내부거래 비중도 100%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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