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내부거래 톺아보기

'사업구조 재조직' 한화, 계열 거래 축소 이어질까

③유관 사업 집중 전략, 그룹 내부거래 비중 확대 제동 주목

김소라 기자  2024-06-26 15:29:18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현황을 공개한다. 시장 감시를 통한 소유·지배구조 및 경영 관행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이해관계자는 이를 토대로 기업집단 내 계열사 간 자산, 자금거래 현황을 파악하고 변화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내부거래는 경영전략 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을 띤다. 하지만 재원을 그룹 내부에만 축적시키고 시장 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더벨은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현황과 양상을 짚고 세부 자금흐름을 따라가본다.
올 하반기 한화그룹 내 거래 관계에 변화가 관측될 전망이다. 그룹 차원의 사업부 재편이 시발점이다. 내달 해당 작업을 마무리하면 계열사 간 거래 관계도 보다 단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측도 이번 사업부 재편을 계기로 내부거래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동일한 사업을 한 곳에 집중시켜 별도 유관 계열사와의 거래가 발생할 필요 없도록 조처하면서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주요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점진적으로 증가해온 가운데 금번 사업부 재편이 전체 수치를 내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그룹은 총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지난 몇 년간 꾸준히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이는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분만 고려한 수치다. 이를 토대로 매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서 도출한 전체 대기업 집단 내 한화 그룹 순위는 중하위권으로 집계됐다. 공시대상 기업집단 중 40위권이다.


다만 내부거래 비중을 따지면 한화그룹 수치는 계속해서 상승세다. 지난해 그룹 총 매출 대비 국내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은 7.8%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수치가 약 1.8%포인트 상승했다. 1년새 그룹 전체 매출액이 소폭 감소했고 이와 비교해 국내 계열사 내부거래액은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수치가 오르는 결과로 이어졌다. 앞서 2021년 내부거래 비중이 5.3%였던 것을 고려하면 지난 3년간 점진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이같은 추세엔 어느 정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화그룹이 오는 7월 예정하고 있는 사업구조 개편 작업에 따른 변화다. 이는 그룹 여러 계열사에 걸쳐 흩어져 있는 유관 사업을 한 법인에 모으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지난달 공정위가 집계한 공시대상 기업집단 자료를 기준으로 한화 그룹 전 계열사 수는 100여 곳이 넘고 자연스레 상호 간 겹치는 사업 영역도 있었다. 이 가운데 일부를 특정 법인 중심으로 단일화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태양광 사업이 대표적이다. 그룹 측은 '한화' 내 모멘텀부문 중 태양광 장비 사업을 '한화솔루션'에 넘길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이 한화로부터 태양광 장비 사업 일체를 양수하는 식이다. 그룹 태양광 사업을 한화솔루션이 모두 도맡는 그림이다. 기존에 태양광 사업부인 한화큐셀을 내부에 두고 모듈 제품만 생산했던 한화솔루션은 금번 사업부 재편 작업을 계기로 장비 생산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양사 간 거래 분도 이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앞서 한화는 한화솔루션을 대상으로 모듈라인 개조를 위한 장비를 공급하고 매출을 벌어들였다. 해당 거래분은 양사 간 거래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분기 기준 총 550억원 규모의 내부거래 가운데 이 공작기계 관련 거래분이 30%에 달했다. 내달 태양광 사업부가 한화솔루션으로 단일화되면 상호 간 관련 매입·매출 거래 필요성도 사라진다.


한화 관계자는 "모멘텀부문에서 생산하던 태양광 장비를 한화솔루션으로 붙이면서 향후엔 한화솔루션이 자체적으로 장비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진 것"이라며 "이 태양광 장비를 필요로 하는 외부 고객이 동일한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내부 매출은 줄어들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상선·육해상 플랜트 등을 생산하는 '한화오션' 대상 계열 거래도 일부 축소될 것으로 점쳐진다. 한화 글로벌·건설부문 일부 사업이 한화오션으로 이관되면서다. 그룹 측은 내달 관련한 양수도 거래도 함께 마무리할 계획이다. 각각 글로벌부문의 플랜트, 건설부문의 해상풍력 사업을 한화오션에 매각하는게 골자다.

다만 그룹 전체 내부거래 금액을 기준으로 볼 때 해당 거래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해 기준 한화와 한화오션 간 계열 거래는 1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화가 한화오션을 대상으로 인식한 매출액이다. 당해 한화가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전체 매출액 중 2%에 못 미친다. 같은 기간 한화오션이 한화를 대상으로 해상변전소 설계 서비스를 제공해 벌어들인 매출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금액대 자체는 크지 않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시리즈 모아 보기

내부거래 톺아보기

13년 연속 최다 셀트리온, 합병은 '신의 한수'
2삼성전자, 계열사 간 거래 가장 많은 이유
3한국앤컴퍼니, 국외 계열사 포함하니 순위 '껑충'
4삼성금융, 계열사 의존도 '한자릿수' 불과
5한국앤컴퍼니 계열 거래, 가족 법인에 매출 집중
6DN그룹, 대규모 국외 거래 배경엔 'DN솔루션즈'
7현대모비스·글로비스, 합병했다면 계열사 의존도는
8신세계그룹, 7개 상장사 내부거래 의존도 순위 내보니
9합병 앞둔 DN 그룹, 국내 계열 거래 대폭 축소 전망
10효성그룹, 도드라진 부동산 임대거래
11국내 계열사 의존도 '3%' 이마트, 해외는 다른 전략
12현기차 최대 내부거래처 '현대캐피탈' 존재감
13지누스·대원강업, 국내 계열사 의존도 '0.1%' 미만
14SK하이닉스, 해외영업 하느라 매출 97% 계열사 거래
15분할 앞둔 효성그룹, 계열 거래 축소 전망
16'그룹 모태' SK네트웍스, 84개에 달하는 거래 계열사
17'유통사' 넷마블, 넓게 퍼진 비상장 매출 거래
18코웨이 품은 넷마블, 해외 계열사 영업 거래 늘었다
19영원무역, 현금흐름 좌우하는 매입 거래
20현대지에프홀딩스, 내부거래 의존도 '100%' 계열사 살펴보니
21디스플레이와 CNS, 누가 계열사 의존도 높을까
22LG전자, 계열사 에어콘 설치에 내부거래처 142개
23농심그룹, '비상장' 집중된 계열 거래
24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 서로가 최대 거래처
25방산 덕 본 한화그룹, 해외 계열 거래도 줄었다
26이해진 GIO 지분율 '3%' 덕에 규제 우려 피했다
27한화에너지, 단일 계열거래 매출 인식 '최대'
28'사업구조 재조직' 한화, 계열 거래 축소 이어질까
29KCC·건설·글라스, 3형제 계열사 거래 '삼각구도'
30내부거래 '제로' LX세미콘, LG 의존도 감소
31아모레퍼시픽, 중국 부진에 판매 법인 거래도 급감
32자산 5조 넘은 에코프로, 비상장 계열 거래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