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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중국 부진에 판매 법인 거래도 급감

현지 자회사 대상 수익 60% 감소, '코스비전' 중심 국내 거래분은 증가

김소라 기자  2024-07-02 08:18:12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현황을 공개한다. 시장 감시를 통한 소유·지배구조 및 경영 관행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이해관계자는 이를 토대로 기업집단 내 계열사 간 자산, 자금거래 현황을 파악하고 변화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내부거래는 경영전략 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을 띤다. 하지만 재원을 그룹 내부에만 축적시키고 시장 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더벨은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현황과 양상을 짚고 세부 자금흐름을 따라가본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중국 사업 부진이 계열 거래 현황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룹 핵심 사업 법인인 '아모레퍼시픽'과 현지 판매·유통 전문 법인 간 거래분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타 현지 해외 법인 대상 내부거래분 증감 대비 두드러진 변화를 보였다.

다만 그룹 전체 기준으로 볼 때 내부거래 비중은 증가했다. 내부거래액 자체는 전년대비 줄었지만 그룹 매출 감소폭이 더 가파르게 나타나면서 전체 내부거래 비중이 확대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구체적으로 해당 수치는 20%에 근접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해외 계열사 대상 내부거래액이 감소세로 전환했다. 당해 국내 계열 법인이 해외 계열사로부터 인식한 매출액은 전년대비 약 11% 감소한 3360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계열 법인 간 내부거래는 소폭 증가했지만 전체 계열 거래분 대비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그룹 국내외 계열 법인 총 내부거래액은 1년새 3% 가량 줄어든 6400억원대로 집계됐다.


기업집단 내 거래 관계 변화에 영향을 준 배경으론 해외 판매 법인이 꼽힌다. 이는 아모레퍼시픽 산하 국외 자회사들이다. 이들과 아모레퍼시픽 간 거래가 평소 그룹 해외 계열사 내부거래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해당 수치에 뚜렷한 변화가 발생하며 그룹 해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에 영향을 줬다.

가장 주요했던 것은 중국 판매 법인과의 거래가 급감한 부분이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자회사 'AMOREPACIFIC Trading Co.,Ltd'로부터 평년대비 충분한 수익을 인식하지 못했다. 당해 중국 법인에서 벌어들인 매출액은 전년대비 60% 감소한 5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사업이 녹록지 않았음을 뜻한다. 해당 법인은 현지 화장품 판매 사업만 전담하고 있다. 화장품 제조, 연구개발(R&D) 등을 영위하는 마찬가지로 중국 상하이에 거점을 둔 타 계열 법인들과 차이를 보인다. 모회사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제품을 사들여 중국 시장에 유통시키는 식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올초 발표한 자체 IR(기업설명회) 자료에도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 사업 위축으로 해외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아시아 매출분이 전년대비 16% 가량 빠지며 이같은 결과로 이어졌다. 중국 매출이 1년새 20% 이상 하락하며 아시아 내 비중은 50% 초반대에 그쳤다. 중국 내 판매 채널 재고 축소 전략 등을 견지한 영향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경기가 외려 더 침체되며 소비 위축으로 이어졌고 럭셔리나 프리미엄 고가 제품을 사용하던 소비자들이 좀 더 가성비 좋은 브랜드를 선택하는 현상(트레이딩 다운) 등이 맞물리며 현지 사업이 다소 부진했다"며 "중국에선 평소 '셀링'이라는 통상 재고를 넘기는 형태의 사업 방식을 견지하고 있는데 보통 재고를 많이 쌓아두면 브랜드 이미지나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수요 예측을 철저히 하고 물량을 적절히 관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그룹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소폭 늘었다. 총 매출 대비 국내외 계열 법인 내부거래액 비중은 전년대비 2%포인트 상승한 19.3%를 기록했다.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액이 증가한 점 등이 작용했다. 그룹 국내 매출분이 감소한 가운데 해당 수치가 늘면서 전체 내부거래 비중을 끌어올렸다.

세부적으로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제조 자회사 '코스비전' 중심 거래가 활발히 일어났다. 이에 따라 전년대비 코스비전이 매출로 인식한 내부거래액도 15% 가량 늘었다. 이니스프리와 아모레퍼시픽 등 그룹 내 주요 화장품 법인들로부터 인식한 수익분이 가장 컸다. 화장품을 제조해 해당 법인들에 넘기고 대금으로 받은 현금 등이다. 에뛰드, 에스쁘아 등 그룹 내 타 화장품 법인들과 다류 판매 업체 오설록과도 동일한 거래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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