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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파워 네트워크

19기 연수원 동기 포진…삼성화재 김소영 전 대법관 기용

⑩현직 변호사 사외이사 김앤장 소속 최다…10명 중 1명 대형 로펌

이돈섭 기자  2024-11-05 15:20:46

편집자주

이사회를 구성하는 건 사람이다. 어떤 이사를 영입하느냐에 따라 이사회 역량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사회 역량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다. 더벨은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멤버들 간 네트워크를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 어떤 요소들이 기업 이사회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본다.
법원과 검찰 조직에서 고위직을 역임한 법조계 인물들도 기업 이사회로 하나둘 합류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하나둘 은퇴 수순을 밟고 있는 1960년대생들이 눈에 띈다. 1960년대생 중 법조계 인사 중에는 같은 사법연수원 동기를 비롯해 같은 조직에서 오랜 기간 함게 일해온 동료들이 각 기업 사외이사에 포진, 끈끈한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 김앤장 변호사 최다…연수원 19기 거물 라인 포진

지난 6월 말 기준 전자공시 의무법인 3062개 기업 이사회에 현직 로펌 고문과 변호사가 이름을 올린 건 모두 1139건이다. 소속 로펌별로 살펴보면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이 55건으로 가장 많았고 법무법인 율촌이 29건, 태평양 23건, 화우 21건, 광장 18건 등의 순이었다. 변호사 출신의 현직 사외이사 10중 1명이 대형 로펌 소속인 셈이다.

김앤장 소속 변호사 사외이사 면면은 다양하다. 출생연도만 봐도 올해 76세를 맞는 1948년생부터 현재 34세인 1990년생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다. 코스피 상장사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인물이 28명(겸직 2명)이었고 코스닥 상장사 이사회에 소속된 인물이 21명이었다. 비상장법인에는 3명(겸직 1명)의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었다.

김앤장 소속 변호사 사외이사 중에는 1965년생 29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9기) 동기라인이 눈에 띈다. 최초 여성 사법시험 수석 합격자이면서 대법관과 법원행정처장 등을 역임한 김소영 변호사가 대표적이다. 서울법대 84학번 김 변호사는 2022년 김앤장에 합류, 이후 효성과 삼성화재 등 두 기업 법률 전문가 사외이사로 기용돼 활동하고 있다.

김 변호사와 같은 학번 서울대 동기이면서 같은 해 사법시험을 통과해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했던 봉욱 변호사 역시 현재 김앤장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검찰총장 직무대행 등을 역임, 검찰 조직에 오래 몸담은 봉 변호사는 김 변호사와 같은 해 김앤장에 합류했다. 봉 변호사는 롯데정밀화학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다.

이들과 같은 1965년생 29회 사법시험(19기 사법연수원)을 패스한 인물 중 김앤장 소속 변호사로는 두산퓨얼셀·HD현대삼호 사외이사로 일하는 고창현 변호사와 이건홀딩스 사외이사인 박성하 변호사도 있다. 김앤장 이외 로펌에서는 현재 한국내화 사외이사로 있는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출신 조정철 율촌 변호사가 사법연수원 19기 동기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이미지=법원 홈페이지]

◇ 율촌 소속 사외이사는 코스닥…화우에는 헌법재판관 출신도

30회 사법시험을 통과해 사법연수원 20기를 수료한 인물 면면도 주목할 만하다.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2018년까지 60대 법무부 차관 등을 역임한 이금로 김앤장 소속 변호사가 대표적이다. 고려대 법학과와 한양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이 변호사는 롯데케미칼 이사회를 거쳐 현재 TY홀딩스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다.

이 변호사와 사법연수원 20기 동기인 인물 중 현재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현직 변호사로는 법무법인 율촌 소속의 최동열 변호사가 눈에 띈다. 1963년생으로 수원지방법원과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서 부장판사 등을 역임하고 2013년 율촌에 합류한 최 변호사는 현재 율촌 대표변호사로 재직하면서 코스모신소재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다

1960년대 출신의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의 경우 법조 사회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아 법원이든 검찰 조직이든 자기 조직 내 고위직을 역임한 후 은퇴한 경우가 많아 기업이 찾는 이상적 사외이사상에 가깝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실제로 현직 변호사로 활동하는 사외이사 중에는 1940~1960년대생 60~80대 이상의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율촌의 경우 소속 변호사 사외이사 대부분이 코스닥 상장사 이사회에 적을 두고 있는 특징을 보이기도 한다. 율촌 소속 변호사 사외이사를 영입한 28개 기업 중 15곳(53.6%)이 코스닥 상장사다. 코스닥 상장사는 9곳(32.1%) 정도다. 율촌 노동팀 소속 정대원 변호사의 경우 브이원텍과 티이엠씨 코스닥 상장사 두 곳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에는 헌법재판관 출신으로 올 3월부터 최근까지 YTN 사외이사로 활약한 안창호 고문 변호사가 소속돼 있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안 고문 변호사는 제10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명되면서 지난 8일 YTN 사외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안 변호사는 가장 최근까지 기업 이사회에서 활동해 온 전직 헌법재판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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