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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지주사 '효성'이 상장사 이사회 평가에서 절반 수준의 득점을 획득했다. 전체 평가 항목에서 대부분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점수를 받은 가운데 총 득점 역시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사회 구성원 참여도 지표를 제외한 나머지 역량 항목들이 선진 이사회 모델로 제시되는 특성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사회 활동 평가에 대한 부분이 다소 미진한 것으로 확인된다. 구성원에 대한 별도 평가 시스템이 없다 보니 개선점 발굴 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평가 결과에 따른 차등적 보수 책정 등 후속 프로세스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평가 기준 정립 등을 내부적으로 고려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해 5월 발간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및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효성은 이사회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 성과)를 준거로 평가한 결과 총점 255점 가운데 125점을 획득했다.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득점이다.
효성의 득점률을 내린 항목으로 '평가 개선 프로세스'가 꼽힌다. 6대 지표 가운데 '경영 성과'와 함께 1점대를 기록했다. 각각의 항목을 5점 만점으로 두고 평가하는 것을 고려할 때 미흡 수준의 득점이다.
동 항목은 이사회에 대한 평가 및 개선 활동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 매 사업연도 마무리 시점에 각각의 이사회 일원 활동을 들여다 보고 중장기적으로 변화 방향을 모색하는지 등을 검토하는 평가 지표다. 보드멤버(이사회 구성원)가 각각 스스로의 이사회 활동을 평가하고 동시에 외부 기관에서도 해당 활동 평가를 진행할 경우 최고점을 부여한다. 효성은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 절차 등이 별도 마련돼 있지 않다 보니 해당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마찬가지로 이와 연관된 후속 프로세스도 부재한 상황이다. 사외이사 임기 만료 후 재선임이나 보수 책정 등에 평가 내역들을 활용할 수 없는 환경이다. 현재 재선임 여부 결정 등엔 이사회 참석률이나 일반적인 수준의 활동 내역들만 고려하고 있다. 보수 산정 역시 사외이사 직무에 대한 자체 책정 기준을 두고 해당 수준에 부합하는 정도로만 매기고 있다. 기본급 외 성과급,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등은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
경영 성과 항목 역시 전체 득점을 끌어내린 지표 중 하나다. 지난해 KRX300 소속 기업 전체 평균과 비교에서 경영 수치 성과가 낮게 머물렀던 탓에 평균 이하 득점이 다수 잡혔다. 주가 수익률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KRX300 평균의 경우 동 지표가 25.74%를 기록한데 반해 효성은 마이너스(-) 3.51%에 그쳤다. 배당 수익률은 4.74%로 다소 높게 나타났지만 주가 수익률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총주주수익률(TSR)은 열위 수준을 기록했다.
활동성 지표는 평균 점수를 획득하며 전체 항목 중 가장 득점률이 높았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 활동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별도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대규모 법인 의무 설치 위원회인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를 제외한 위원회가 원활히 개최되고 있다. 다만 이사회 구성 면에선 일부 감점이 있었다. 현재 지배주주인 조현준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부분이 선진 이사회 체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