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HS효성첨단소재의 주가가 침체기를 겪고 있습니다.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 고수익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한 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 자리까지 넘보던 HS효성첨단소재 주가가 최근 부진한 성적표에 크게 떨어지며 시가총액 1조원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HS효성첨단소재 주가가 고점을 찍었던 때는 2021년 9월입니다.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제품의 높은 수익성을 시장에서 인정받으며 2021년 8월 50만원대에서 다음달 24일 87만7000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이때 52주 최고가를 갱신하며 시가총액 3조928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HS효성첨단소재 주가는 업황 둔화 등 대외적인 환경이 악화되며 최근 3년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신차 판매량과 타이어 교체 수요가 감소해 지난해 영업이익 1724억원을 거두며 2022년(3151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탓입니다. 이에 주가는 올 1월 33만원대로 내려왔습니다.
HS효성첨단소재의 주가는 올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급격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올 7월 효성그룹에서 분할 후 처음 발표한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32.8% 떨어진 442억원을 거둔 영향입니다. 이에 주가는 지난달 31일 26만6000원에서 이달 1일 9.21% 떨어진 24만1500원을 기록, 이날은 장중 8.28% 하락한 22만15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HS효성첨단소재 주가는 4거래일 만에 15% 이상 하락하며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잇따른 주가 하락에 HS효성첨단소재의 시가총액도 이날 9923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을 처음으로 하회했습니다.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올 1분기 2.23배에서 1.39배까지 떨어졌습니다. 기업의 보유 자산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Industry & Event
HS효성첨단소재는 올 3분기매출 8294억원과 영업이익 442억원을 거두며 증권가의 컨센서스(매출 8149억원·영업이익 545억원)를 하회했습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 32.8% 감소한 수치입니다. 특히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2.5%p 낮아진 5.3%로 집계됐습니다.
HS효성첨단소재는 올 3분기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탄소섬유와 아라미드를 포함한 슈퍼섬유 부문에서 영업손실 13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일부 고객사의 구매 수요가 감소하면서 판매량이 줄었고, 경쟁 심화로 인해 판가가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올 3분기 탄소섬유의 평균 수출입 가격은 ㎏당 18.5달러로 전 분기보다 11.3% 하락했습니다. 아라미드도 수요 부진이 길어지면서 판매 가격이 하락해 약세를 보였습니다. 아라미드 가격이 올 3분기 ㎏당 평균 17.8달러를 기록해 전 분기 대비 6.5% 하락한 영향입니다. 반면 타이어보강재 부문은 영업이익 510억원을 실현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습니다.
HS효성첨단소재는 부진한 실적에도 탄소섬유 투자 계획을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전주공장의 탄소섬유 생산 능력을 연산 2만4000톤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입니다. 다만 아라미드는 추후 수요변화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입니다.
HS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신차 판매량이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으며,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고인치와 SUV용 타이어 개편으로 보강재 투입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시장 상황에 맞춰 타이어보강재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Market View
시장에서 바라본 HS효성첨단소재의 주가 전망은 어둡습니다. 탄소섬유 사업이 적자로 돌아선 부분이 부정적으로 평가됐습니다. 아울러 탄소섬유 사업의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입니다. 이달 HS효성첨단소재의 목표주가를 다시 살펴본 증권사는 다섯 곳입니다. HS효성첨단소재의 목표주가를 가장 많이 낮춘 곳은 SK증권입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 채 목표주가를 기존 41만원에서 33만원으로 19.5% 낮췄습니다. 올 3분기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사업이 투자 대비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4분기도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워 단기적인 성장 모멘텀이 약화됐다는 의견이 뒷받침됐습니다.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HS효성첨단소재의 목표주가를 10% 이상 낮췄습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섬유 부문이 3분기 중국의 공급 과잉 심화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둔화됐다"며 "탄소섬유 회복 지연을 반영해 실적 추정치를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를 42만원에서 37만원으로 낮춘다"고 말했습니다.
대신증권은 HS효성첨단소재의 목표주가를 낮추면서도 낮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주목했다. 위정원 연구원은 "PBR이 1.5배 미만으로, 영업가치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이전인 2020년 평균치(1.6배)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4분기 탄소섬유의 수익성 개선에 성공할 시 주가 상승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탄소섬유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되고 수익성이 둔화한 상황을 반영해 목표가를 기존 36만원에서 33만원으로 8% 하향했다. 다만 중국 외 지역 증설을 통해 내년 이익 개선이 유효한 점과 낮아진 밸류에이션 고려해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HS효성첨단소재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임석주 상무(사진)입니다. 임 상무는 1968년생으로 건국대 무역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그는 그룹 전반적인 재무를 다루는 ㈜효성 재무본부에서 IR팀장, 자금팀장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습니다. 이후 2020년 초 정기인사를 통해 HS효성첨단소재 재무실장 상무로 승진했습니다.
더벨은 HS효성첨단소재의 주가 하락 배경과 부양 정책 등을 묻기 위해 이날 임 상무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직접적인 멘트를 얻을 순 없었습니다. 대신 HS효성첨단소재 IR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HS효성첨단소재 IR관계자는 최근 주가 하락 배경에 대해 "주력하는 탄소섬유 제품은 태양광과 전기차로 납품되는 비율이 높아 그린에너지 종목으로 묶여있다"며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실적 전망에 따른 주가 방향성에 대해서는 "타이어보강재 부문의 실적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시장 상황에 맞춰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해 생산량을 점차 늘려갈 것"이며 "실적 개선 시기에 맞춰 주가도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추가적인 주가 부양책에 대해서는 "자사주 매입 등의 계획은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타이어보강재와 탄소섬유 사업 수익성을 확보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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