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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효성중공업 이사회 평가에서 가장 돋보이는 지표는 참여도다. 6개 분야 가운데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이사들이 이사회 활동에 어느 정도 충실하게 참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출석률을 눈여겨 볼 만하다. 이사들의 이사회 참석률이 100%를 기록했다. 다만 교육, 지원조직 등에선 다소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내 위원회 활동 역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전체 위원회 개최 횟수 가운데 경영위원회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경영위원회는 사내이사 3명만으로 이뤄졌다. 사실상의 내부 의사결정 조직이다.
◇이사회 참석률 100%, 8개 항목 중 2개 만점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THE CFO가 실시한 이번 이사회 평가는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프로세스 △경영성과의 6대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이를 바탕으로 효성중공업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255점 만점에 131점으로 산출됐다.
효성중공업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영역은 참여도였다. 40점 만점에 25점을 받았다. 평점은 3.1점이다. 참여도 항목은 이사진의 성실성과 활동의 충실성을 평가하기 위해 마련한 지표다. 전체 8개 문항 가운데 2개 문항에서 5점 만점을 기록했다.
특히 이사회의 출석률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효성중공업 이사들은 지난해 열린 정기 및 임시 이사회에서 출석률 100%를 기록했다.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5인, 총 8인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다만 2023년 한 해동안 개최된 정기 이사회는 6회로 적은 편이었다. 이사회 개최와 안건 통지 사이 기간은 정기 이사회는 3일, 임시 이사회는 2일에 그쳤다. 이사회 구성원들이 신중하게 이사회 의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한 기간을 주지 않았다는 의미다. 사외이사 교육 역시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원회를 위한 지원조직 역시 미흡했다.
◇경영위원회 활동 활발, 사내이사로만 구성은 아쉬워
효성중공업은 이사회 내 위원회로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경영위원회 등 3개를 두고 있다. 의무적으로 둬야하는 위원회 외에 둔 위원회는 경영위원회 하나만 있다.
경영위원회는 사내이사 3명만으로 구성돼 있다. 정기 회의 개최를 통해 주요 경영사항을 결정한다. 의안이 있을 때마다 일주일에 한두 차례씩 열렸기 때문에 이사회 내 위원회 개최 빈도로 평가하는 '기타 위원회(의무설치 대상 이외 소위원회)의 회의가 적절하게 개최되는가'를 묻는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경영위원회는 올 상반기에만 23차례 열렸다. 주로 논의되는 안건은 은행업무 관련 건 혹은 해외법인 업무 관련 건이다. 다만 내부 최고 경영진으로만 구성되는 만큼 이사회 평가 측면에서 볼 땐 다소 아쉬움을 주는 부분이다. 사실상의 내부 회의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효성중공업은 경영성과 항목에서도 평점 3.0점을 받아 참여도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1개 항목 가운데 5개 항목에서 가장 높은 5점을 받았다.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