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은 계열사 간 활발한 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달 기준 총 57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만큼 상호 간 매입·매출 거래도 다수 발생하는 편이다. 거래액 등을 따져보면 주요 법인 간 내부거래가 가장 많다. 그룹 내 코스피 상장사 간 거래로 종류는 일반 제품부터 용역, 서비스까지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자금 흐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코스피 상장사에서 그룹 내 또 다른 계열사로 재차 이동한다. 구체적으로 비상장사로 광범위한 이동이 감지된다. 특히 총수일가가 지분을 온전히 확보한 비상장 계열사와 거래관계를 다수 맺고 있다. 기업집단 내에서 자금이 순환되는 그림이다.
효성그룹은 비상장 계열사 거래가 상당 부분 잡히고 있다. 그룹 상장법인 간 내부거래액 대비 규모는 작은 편이다. 하지만 유의미한 수준의 내부거래액이 전체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효성그룹 내 비상장사에서 발생한 내부거래액은 총 1274억원으로 나타났다. 직전년도(1203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부동산 임대법인으로 자금 이동…공덕개발 연 100억 인식 비상장 계열사에서 인식하는 매출을 보면 상대적으로 부동산 임대 수익분이 많다. 지난해 총 13개 비상장사 중 5곳이 부동산 임대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냈다. 구체적으로 '신동진', '세빛섬', '공덕개발', '공덕경우개발',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등이다. 이외 나머지 비상장사들은 컨설팅 용역, 기기 유지보수, 부품 판매 등 여타 종류의 거래로 매출을 인식했다.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는 비상장사들은 그룹 내부거래에서 주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대개 자금이 모이는 곳인 까닭이다. 50여개 효성 계열사 간 복잡하게 뻗은 자금의 이동을 추적하면 그 끝에 이 비상장사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룹 내 여러 사업법인이 벌어들인 돈이 해당 계열사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효성의 계열사들이 그룹 내 비상장사에서 제공하는 부동산 임대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의미다.
가장 활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공덕개발이다. 지난해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등 총 4개 코스피 상장사로부터 매출을 인식했다. 부동산 임대를 통해 1년간 거둬들인 매출은 총 104억원이다. 뒤이어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한 곳은 신동진으로 같은 기간 총 71억원을 벌어들였다. 마찬가지로 그룹 내 여러 법인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임대 사업을 통해서다.
◇총수일가 지배력 공고,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 커 이러한 자금 흐름도는 총수 일가에게 유리하다. 부동산 임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비상장사를 이들이 온전히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신동진, 공덕개발,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모두 총수일가가 지분 100% 보유하고 있다. 전자는 총수 3세 중 막내인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고 나머지 두 개사는 첫째 조현준 회장이 장악하고 있다.
내부거래액 비중은 상당한 편이다. 각 비상장 법인이 연간 벌어들이는 전체 매출 가운데 이 내부거래액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총 매출 대비 내부거래액이 45%대로 나타난 신동진을 제외하고 나머지 공덕개발과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모두 내부거래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총 매출의 과반이다. 특히 공덕개발의 경우 지난해 내부거래액이 연 매출 대비 93%에 달했다.
반면 상장사 간 내부거래는 이와 다른 양상을 띈다. 사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상적인 거래가 많았다. 일례로 지주사 효성은 올 1분기 총 919억원의 내부거래액을 인식했다.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4개 법인과의 거래를 통해 이 수익을 거둬들였다. 주로 국제운송용역 주선 서비스 명목으로 자금을 수령했다. 부동산 임대 서비스 제공에 따라 인식한 매출도 일부 있었으나 용역 및 상표권 제공 같은 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과 비교하면 미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