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감시국에서 발표한 가장 최근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33%대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액 가운데 국내 및 국외 계열사를 대상으로 발생한 합계 거래액의 비중이다. 표면적으로 따지면 국내 대기업집단이 매출의 약 3분의 1은 그룹 내부에서 발생시키는 셈이다.
집계된 대기업집단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순위는 셀트리온, 대방건설, SK, 포스코, 중앙 순이었다. 반면 해외 계열사향 내부거래를 모두 포함해 도출한 순위는 셀트리온,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 삼성, SK, 현대자동차 순으로 확인된다. 삼성의 경우 국내 계열사 거래만 따졌을 땐 전체(82개) 조사 그룹 중 37위에 머물렀으나 해외 계열향 내부거래를 모두 고려한 결과 3위로 급격히 뛰어올랐다.
3년 연속 내부거래 비중 최다 기록을 세운 셀트리온은 지난해 말 내부거래 구조의 핵심이던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 합병함에 따라 올해부터 내부거래 비중 최다란 멍에를 벗어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법인 고려시 결과 '상이'…국내 대비 비중 9%포인트 높아 올해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88개 그룹의 평균 계열사 수는 38개로 나타났다. 각 그룹 당 40여개의 산하 기업을 거느린 그림이다. 각각 조금씩 사업 성격과 목적성이 다른 독립된 법인이다. 하지만 동일한 그룹이라는 한 바구니 속에 나란히 담긴 만큼 이들 간 관계도 가까울 수밖에 없다.
이는 상호거래 내역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서로 간 특수관계로 묶인 별개기업 사이의 매출·매입 현황을 짚는 식이다. 이 같은 거래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토대로 해당 그룹의 운영 방식과 위기 대응 능력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상호 간 거래가 활발할수록 재무 유연성이 높다는 강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대외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대응 역량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조사 당해(2022년) 82개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전체 내부거래 금액은 75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해외 계열사 대상 거래가 활발히 일어났다. 전체 내부거래 가운데 국외 계열사와의 거래 비중이 21%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12.2%) 대비 9%포인트 높은 수치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200조원 더 큰 규모다. 이전까진 해외 계열사 대상 내부거래액을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에 대한 현황 조사도 함께 실시하며 대기업집단 해외법인 거래내역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변화가 상당부분 감지됐다. 기존 국내 계열사 간 거래만 단순 집계해 결과값을 도출한 것과 해외 계열사와의 거래를 함께 고려해 파악한 금액 간 차이가 컸다. 공시대상 기업집단별 내부거래 순위가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일례로 총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 또한 기존 8.3%에서 58.3%로 상당액 다르게 나타났다. 분석 대상을 평년 대비 확대하며 정확도를 보다 개선했다. 삼성의 경우 국내 계열사 거래만 따졌을 땐 전체(82개) 조사 그룹 중 37위였으나 해외 계열사 내부거래를 모두 반영하면 3위로 급격히 뛰어올랐다.
◇만년 1위 셀트리온, 합병 따른 순위 변화 예상 바이오의약품 제약사 셀트리온은 서로 상이한 조건 하에도 수년째 내부거래 비중 1위였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44%, 해외 계열사향 내부거래액을 모두 포함한 비중은 62%로 대상 기업집단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3개년도(2020~2022년) 조사에서 계속 1위에 랭크됐다.
다만 올해부터는 합병에 따른 변화가 관측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말 내부거래 핵심이던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을 마무리하면서 거래구조를 개편했다. 당초 내부거래로 잡히던 양사 간 매출·매입이 향후 더 이상 반영되지 않게 됐다. 이에 따라 2024년 사업연도 대상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서 순위 변화가 전망된다.
비교적 최근 대기업집단으로 편입된 후발주자들은 대체로 내부거래 비중이 낮게 유지됐다. 두나무와 크래프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지난 2021년 신규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포함됐다. 당해를 비롯해 작년에도 계속해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총 매출액 대비 국내외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은 두나무와 크래프톤 각각 0.9%, 0.5%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