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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톺아보기

'유통사' 넷마블, 넓게 퍼진 비상장 매출 거래

①게임 퍼블리싱 계약의 특성 반영…가상자산 마브렉스 토큰 거래도 눈길

김소라 기자  2024-06-19 07:32:21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현황을 공개한다. 시장 감시를 통한 소유·지배구조 및 경영 관행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이해관계자는 이를 토대로 기업집단 내 계열사 간 자산, 자금거래 현황을 파악하고 변화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내부거래는 경영전략 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을 띤다. 하지만 재원을 그룹 내부에만 축적시키고 시장 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더벨은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현황과 양상을 짚고 세부 자금흐름을 따라가본다.
넷마블은 내부거래 비중 기준 국내 대기업 집단 상위권에 속해 있다. 자산총액으론 중위 수준에 위치해 있으나 계열사 간 거래를 척도로 보면 순위가 급격히 뛰어오른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 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넷마블은 CJ, 두산, 카카오 등 주요 기업집단 보다 전체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비상장 법인과의 거래가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배경으로 꼽힌다. 넷마블은 지난달 기준 총 35개 계열 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이 법인과의 상호 간 매입·매출 거래가 활발히 발생하며 전체 내부거래 비중을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대부분 넷마블에서 비상장사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다. 게임을 개발하는 자회사와 퍼블리싱 기능의 넷마블 간 거래가 공정위 기준 내부거래로 잡히는 형국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총 7283억원의 내부거래를 매출로 인식했다. 이는 넷마블을 필두로 전 계열사에서 발생한 국내외 내부거래 분을 모두 합한 금액이다. 그룹 전체 매출 대비 내부거래액 비중은 18%로 나타났다. 직전년도 대비 2%포인트 가량 줄었다.


넷마블 내부거래는 일방향 흐름이 특징이다. 중심에 넷마블이 있고 거느린 산하 자회사들로 자금이 뻗어나가는 식이다. 즉 자회사들이 모회사를 대상으로 매출을 올리는 그림이다. 넷마블도 자회사를 대상으로 일부 매출을 내고 있긴 하나 비중은 미미하다. 지난해 넷마블이 국내 비상장 법인과 내부거래를 통해 인식한 매출은 국내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액 대비 약 9%에 그쳤다. 반면 비상장 법인이 넷마블을 대상으로 인식한 매출은 전체 국내 내부거래액의 90%에 달했다.

이는 그룹 내 상품과 용역 등 일체 서비스가 넷마블로 집중되고 있다는 뜻이다. 세부적으론 게임 퍼블리싱 계약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넷마블과 그룹 비상장 법인 간 발생한 내부거래 중 약 70%가 퍼블리시권 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거래 주체는 '넷마블네오', '넷마블넥서스', '넷마블몬스터', '넷마블에프앤씨', '넷마블엔투' 등 넷마블 산하 게임 소프트트웨어 개발사다.

넷마블은 사실상 콘텐츠 유통사로 기능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게임을 만들기 보다 자회사가 만든 게임을 판매하는 기능에 특화돼 있다. 주로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게임을 공급하는 형태다. 이를 위해 산하에 글로벌 현지 퍼블리싱·운영 업체들을 여럿 두고 있다.

이처럼 판매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본사 인력은 간소한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넷마블 전체 인원은 1000명에 못 미친다. 하지만 자회사인 개발 법인 인력을 모두 포함하면 5000명 수준으로 늘어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성공적인 게임 IP(지식재산권)를 자체적으로 만드는데 리스크도 크고 불확실성도 높다 보니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IP를 활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라며 "유통에 필요한 마케팅 비용은 본사에서 소화하고 특정 마일스톤에 도달할 때마다 게임 개발사를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형태로 비즈니스를 짜는 식"이라 설명했다.


내부거래 중 현금 외 타 지불 수단이 활용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일부분 가상자산이 거래 대금으로 쓰였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넷마블네오와 여러 건의 퍼블리싱 계약 거래 중 약 280억원 규모의 대금을 현금과 마브렉스(MBX) 토큰으로 혼용 지급했다. MBX 토큰은 넷마블의 블록체인 기술 개발 자회사 '마브렉스'가 자체적으로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넷마블은 같은 시기 넷마블엔투와의 퍼블리싱 게약 거래에서도 가상자산을 대금으로 지급키도 했다. 약 66억원 규모 거래다.

이처럼 그룹 내 활발한 콘텐츠 거래로 내부거래 비중은 대기업 집단 중 높게 나타나는 편이다. 지난해 공정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공시대상 기업집단 중 넷마블은 내부거래 비중 기준 10위권에 올랐다. 당해 자산총액 기준 넷마블이 전체 82개 공시대상 기업집단 중 40위권에 위치했던 것을 고려하면 내부거래 비중 순위가 상대적으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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