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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이자 동시에 최고 감시감독기구다.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고 이에 대한 책임도 이사회가 진다. 기업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주주와 임직원, 정부, 시민사회 등 한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사회에 높은 독립성과 전문성, 투명성, 윤리성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이유다. THE CFO가 이사회의 A부터 Z까지 샅샅이 살펴본다.
삼성 주요 상장사들은 이사회 내 내부거래 적정성을 심사하는 소위원회를 두고 있다. 아울러 일정금액 이상의 대외 기부·후원·출연금에 대해선 이사회 사전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그간 정치·사회적 외풍에 시달려온 요인 중 하나가 내부거래와 대외 후원인 만큼 계열사 간 거래와 회사 돈 사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THE CFO가 지난해 '반기보고서'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성그룹의 주요 상장 계열사(코스피 기준) 15곳을 살펴본 결과, 이들 모두 이사회에 내부거래를 심의하는 기구를 두고 있다.
삼성물산을 제외한 14개사는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된 내부거래위원회를, 삼성물산은 기존 거버넌스위원회를 ESG위원회로 확대 개편한 뒤 내부거래위원회를 통합한 형태로 운영 중이다. 대다수 계열사들의 내부거래위원회는 특수관계자 및 계열사 간 거래를 심의하고 있으며 삼성물산의 ESG위원회는 여기에 더해 ESG 운영계획 주주권익 보호, 대외 후원금 승인 등의 업무가 추가된 형태다.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 기준금은 50억원 이상이지만 삼성 일부 계열사는 이보다 더 타이트한 기준을 갖고 있다. 50억원 미만이라도 내부거래위원회 간사(사외이사)가 중요한 거래로 판단할 경우 심의대상에 올릴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훨씬 더 강화된 20억원 이상 내부거래 금액을 이사회 사전심의 대상으로 규정한다.
삼성 측은 "경영진 또는 지배주주가 사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내부거래 및 자기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장치를 갖추기 위해 별도의 내부통제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며 "특히 공정거래 자율준수체제 구축을 통해 회사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점검하기 위해 내부거래위원회를 자발적으로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기부, 출연 등 대외 후원금도 일정규모 이상이면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했다. 회사별로 기준이 조금씩 다르지만 삼성물산·전자·생명·화재 등은 10억원 이상, 삼성증권·카드는 5억원 이상, 호텔신라는 3억원 이상, 그 밖에 계열사들은 1억원 이상이다.
10억원 이상을 기준으로 갖고 있는 계열사들은 10억원 미만 금액의 경우 경영위원회에서 심의한다. 1억원 이상의 기준을 갖고 있는 회사들은 후원금 심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연간 누적 1000만원 이상의 모든 대외후원에 대해 사전 심의하고 1억원 이상은 이사회 의결을 거친다. 분기별로 후원금 심의회 결과는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감사위원회에 보고된다.
해외법인에도 자체적인 후원금 심의회를 신설, 연간누적 1만달러(약 1300만원) 이상의 대외후원에 대해 사전 심의를 한다. 또 분기별로 후원 실적 및 심의회 운영결과를 본사에 통지하고 있다.
기부·후원처 공개여부는 제각각이다. 학교법인 성균관대학과 충남삼성학원,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복지재단, 호암재단 등 특수관계자는 모두 공개하고 있다. 다만 희망나눔캠페인, 전국재해구호협회, 이태원 참사사고 피해자 지원 및 사회안전망 구축 성금, 집중호우 피해주민 긴급 구호 기금, 희망 2024 나눔캠페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후원금을 출연했음을 공시한 곳은 일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