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JB금융 회장의 연임 결정은 이사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만장일치로 이루어졌다. 이는 사외이사로 포진해 있는 JB금융의 핵심주주 모두가 김 회장의 연임에 이견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JB금융의 임추위에는 삼양사,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OK저축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도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기홍 체제 3기에서는 그간 대립각을 세워왔던 얼라인과의 갈등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얼라인은 올해 이사회 진입에 성공하며 경영진의 성장 전략에 반기를 들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얼라인 측 사외이사 또한 김 회장 연임에 동의하며 기조 변화가 감지됐다. 앞선 밸류업 계획에서 얼라인이 요구해 온 주주환원 확대와 성장 전략 수정이 일부 수용된 것을 감안한 결정으로 읽힌다.
◇은행권 최대 규모 임추위…핵심주주 대리인 전원 김기홍 지지 금융권에 따르면 김기홍 회장의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 선임은 JB금융 임추위 위원의 전원 동의로 이루어졌다. 임추위는 지난 13일 숏리스트에 선정된 4인을 대상으로 다면 평가를 진행했다. 김 회장은 PT 발표와 질의응답을 포함해 4시간에 걸친 검증을 거쳤다. 그 외 3인의 후보는 PT 참여를 고사했다고 알려졌다.
JB금융 임추위는 총 10명으로 회장을 제외한 모든 이사회 멤버로 구성되어 있다. 유관우, 이상복, 김우진, 박종일, 성제환, 이성엽, 이명상, 김기석, 이희승 사외이사 및 김지섭 기타비상무이사 등이다.
김 회장은 높은 수준의 다양성 및 독립성을 확보한 JB금융 임추위에서 만장일치 동의를 얻으며 차기 회장 적임자라는 평가가 더욱 신뢰를 얻고 있다. JB금융의 임추위는 국내 은행금융지주 최대 규모로 올해 사외이사를 2명 더 늘리며 임추위 구성원도 8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뿐만 아니라 사외이사 후보군 추천 경로도 확대해 다양성을 확보했다. 외부 자문기관을 통한 추천 비중을 늘리고 '사외이사 후보 주주추천 제도'를 도입했다.
더불어 임추위 만장일치는 JB금융의 핵심 주주 모두가 김 회장의 연임에 이견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JB금융의 임추위 구성원 10명 중 4명은 JB금융의 주주 추천 인사다. 김지섭 기타비상무이사는 삼양홀딩스 부사장으로 최대주주인 삼양사 측 대리인이다. 김기석, 이희승 사외이사는 2대주주인 얼라인 측 추천 인사이고 이명상 사외이사는 3대주주인 OK저축은행 측 인사다.
◇얼라인 기조 변화 감지…밸류업 계획 통했나 얼라인 측 사외이사 2명 또한 김 회장의 연임에 동의했다는 데 이목이 쏠린다. 삼양사와 OK저축은행은 JB금융의 우군으로 김 회장 체제의 경영진을 지지해왔다. 그러나 얼라인은 현 경영진의 성장 전략에 꾸준히 반기를 들어왔다.
김 회장은 RWA(위험가중자산) 고성장을 통해 이익을 최대화하는 전략을 지향하는 반면 얼라인은 저성장 기조를 기반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지난해 정기주총 때 공개적으로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행동도 서슴치 않았다.
올해 들어 표면적인 주주행동은 다소 사그라 들었으나 얼라인은 이사회 진입에 성공하며 JB금융 경영진과 대립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김 회장의 연임 연장에 동의하며 기조 변화가 감지됐다.
앞서 밸류업 계획에서 얼라인 측의 요구 사항을 일부 수용한 것이 기조 선회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JB금융은 지난 9월 기업가치제고계획을 발표해 현재의 RWA 고성장 전략을 유지해 2026년까지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목표치 미달시 RWA 성장률을 조정해 주주환원정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