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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밸류업 점검

CET1비율 1차 허들 거뜬히 넘었다, 다음 목표는

④2분기 말 12.16%로 역대 최고…적극적 위험가중자산 관리·순이익 증가 영향

조은아 기자  2024-08-05 14:38:42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았다. BNK금융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은행지주는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규모를 정하고 있다. BNK금융의 CET1비율은 올들어 12%를 넘겼다. BNK금융 출범 이후 최고치다. BNK금융은 10년 전 경남은행을 인수한 뒤 자본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때 CET1비율이 7%대까지 떨어졌는데 회복까지 오랜 기간이 걸렸다.

2년 전 정했던 목표치는 13.5%인데 무리해서 달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2%대 중반이라는 수치가 어느 금융지주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는 수준은 아닌 만큼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4년 7%대로 떨어진 뒤 회복까지 긴 세월

BNK금융은 CET1비율의 일차적 허들을 12%로 삼았다. 감독당국의 눈높이를 맞추고 내부적으로도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펼치기 위해서다.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 1분기 CET1비율은 딱 12%였는데 2분기 다시 0.16%포인트 상승해 12.16%를 기록했다.

BNK금융의 CET1비율이 12%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10년의 추이를 살펴보면 2014년부터 2015년까진 7%대를 오갔고 2016년부터는 꾸준히 9%대에 머물렀다. 눈에 띄게 오른 건 2021년으로 이때 11%대에 진입했다. 당시 내부등급법이 승인되면서 CET1비율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과거 BNK금융의 CET1비율이 특히 낮았던 이유는 경남은행 인수에서 찾을 수 있다. 2014년 1조2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을 들여 경남은행을 인수한 이후 한동안 자본여력에 여유를 찾지 못했다.

1조원이 넘는 대형 M&A는 지방금융지주인 BNK금융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실제 경남은행 인수 이후 그룹 자본적정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14년 3분기 말 기준 37조2622억원 수준이었던 위험가중자산(RWA)이 4분기 말 기준 61조6141억원으로 65%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10.82%였던 CET1비율 역시 7.69%까지 떨어졌다.

이후 자본비율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BNK금융은 2015년 CET1비율이 7.28%까지 하락하자 당국 규제 수준인 9.5% 이상으로 맞추기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2016년 초 유상증자 성공으로 CET1비율은 9.21%(2016년 말 기준)로 올랐지만 유상증자 과정에서의 시세조정 불법행위가 검찰에 적발돼 격랑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2021년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다시 한 번 '점프'했지만 성에 차는 수준은 아니었다. 지주사들은 대부분 12~13%로 CET1비율을 관리하고 있다. 업계 최고인 KB금융의 CET1비율은 2분기 말 13.59%에 이른다.


◇적극적인 RWA 관리, CET1비율 빠르게 12%대 안착

CET1은 자본 중에서도 가장 '순수한' 자본을 말한다. 금융사의 자본은 크게 보통주자본, 기타기본자본, 보완자본으로 나누는데, 이 셋 모두를 아우르는 지표를 총자본비율(BIS비율), 보통주자본을 나타내는 지표를 CET1비율이라 한다.

보통주자본이 분자가 되고 RWA가 분모가 되는데, 보통주자본엔 신종자본증권이 포함되지 않는다.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그리고 배당 재원인 이익잉여금이 포함된다. CET1비율이 높을수록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받는다.

BNK금융은 2년 전 이사회에서 주주환원 중장기 계획으로 CET1비율 13.5%를 설정했다. 올해 들어선 시기별로 구체적 목표치를 공개했는데 2024년 11.97%, 2025년 12.27% 이상을 제시했다. 내년 말까지 1년 반 이상이 남았지만 목표치까지 0.11%포인트밖에 남지 않았다. 상당히 빠르게 CET1비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순이익이 늘어나고 RWA 관리에도 초점을 둔 결과다. CET1비율을 관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순이익을 많이 내거나 RWA를 줄이면 된다. BNK금융의 경우 순이익이 늘어났고 RWA 역시 늘어나긴 했지만 증가폭이 소폭에 머물렀다. BNK금융의 2분기 말 RWA는 76조7303억원으로 1분기 대비 0.9% 증가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6개월 사이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BNK금융은 RWA 증가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만큼 CET1비율 목표치를 12% 중반대로 재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권재중 BNK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 기업설명회에서 "구체적 숫자는 말하지 못하지만 (CET1비율 목표를) 12.5% 정도로 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12.5%를 달성하면 그 이후로는 자본비율을 높일 필요가 없으니 반은 주주환원, 반은 성장 재원으로 해 RWA 성장률은 5%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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