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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밸류업 점검

멀게만 보이는 총주주환원율 50%, 현실화 가능성은

⑤지난해 28.5%로 전년 대비 3.5%포인트 상승 …올해 30% 거뜬히 넘길 듯

조은아 기자  2024-08-06 14:28:14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았다. BNK금융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4대 금융지주가 중장기 목표로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내세우고 있다. 정부의 역점 사업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BNK금융 역시 다르지 않다. 지난해 초 이미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총주주환원율 50%는 아직 어느 금융지주도 달성한 적이 없는 '꿈의 수치'다. 현재로선 아직 20%대에 머물고 있는 BNK금융에게 절대 넘을 수 없는 허들로 보이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BNK금융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계기로 한층 더 진화한 주주환원 정책을 준비 중이다.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고 이익 창출력도 개선되고 있는 만큼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꾸준한 배당 확대, 지난해 배당성향 25.68%

BNK금융은 10월경 밸류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현재 주주환원 수준과 자본비율 관리, 자본 활용방안,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의 관심은 주주환원 정책에 쏠려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BNK금융은 꾸준히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해 왔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배당 확대다. BNK금융의 주당 배당금은 2015년 150원에서 지난해 510원으로 8년 동안 3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배당금 총액 역시 384억원에서 1643억원으로 늘어났다. 2023년의 경우 잠시 주춤해 배당이 전년보다 줄었는데 2023년을 제외하면 증가폭은 한층 커진다.

같은 기간 실적 상승폭은 배당 증가폭을 따라가지 못했다. 배당성향은 2015년 7.91%에서 지난해 25.68%로 뛰었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단 두 차례(2020년, 2023년)를 제외하면 배당성향이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배당성향은 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 대비 배당금을 지급하는 비율을 말한다.


BNK금융의 배당성향은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서도 낮지 않은 수준이다. 특히 리딩금융을 놓고 경쟁하는 KB금융, 신한금융과 견줄 만하다. KB금융의 배당성향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25~26% 안팎을 오가고 있다. 신한금융 역시 다르지 않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24.9%, 그 직전해는 23.5%에 머물렀다.

◇올해 총주주환원율 30% 돌파 유력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다. BNK금융이 자사주를 처음 매입한 건 2020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당시 김지완 BNK금융 회장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는데 2011년 지주 출범 이후 처음이었다. 다만 규모는 전체 70억원으로 아쉬운 수준에 그쳤다.

이후 지난해 빈대인 회장이 최임한 뒤 3년 만에 다시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이번엔 160억원으로 규모가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단순 매입에만 그치지 않았다. BNK금융은 지난해 지방 금융지주 최초로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전량을 소각했다. 전체 385만주로 전체 발행주식 수 3억2593만주의 1.2%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체 발행주식 수는 3억2209만주로 줄었다.

이어 올 상반기 165만주를 추가로 매입했는데 이 주식 역시 조만간 전량 소각될 예정이다. 여기에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하반기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해 소각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주가 추이(9000원대)를 볼 때 210만주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1년 사이 전체 발행주식 수의 2.5%가량이 사라지는 셈이다.


BNK금융의 총주주환원율도 높아지고 있다. 총주주환원율은 당해년도 총배당금 지급액에 총 자사주 매입액을 더한 뒤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그간 배당에만 기대왔으나 자사주 활용이 활발해지면서 총주주환원율 역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이뤄진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28.5%로 전년(25%)보다 3%포인트 높아졌다. 이전에는 대부분 20%대 초반에서 제자리걸음했다. 올해의 경우 하반기 이뤄질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등을 더해 30%를 가볍게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50% 달성이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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