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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사분석

포스코, 회사채 발행 '올해는 패스'

지주 입장 반영…하반기 금리인하 앞두고 조달 속도조절 무게

손현지 기자  2024-07-11 08:22:46
포스코가 올해는 회사채 발행을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측에서 금리인하를 앞두고 서둘러 조달하는 것에 대해 탐탁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철강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는 그룹 내 조달전략에서 후순위 계열사다. 보유 현금이 충분한 편이라 연결 차입금 관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룹차원에서도 철강업황 약화에 따라 2차전지에 비해 보수적 투자기조를 취하고 있는 만큼 발행 계획을 내년으로 미룬 것으로 보인다.

◇지주-계열사 조달 전략 '동상이몽'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포스코홀딩스측과 협의 결과, 연내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올해 5월 한 차례 발행을 추진하다가 중단한 바 있는데, 해당 계획을 아예 내년으로 미루게된 셈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다른 계열사에 비해 보유시재가 충분한 편이라, 지주사(포스코홀딩스) 측에서 올해 발행을 자제하는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리 인하를 앞두고 서둘러 조달할 필요가 있겠냐는 입장인 것"이라고 전했다.
*출처=더벨 플러스
포스코홀딩스 측은 올해 그룹 전체적으로 차입 정책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지녀온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하반기 금리 인하가 예고된 가운데 일찍이 공모채 시장을 찾는 것에 대해 꺼려했다는 후문이다. 포스코를 비롯해 포스코퓨처엠 등 다수의 계열사들이 회사채 시장을 찾지 못했던 배경이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유일하게 공모채 조달이 뜸했던 대기업 집단이다. 상반기 포스코이앤씨, 삼척블루파워 외에는 발행에 나서지 않았다. 작년까지 2조4800억원을 조달하며 빅이슈어 그룹사로 분류되던 명성이 무색해졌다. 연초부터 SK, LG, 롯데, 한화 등 다수의 대기업집단이 공모채 조달로 분주한 나날을 보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기류였다.

다만 지주사의 뜻과 달리 계열사들의 발행 의지는 강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포스코는 지난 5월 발행을 한차례 추진했다가 포스코홀딩스의 반대로 중단된 바 있으며, 포스코퓨처엠은 연초부터 꾸준히 발행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그룹에서 차입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보수적인 기조를 취해오며 번번이 무산됐던 것으로 알려진다.

포스코홀딩스의 자원 배분 방침도 명확하지 않다. 장인화 회장이 취임한 지 100일이 조금 넘은 상황이라 회사의 전체 재무 정책 방향이 아직 픽스되지 않은 상황이다. 2차 전지 쪽은 계속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긴 했지만 철강 등 다른 산업에 대한 방향성은 명확치 않은 상황이다.

◇포스코, 올 한해 풍부한 현금으로 버틴다

지주사쪽에서 철강업을 영위하는 포스코에 올해 조달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건 계열사 중 투자가 급한 회사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차입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계열사별로 투자가 우선시 되어야 하는 쪽부터 자금조달을 집행하는 쪽으로 방향성을 정했다. 리튬 등 투자가 급한 포스코퓨처엠은 최대 6000억원 외부자금을 조달키로 했다.

물론 포스코도 철강업황 약화로 단기적 실적변동은 불가피하다. 양소 원료야드 밀폐화 등 중기적 CAPEX 부담도 남아있다. 모회사 배당정책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다만 상당 부분을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 내에서 충당가능한 수준이다. 어려운 시황 속에서도 EBITDA를 연 4조원 이상으로 유지하는 등 이익 창출력이 뛰어나다.

포스코는 분할 이후에도 꾸준히 회사채 시장을 찾았던 정기 이슈어다. 지난 2022년 8000억원, 2023년 7000억원 규모로 공모채를 찍으며 빅이슈어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신용등급도 포스코홀딩스 연대보증에 따라 AA+(안정적)를 부여받고 있다. 최상위 사업 경쟁력과 뛰어난 업화 대응력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관련 포스코 측은 "자금조달과 관련해 공식적을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구체적인 시행방안은 금리 환경과 자금소요 시기, 보유시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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