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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포스코홀딩스로 보는 NYSE와 한국거래소 지배구조 차이는

⑮뉴욕거래소 최초 상장 후 미국 거버넌스 주요 지침 준수…미비점도 존재

김현정 기자  2024-08-02 07:44:08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상장 외국기업들의 경우 NYSE 지배구조 규정과 본국 법률에 근거한 지배구조 규정의 주요 차이점을 공개토록 하고 있다. 회사 설립 및 활동 국가가 다르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차이점 가운데 지배구조 요건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이를 명확히 투자자들에 알리도록 했다.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이사회 활동이 활발하고 우수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국내법을 따르는 가운데서도 까다로운 미국 NYSE 지배구조 요건을 상당 부분 준수하고 있다.

다만 몇몇 이사회내위원회의 기능과 목적이 미국 상장기업만큼 세부적이지 않은 점이 발견된다. 미국 NYSE 상장기업의 경우 지배구조위원회 및 후보지명위원회, 보상위원회의 역할을 명확하게 적시하는 한편 해당 사외이사의 권한도 크다. 이 밖에 주주의결권에 대해서도 미국 NYSE와 차이점을 보인다.

◇최초 해외 상장한 포스코홀딩스, 미 NYSE 지배구조 상당 부분 준수

미국은 2000년대 초 엔론과 월드컴의 회계 부정사태로 인해 기업 이사회의 내부 감시 기능 실패가 기업들의 큰 문제로 떠올랐다. 이를 계기로 2002년 SOX법이 제정됐고 미국 NYSE는 상장회사에 엄격한 지배구조 요건을 요구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1994년 10월 한국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미국 NYSE에 상장한 곳이다. 뒤를 이어 총 9개 한국기업이 미 NYSE에 상장했다. 포스코홀딩스를 비롯, 뉴욕거래소 상장 외국기업들은 미국 NYSE 지배구조 지침에 발맞춰 뉴욕거래소 지배구조 스탠다드와 한국 지배구조 규범과의 차이점을 해마다 공시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민영화된 기업으로 오너기업들 대비 이사회 활동이 활발한 데다 오랜 기간 선진 지배구조 스탠다드를 접한 만큼 상당 부분에서 엄격한 NYSE 규정을 따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국내 상법을 따르는 포스코홀딩스는 대부분 NYSE 지배구조 규범도 준수하고 있다”며 “시간이 흐르며 신설해야 할 위원회는 새롭게 정비하는 등 지배구조를 가다 듬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NYSE는 상장기업의 경우 사외이사를 이사회의 과반수로 꾸릴 것을 주문하는데 국내 상법 역시 비슷해 포스코홀딩스도 이를 따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상법 제542조의 8에 의거, 포스코홀딩스와 같은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는 사외이사를 3명 이상으로 하되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에 따라 포스코홀딩스는 사외이사 6인과 사내이사 4인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NYSE가 요구한 추천위원회/지배구조위원회에 대해서도 비슷한 기구를 뒀다.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회사는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추천위원회/지배구조위원회를 필히 둬야 한다. 특히 해당 위원회는 위원회의 목적과 책임이 명시된 서면헌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 서면헌장엔 이사의 자격요건이 적혀있고 이에 따라 회사는 이사를 선택한다. 또한 해당 위원회에서 기업 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며 이사회 및 경영진을 평가하는 역할도 한다.

국내에선 지배구조위원회가 필수기관은 아니다. 다만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비슷한 역할을 하는 회장후보군관리위원회와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두고 있다. 두 기관 모두 사외이사들로만 위원회를 구성한 점도 NYSE 지침과 같다. 회장후보군관리위원회엔 사외이사 6명 전원이 들어가 있으며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엔 3명의 사외이사가 배석해있다.

또 NYSE는 이사회내위원회에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요구한다. 보상위원회는 위원회의 목적, 책임 및 연례 성과 평가를 다루는 헌장을 가져야한다. 이 헌장에 따라 기업목표에 근거한 CEO 성과평가, 사외이사 및 CEO의 보상결정과 승인이 이뤄진다. 해당 기구에선 CEO 이외의 임원에 대한 보상·인센티브·주식보상 등을 이사회에 조언하는 역할도 한다.

포스코홀딩스는 비슷한 기구로 평가보상위원회를 두고 있다. NYSE 지침처럼 4명의 사외이사로만 구성됐다. 경영진에 대한 평가, 보상계획 및 집행, 이사의 보수 및 퇴직금에 대한 사전심의를 담당한다. 다만 미 NYSE처럼 해당 기구에 사외이사 및 CEO에 대한 보상 결정 및 승인이란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진 않았다. 사전심의만 할 뿐 해당 권한은 CEO가 포함된 이사회에 부여하고 있다.


◇비상임위원회 목적 불분명...국내법 따라 주식발행에 대한 '주주 의결권' 미보유

이 밖에 미 NYSE는 비상근이사나 사외이사들이 회사 경영에 대한 논의를 하는 비상임위원회를 최소 일 년에 한 번 가질 것을 요구한다. 경영에 대한 감독을 효과적으로 수행토록 하기 위함이다. 다만 반드시 경영진이 해당 회의에 들어와선 안된다.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내부 이사회 운영 지침에 따라 반기별로 사외이사들만 참석하는 '정기 사외이사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뉴욕거래소의 경우 연 최소 1회를 요구하는 것과 비교해 좀 더 많다. 작년의 경우 두 번의 정기 사외이사 회의 모두 지배구조 TF 운영에 대한 얘기가 논의됐다. 여기에 더해 2023년엔 임시 사외이사 회의 8번을 열었다고 한다. 다만 임시 사외이사 회의 개최 여부와 회의 목적은 별도의 보고서에 따로 공개되진 않는다.

주주 권한의 경우 NYSE가 국내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두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은 회사의 모든 주식보상 계획에 대해 주주들에게 투표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주식보상 계획을 수정할 때도 주주들은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 또한 회사가 주식 공모를 통해 새 주식을 발행해 지분율 희석 우려가 발생할 때도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보호해 놓았다.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한국법에 따라 해당 사안에 대해서 주주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 새 주식 발행도 이사회 의결사항이다.

NYSE에 상장된 타기업 이사회사무국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ESG 등에도 선도적이고 거버넌스 측면에서 오래 전부터 연구가 있었던 만큼 아무래도 국내 지배구조 규범보다 엄격한 편”이라며 “미 투자자들이 타국의 지배구조 규범에 대한 주요 차이점을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토록 하기 위해 해외기업에 일년에 한번 중요 차이점을 공시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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