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트레이딩(중개무역) 중심으로 성장해 온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친환경 종합사업회사’를 표방하고 있다. 에너지, 소재, 식량 등 환경이라는 키워드로 묶을 수 있는 여러 신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런 성장 전략에 따라 평가 등급 획득 등 ESG 경영도 확대하고 있다.
이사회 차원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의무 설치 대상인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 이외에 ESG위원회를 별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사외이사인 이행희 전 한국코닝 대표를 위원장으로 공급망 ESG 체계 수립, 보고서 발간 등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ESG위원회 2023년 출범…이사회 구성 다양화 '기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3년 포스코에너지 합병 이후 친환경 부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석유가스 개발은 물론 풍력과 태양광 발전 등 그린 에너지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기존 에너지 사업의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에 추진력을 더하는 전략이다.
THE CFO가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에서도 이런 행보가 영향을 끼쳤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총점 255점 만점에 158점을 획득했다. 이사회 규모나 참여도, 정보접근성 등은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단출한 이사회 및 소위원회 구성이 점수를 깎아먹었다. 45점 만점에 29점을 기록했다.
다만 ‘기타 위원회’로 분류되는 ESG위원회가 없었다면 전체 점수는 더 낮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해당 위원회는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별도 지원조직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다양성이 부족한 편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이사회에 특색을 보여준 요소였다.
ESG위원회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친환경 사업 확대와 함께 설립됐다. 이행희 이사가 위원장을 맡았으며 송호근·허태웅·정경진 이사가 참여하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경진 경영기획본부장을 제외한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되어 있다.
ESG위원회 구성원 가운데 눈에 띄는 이름은 송호근 이사다. 서울대학교 사회학 교수, 포항공대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를 거쳐 현재 한림대학교 도헌학술원장을 맡고 있는 학계 인사다. 최근에는 기업의 ESG경영 관련 강연과 저술활동에 활발이 나서며 ESG 관련 전문가로 분류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사회 역량구성표(BSM·Board Skill Matrix)를 구성해 홈페이지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을 통해 공시하고 있다. 사외이사운영지침에 따라 ▲리더십 ▲법률·규제 ▲재무·금융 ▲글로벌비즈니스 ▲산업 ▲ESG 6개 항목의 전문성을 보유한 인사들로 이사회를 구성 중이다. 이계인 대표이사와 5인의 사외이사 모두 ESG 전문가로 분류되어 있다.
◇임원급 수장이 지원조직 총괄…ESG 'A등급' 발판
포스코인터내셔널 ESG위원회는 회사의 지속가능경영을 최종 검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대표이사 직속인 ESG협의회에서 내린 의사결정을 심의하는 기구다. 위원회를 보좌하기 위한 별도 조직도 구성되어 있다. 실무와 지원을 위해 6명으로 구성된 기업시민사무국이 운영되고 있다.
지원조직인 기업시민사무국은 허성형 상무가 총괄하고 있다. 친환경소재사업실장, 글로벌전략실장을 역임한 임원급 인사다. 이런 부분 역시 이사회 평가에 직접적인 플러스 요인으로 반영됐다. 이사회 ‘구성’ 지표에서는 지원조직의 별도 운영 여부가 주요 항목이다. 별도 조직이 존재하며 임원급 수장이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5점 만점으로 평가됐다.
외부 평가기관의 ESG 등급도 최상위권이다. 한국ESG기준원(KCGS)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ESG 수준을 A등급으로 평가했다. 탄소중립 로드맵 수립, 공급망 관리체계 구축 등과 함께 ESG위원회를 신설하며 이사회 중심의 거버넌스 체계를 갖춘 점이 고려됐다. THE CFO 2024 이사회 평가에서도 해당 등급이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