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이하 아모레G)은 산하에 아모레퍼시픽, 에뛰드, 이니스프리, 오설록 등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주력 자회사는 역시나 아모레퍼시픽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성과에 따라 아모레G의 실적과 주가가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로 사업을 확장하는 영향에 주력 계열사뿐 아니라 지주사도 선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공을 들인 모습이다. 아모레G는 사외이사들의 참여도가 높은 편이지만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체제라는 점에서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주력 자회사의 실적 악화 여파가 경영 성과에 반영되면서 육각형에 공백이 생겼다.
◇유일하게 4점 상회한 항목 '참여도', 정보접근성·견제 기능 '준수'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아모레G 255점 만점에 151점을 받았다.
아모레G는 '참여도'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구성원들은 연간 출석률 90% 이상을 자랑하고 있다.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위원회 외에 기타 위원회 회의도 연간 9회 이상 개최됐다. 이사들에 대한 정기 교육도 연 2회 이상 실시되면서 참여 부문이 평균 4.1점을 획득했다.
참여도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구성'이다.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3분의 2 이상을 독립적인 사외이사로 채웠다. 모든 소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있으며 사외이사추천위원회도 전부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다만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인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점과 BSM(Board Skills Matrix)을 도입하지 않은 점 등이 반영되면서 3점대 점수를 획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BSM을 도입하면서 구성 부문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견제 기능도 준수한 편이었다. 이사회는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을 포함해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 내부거래 통제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다만 사외이사들이 진행하는 회의 대부분에 경영진이 포함돼 있다. 외부로부터 주주 추천을 적극적으로 받지 않는 점 등에서 평균 점수가 낮아졌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미비, 중국 비중 축소 여파 경영 성과에 반영 아모레G의 이사회 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경영 성과'다. 55점 만점에 19점을 받으면서 평균 1.7점을 받았다.
경영 성과 지표로는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을 선정했다. 난해 기준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은 마이너스(-)였다. ROE는 3.6%를 기록했지만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의 2023년도 평균치를 하회해 1점에 그쳤다. 투자 지표도 마찬가지였다.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률은 0.79%, -16.1%로 역시 평균치를 하회해 최하점을 면치 못했다.
오랜 기간 이익을 차곡차곡 쌓아온 영향에 재무건전성 지표는 준수한 편이었다. 부채비율은 16.95%에 불과했다. 평균치를 20% 상회하면서 5점 만점을 받았다. 순차입금도 마이너스 상태다. 마이너스 순차입금은 차입금보다 현금성자산이 더 많다는 의미로 기업의 체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모레G의 경영 성과가 최하점을 받은 것은 주력 자회사들이 중국 지역과 면세 채널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진 영향이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글로벌 리밸런싱 작업을 추진하면서 지역과 채널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손익 개선을 위한 모멘텀을 확보해 실적이 반등한다면 기업가치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아모레G는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2027년까지 평균 매출 성장률은 10%, 영업이익률 12%, ROE 5~6%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경영성과 외에도 이사회 평가개선 프로세스가 미비해 아쉬움을 남겼다. 아직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개별평가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더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 이사회 평가 체계를 마련하고 이에 따른 피드백을 받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