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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경평 리뷰

6개 등급에 쏠린 관심, 20개사 지표 살펴봤더니

[총론]①시장형 14곳, 준시장형 6곳…'흑전' 인국공 A, 부채비율 하락 1위 난방공사 'C→A'

박동우 기자  2024-06-28 07:20:51

편집자주

공기업은 공공 복리를 증진하는 사회적 책무에 부합하는 동시에 경영 효율화를 진척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매년 정부는 공기업의 재무상태와 실적, 주요사업 성과를 점검한 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발표한다. 경영평가 배점 100점 만점 가운데 20점이 '재무성과관리'에 배정돼 있는 만큼 공기업들의 재무지표 개선 노력은 평가결과를 달라지게 할 수 있다. THE CFO는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 경영평가의 근거가 되는 주요 재무지표를 분석하고 개별기업의 대응 노력을 살펴본다.
매년 6월이면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단순히 사업 성과를 점검하는데 그치지 않고 회사 운영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했는지 여부도 점검한다. 올해는 32개 공기업, 55개 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도 경평 결과가 공개됐다.

'탁월(S)'부터 '아주 미흡(E)'까지 6개 등급 중 무엇을 받느냐에 따라 기관장 거취와 성과급 책정이 좌우된다. 100점 만점 평가 항목 가운데 재무 분야가 20점을 차지하는 만큼 중요도가 남다르다. THE CFO는 경영평가 결과를 받아든 시장형 14개사, 준시장형 6곳 등 주요 공기업 20개사의 재무성과 평가지표를 살폈다.

일부 공기업은 눈에 띄게 달라진 성적표를 받았다.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경평에서 A등급을 받았다. 실적 손실을 크게 줄인 한국전력은 D에서 B로 두 계단 올랐다. 20대 공기업 가운데 부채비율을 가장 많이 낮춘 지역난방공사의 등급도 C에서 A로 상향 조정됐다.

◇100점 만점에 '재무성과관리' 분야 20점 배정

시장형 공기업 14개사, 준시장형 공기업 6곳 등 20개사의 재무성과관리 지표 데이터를 살폈다. 조사 대상 가운데 한국전력공사,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등 5개사는 상장사다. 자산 규모가 2조원을 넘는 동시에 전체 수입 중 자체 수입액이 85% 이상인 공기업은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된다. 자체수입 비중이 50~85%이면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분류한다.

20대 공기업 가운데 2023년도 경영실적 평가에서 '우수(A)' 등급을 받은 기관은 한국수력원자력, 인천국제공항공사, 남동·남부발전, 지역난방공사 등 5곳이다. '보통(C)' 등급으로 책정된 기업이 7개사로 단연 많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석유공사 △서부발전 △강원랜드 △에스알(SR) △석탄공사 △GKL이 해당된다. 한전·도로공사 등 5개사는 '양호(B)' 등급을, 가스공사·철도공사·공항공사는 '미흡(D)'을 각각 받았다.


평가 주체인 기획재정부가 작성한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에 따르면 공기업 경영평가 배점 만점은 100점으로 경영관리와 주요사업 범주로 나뉜다. 최대 55점을 부여하는 경영관리 항목에는 △경영전략(9점) △사회적 책임(15점) △재무성과관리(20점) △조직 및 인적자원관리(4점) △보수 및 복리후생관리(7점) 등 5개 분야별 평가지표가 수록돼 있다.

20점을 배정한 재무성과관리 분야에서는 개별 공기업이 수립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과 재정건전화계획 이행 노력을 비롯해 수익성, 레버리지 등 재무예산성과, 노동·자본생산성 등 효율성 향상 수준을 평가한다. 재무예산성과 항목에 최대 11점을 적용했는데 총자산회전율, 영업이익률,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매출액 비율, 부채비율, 이자보상비율 등이 속해 있다.


재무성과 지표는 전년도 실적과 직전 3개년 평균 실적 중에서 높거나 낮은 실적을 기준으로 잡는다. 이러한 기준치와 과거 5개년 표준편차를 반영해 목표구간을 설정한다. 평가연도 데이터가 목표범위에 부합하면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평가한다. 부채비율은 지표값이 하락할 때, 나머지 지표는 상향하는 경우에 평점을 부여한다.

◇총자산회전율 상승폭 GKL 두드러져, 석유공사 4년째 자본잠식

주요 공기업 20곳의 재무 데이터는 어떤 양상을 보였을까. 먼저 총자산회전율의 상승이 가장 두드러진 기관은 외국인 카지노 운영사 GKL이다. 총자산회전율은 매출을 자산총계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전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GKL은 지난해 62%로 2022년 43%와 견줘 19%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매출이 2621억원에서 3967억원으로 51.4%(1346억원) 불어난 대목이 주효했다. 반면 남부발전은 2022년 68.5%와 견줘 12.5%포인트 하락한 56%를 시현하며 감소폭이 가장 컸다.


가스공사는 작년에 총자산회전율이 77.8%를 기록하며 최고치로 나타났다. 반면 LH는 6.2%로 최하 수준을 기록했는데 보유한 토지나 건설 중인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많은 특수성이 내재돼 있다. LH의 작년 말 총자산 222조8569억원 가운데 투자부동산이 119조4345억원(53.6%)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 상승폭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가장 두드러졌다. 2022년 5874억원의 영업손실로 마이너스(-) 56.7%를 시현했으나 지난해 5325억원 흑자를 올리며 23.7%로 80.4%포인트 상향했다. 수익성 개선이 호평을 받은 덕분에 인천공항공사는 A등급으로 평가받았다. 한전 역시 영업적자를 2022년 33조9086억원에서 2023년 6조5039억원까지 크게 줄였다. 자연스레 경평 등급이 D에서 B로 두 단계 상향 조정됐다.


부채비율 하향 성과가 가장 돋보인 공기업은 지역난방공사다. 지난해 말 280.7%로 2022년 말 348.6% 대비 67.9%포인트 낮추는데 성공했고 경평 등급이 C에서 A로 두 계단 올랐다. 반면 대한석탄공사는 1994년 이래 29년 연속 자본잠식을 겪는 상황이다. 석유공사 역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째 자기자본이 마이너스인 상태가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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