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공기업 경평 리뷰

남동발전, 트리플크라운 달성비결 '부채트리' 시스템

[평가결과 설명회]⑯재무관리 우수사례 발표 "부채비율 요인 정밀분석, 컨트롤타워 강화"

박동우 기자  2024-07-12 07:30:28

편집자주

공기업은 공공 복리를 증진하는 사회적 책무에 부합하는 동시에 경영 효율화를 진척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매년 정부는 공기업의 재무상태와 실적, 주요사업 성과를 점검한 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발표한다. 경영평가 배점 100점 만점 가운데 20점이 '재무성과관리'에 배정돼 있는 만큼 공기업들의 재무지표 개선 노력은 평가결과를 달라지게 할 수 있다. THE CFO는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 경영평가의 근거가 되는 주요 재무지표를 분석하고 개별기업의 대응 노력을 살펴본다.
"남동발전은 당기순이익 증대, 총부채·금융부채 감축, 부채비율 하락을 실현하면서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을 달성했다. 부채비율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을 정밀 분석하는 '부채트리' 시스템을 설계하는 등 위기관리체계를 혁신한 노력이 열매를 맺었다.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컨트롤타워를 강화하는데도 전념해야 한다."

심종욱 한국남동발전 재무개선실장(사진)이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2023년도 공기업 경영실적 평가결과 설명회'에서 "극한의 자구 노력을 추진해 부채비율 관리 목표인 '160% 이내'를 사수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기획재정부 산하 공기업 경영평가단이 공기업 경영실적 우수기관 사례를 소개해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취지에서 개최했다.

△심종욱 한국남동발전 재무개선실장이 11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2023년도 공기업 경영실적 평가결과 설명회'에서 재무예산관리 우수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설명회에서는 △전략기획 및 경영혁신 △상생·협력 및 지역발전 △재무예산관리 △직무급 등 부문별 우수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기획재정부 공기업 경영평가단은 남동발전을 재무예산관리 분야 우수사례 기관으로 선정했다. 남동발전은 최근 발표된 경평 결과에서 '우수(A)' 등급을 받았다. 2022년 '양호(B)'보다 한 단계 상승하는 결실을 맺었다.

심 실장은 "남동발전이 재무구조 개선의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을 달성했다"고 운을 뗐다. 2020년에 144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2022년 흑자 전환을 이뤄내며 당기순이익이 늘기 시작했다. 모회사인 한국전력에 중간배당을 지급하면서 3000억원 넘는 부채를 인식했음에도 6년 만에 총부채를 감축하는 결실도 얻었다. 부채비율도 148%에서 124%까지 2년 연속 낮추는데 성공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심 실장은 "미래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예측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산조정계수, 한전의 사채발행배수 등 유형별 재무 리스크와 연계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수립하고 부채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재무상황실을 가동했다.

심 실장은 "재무 컨트롤타워가 기존에는 손익 개선에 편중된 단기 조직에 불과했다"며 "장기화되는 전력 공기업 재무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출자 관리 기능까지 포함하는 '재무위기극복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가 힘을 쏟은 역점 과제가 위기관리 시스템 개선이었다. 부채와 유동성에 대한 제어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시스템 개선의 노력은 '부채트리(Debt-Tree)' 체계 구현으로 이어졌다. 2022년에 구축한 부채트리는 남동발전의 전사적 부채비율 관리 시스템이다. 심 실장은 "부채비율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을 투자사업, 용선, 매입채무, 선수금, 연료비 등으로 세분화한 트리 형태로 구성했다"며 "부채비율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요인을 선정한 뒤 핵심성과지표(KPI)를 도출해 관리 사각지대를 없앴다"고 밝혔다.

△한국남동발전의 '부채트리' 시스템.

남동발전은 구분회계 자료를 분석하는데도 역점을 기울였다. 외부 전문가의 진단을 토대로 데이터 정확성을 향상한 덕분에 손익 관리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심 실장은 "영업비용 감소를 위해서는 전사적 원가 절감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발전원별, 호기별 세부 분석을 실시해 순이익의 계획치와 실적을 비교했다"고 말했다.

심 실장은 자산관리의 투명성 강화도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과거 세무조사 결과를 분석한 뒤 ERP 시스템과 자산 취득 프로세스를 개선했다"며 "그 결과 지난해 정기 세무조사 추징세액이 시장형 공기업 평균 61억원보다 98% 적은 8000만원을 기록하는 놀라운 성과도 거뒀다"고 강조했다.

중장기 재무 전망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실장은 "중장기 재무계획상 목표 순이익 대비 초과 실적이 과도하다는 평가단 지적을 받아들였다"며 "전망 대비 실적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분석하고 기관 내부 재무전문가와 외부 회계법인을 활용해 검증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