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 가운데 한국남부발전과 한국남동발전이 큰 수확을 얻었다. 순이익이 퀀텀점프하면서 2년 만에 우수(A) 등급으로 복귀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개선된 결과를 얻은 건 '투트랙'으로 노력을 기울인 점이 빛난 덕분이다. 먼저 해외법인에서 1000억원씩 배당을 회수하면서 현금 유입원을 보강했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는 대외환경 변화와 맞물려 연료 도입원가를 절감하는 데도 집중했다.
◇배당 1000억 수취 '현금 유입원 보강'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에서 남동발전과 남부발전은 '우수(A)'를 받았다. 남동발전이 A등급에 복귀한 건 2021년 이후 2년 만이다. 2022년 평가 당시 책정된 '양호(B)'보다 한 단계 올랐다. 남부발전 역시 2년 만에 A를 획득했는데 2022년 '보통(C)' 대비 두 계단 상승한 성적표다.
두 기업이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결정적 배경은 수익성 지표와 맞닿아 있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이 2655억원으로 2022년 412억원 순손실과 견줘 흑자 전환했다. 2018년(951억원) 이래 5년 만의 순이익을 시현하는 결실을 맺었다. 영업이익 역시 2023년 3183억원으로 2022년 56억원과 견줘보면 57배가량 불어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부터 3년 연속으로 0%대에 머물렀던 영업이익률도 4%를 돌파했다.
남동발전도 순이익이 2022년 1696억원에서 작년 2274억원으로 1년새 34.1%(578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7.5%(854억원) 급증한 2651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급증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1조628억원을 기록했는데 2016년 1조4353억원을 거둬들인 뒤 7년 만에 다시 1조원 선을 넘겼다.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내는데 다양한 측면의 노력이 깃들었다. 해외 자회사로부터 배당을 거둬들이는 조치가 대표적이다. 남부발전의 배당금수익은 2020년 별도기준으로 54억원에 그쳤으나 2021년 179억원, 2022년 1480억원까지 급증했다.
2023년에는 976억원을 회수했다. 인도네시아에 자리잡은 유연탄 전문기업 '바얀리소스(Bayan Resources)'로부터 690억원을 확보했다. 남부발전은 바얀리소스의 지분 4%(13억3333만3400주)를 갖고 있다. 호주 물라벤 광산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법인 'KOSPO 오스트레일리아'에서 126억원도 수취했다.
남동발전이 지난해 얻은 배당금수익도 968억원으로 나타났다. 2020년과 2021년에는 100억원대에 불과했으나 2022년 들어 1296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남동발전 역시 남부발전과 동일하게 바얀리소스 주식 4%를 보유 중인데 여기에서만 배당 690억원을 얻었다.
◇'LNG 직도입' 남부발전…'구매가 예측 프로그램' 남동발전 2023년 들어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는 등 대외환경이 달라지자 액화천연가스(LNG), 유연탄 등 발전 원료 도입원가를 낮추는데 주력한 점도 돋보인다. 남부발전이 LNG 직도입 조치를 시행한 대목이 거론된다. 가스공사를 거쳐 원료를 구매하던 단일경로에 의존하지 않고 거래선을 넓힌 내용이 골자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5월 미국 업체 셰니어(Cheniere)와 장기 LNG 구매 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은 2024년부터 2046년까지 설정했는데 해마다 연간 계약 물량을 협의한다. 이외에 해외 원자재 기업 하트리(Hartree)와도 LNG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석탄화력 중심의 전력 생산에 주력하는 남동발전은 '가격 예측 프로그램'을 활용해 연료를 시세 대비 저렴하게 구매하고 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과거 발전원 구매 과정에서 집계된 변수 외에도 기후 등 다양한 데이터를 입력한다"며 "전문가 등의 도움을 얻어 최적 구매가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을 염두에 두고 '생존경영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4년째 이어지던 적자를 해소하는 과제를 풀어가는데 집중했다"며 "올해는 '재도약 TF'를 새롭게 구성해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전망 한계 등으로 삼척화력발전소 등의 운영이 어려웠으나 전력거래 1차시장에 참여해 탄력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도 강구했다"며 "앞으로 재무 리스크 영향 평가를 고도화하면서 환리스크, 정산조정계수 등 전력시장 제도 개편에 따른 기회·위험 요인을 분석하는데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