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의 수익 악화, 부채 증가는 정부의 잠재적인 재정 부담 요소다. 손실이 누적됐을 땐 이를 보전하기 위해 결국 공기업의 대주주인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공기업들은 각자 재무 위험 요인을 파악해 정부의 재정 부담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재무 관리 방안을 수립해 두고 있다. THE CFO는 주요 공기업들의 재무 현안과 이를 풀어갈 인물 등을 살펴본다.
한국도로공사는 매년 수조원 규모에 달하는 부족한 사업비를 정부 출차와 차입을 통해 채우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부의 출자 규모도 줄어들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차입금은 자연스레 고개를 들었다. 작년 말 차입 규모는 35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예산으로 책정된 정부 출자 규모는 1조8269억원으로 작년보다 4000억원 가량 늘었지만 8조5568억원으로 책정된 사업비를 채우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상재 도로공사 관리본부장이 이끄는 재무처의 주요 과제가 자금 조달에 있다고 보는 이유다.
작년 말 도로공사의 총차입금은 약 35조6424억원. 5년 전인 2019년(26조9764억원)보다 8조6660억원 이상 많아졌다. 사업수입을 넘는 지출이 꾸준히 발생하면서 차입이 확대됐다.
특히 도로공사는 정부의 출자금을 통해 현금 부족을 해결하고는 했는데, 지난해에는 정부 출자금 규모가 줄어들면서 차입 규모가 더 빠르게 늘었다. 작년 정부 출자금은 1조4261억원으로 전년보다 8989억원 줄어들면서 차입금이 부족분만큼 늘어났다.
지출 계획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올해도 7조2940억원을 추가로 차입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5조1653억원은 기존 차입금 상환에 쓰이고, 상환분을 제외한 차입의 순증액은 약 2조1286억원이다. 향후 도로공사의 총차입금이 37조원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도로공사는 도로 교통망 확충 등을 위해 앞으로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차후에도 지금과 같은 차입 확대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본부장이 이끄는 재무처가 자금운용뿐만 아니라 자금조달 관리에도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다행히 도로공사의 만기구조는 안정적이다. 작년 말 도로공사의 장기성차입금은 전체 차입금의 88.4%를 차지했으며, 단기성차입금은 전체 차입의 12.9%로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차입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정부 출자금 덕분에 부채비율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도로공사는 매년 부채비율이 80% 수준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2023년 말 연결 부채비율은 87.3%로 전년 대비 3%포인트 상승했으나, 여전히 80%대 안에 머물렀다.
다만 차입금의존도는 2023년 말 43.3%를 기록했다. 총자산 중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 비중이 40%를 넘는다는 의미로, 자산규모와 비교해 차입에 대한 부담이 무겁다고 해석할 수 있다.
관리본부 산하에는 △총무처 △인력처 △재무처 △법무처 △토지실 △인재개발원 등이 있으며, 이 가운데 재무처가 도로공사의 재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재무처 산하에는 △회계팀 △자금팀 △계약팀이 있는데, 그 중에서 자금팀이 자금운용과 자금조달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한국도로공사에서 2018년 법무실장, 2020년 미래전략처장을 맡은 인물이다. 2021년에는 재무처장을 맡으며 도로공사의 재무 분야에서 중요 역할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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