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는 수입과 지출 규모가 동일한 곳이다. 벌어들인 돈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이는 수입-지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정부 출자나 차입금을 통해 확보한 수입을 제외하면 수입이 지출보다 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건비와 경상운영비를 제외해도 수입이 지출을 감당하지 못한다. 지출을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충당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고 있지 못한 셈이다.
도로공사의 지난 5년(2019~2023년) 동안 도로공사의 총 수입은 68조7602억원이다. 2019년 11조3397억원, 2020년 12조8334억원, 2021년 13조3166억원, 2022년 14조8900억원, 2023년 16조3806억원이다.
이 가운데 도로공사의 주요 수익원인 사업수입은 총 수입의 36.2% 정도다. 2019년 4조8093억원, 2020년 4조6249억원, 2021년 5조496억원, 2022년 5조3040억원, 2023년 5조1721억원이다.
그 외 위탁수입(지도지원사업)과 부대수입(정부 직접지원액의 이자 등 운용수익)이 있으나 두 수입은 5년 평균 각각 2000억원, 1000억원 남짓으로 비중이 크지 않다.
도로공사의 사업수입은 매년 발생하는 사업비도 충당하지 못할 정도다. 작년 도로공사의 사업비는 8조6176억원으로, 같은 기간 발생한 사업수입보다 약 3조4455억원이 더 많다. 그 외 지출인 인건비(6125억원), 경상운영비(1976억원), 차입상환금(5조3546억원), 기타비용(1조5983억원)을 더하면 격차는 11조2804억원으로까지 벌어진다.
주목해야 할 점은 도로공사의 수입과 지출 격차가 매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9년만 하더라도 사업수입과 지출의 격차는 1조1864억원으로 지금보다 10배 이상 작았다. 2018년에는 격차가 2254억원으로 사업수입과 지출의 몸집이 서로 비등비등했다.
계속 증가하는 사업비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2019년 5조9957억원이던 사업비는 2020년 7조3135억원, 2021년 8조1600억원, 2022년 9조329억원으로 매해 1조원 가량 늘었다. 2023년에는 8조7176억원을 기록했다. 사업수입보다 사업비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사업비를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2019년 4조1419억원이던 투자활동 현금유출은 2023년 6조6196억원으로 늘었다.
수입이 지출의 증가폭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정부 출자와 차입금도 증가했다. 도로공사는 '한국도로공사법'에 따라 출자, 사채 및 차관 원리금에 대한 상환 보증, 비용 보조, 재정자금 융자, 사채 인수 등 정부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도로공사에 매년 1조원에서 2조원 이상을 출자하고 있다. 지난해 출자금은 1조4261억원으로, 작년까지 지난 5년간 출자한 금액만 8조8938억원에 달한다. 차입금은 2019년 3조9112억원에서 2023년 7조9099억원으로 4조원 가까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