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에코에너지는 LS전선의 자회사로 동남아 권역에 포진한 전력케이블 제조사들을 관리하는 중간지주사 역할을 수행해 왔다. 2015년 설립 이래 올해로 출범 10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이사회는 아직 성숙기에 이르지 못했다.
THE CFO가 2023년 사업보고서와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평가한 결과 LS에코에너지 이사회는 255점 만점에 92점을 받는데 그쳤다. 4개 영역에서 '1점대'를 기록하는 등 저조한 점수를 보였다.
외부 거버넌스 기관이 부여한 등급도 상대적으로 낮다. 한국ESG기준원(KCGS)이 2023년 LS에코에너지에 'C'를 책정한 사례가 방증한다. 6대 카테고리 중에서 '경영성과'가 2.5점을 획득하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전력 종목을 둘러싼 시장 관심이 증폭되며 주가가 급격히 우상향한 수혜를 입은 덕분이다.
◇2023년 TSR 201%, 시장평균 훨씬 웃돌아 THE CFO가 LS에코에너지 이사회 운영실태를 평가한 결과 구성 분야는 14점을 기록하고 참여도 항목은 17점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견제기능은 12점, 정보접근성은 9점,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13점, 경영성과 영역은 27점으로 집계됐다. 5점 척도로 카테고리별 총점을 환산하면 참여도와 경영성과는 2점을 웃돈 반면 나머지 4개 부문은 1점대에 그쳤다
6대 분야를 통틀어 단연 점수가 높은 항목이 '경영성과'로 2.5점을 시현했다. KRX 300 소속 비금융기업 가운데 지표값 상·하위 10% 회사 데이터를 제외하고 도출한 평균치를 기준으로 아웃퍼폼(outperform)한 항목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영업이익성장률 등 4개다. 특히 2023년 TSR이 201.86%로 나타났는데 같은 해 시장 평균 27.64%를 훨씬 상회한다.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증설 붐이 일면서 전력케이블 수요가 한층 증대되자 투자자들의 자금이 전선 종목으로 쏠린 영향과 맞닿아 있다. LS비나, LS 케이블&시스템 베트남, LS가온 케이블 미얀마 등의 동남아 권역 자회사를 거느린 LS에코에너지 역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023년 초 2141억원에 그쳤던 시가총액이 연말에는 64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불어난 대목이 방증한다.
경영성과의 뒤를 이어 참여도 영역이 2.1점을 기록했다. 전체 8개 문항 중에서 사외이사 후보 풀(pool)을 겨냥한 관리활동, 이사회 안건 사전 통지, 이사진 교육, 감사위 지원조직·교육과정을 둘러싼 항목에서 가장 낮은 1점을 받았다. 이사회 운영규정 제10조 1항에 "이사회 소집의 통지는 회일 7일 전에 각 이사에게 서면 또는 구두로 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으나, 실제 준수되는지 공시로 드러나지 않는 점이 감점 요소였다.
참여도 문항 가운데 이사회 구성원의 회의 참석을 묻는 질문에서는 5점 만점을 얻었다. 2023년 이사진 전원의 출석률이 100%로 집계된 덕분이다. 이사회 개최 횟수에 관한 항목에서는 4점을 획득했다. LS에코에너지 이사회는 작년 한 해 동안 11회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다. 같은 기간 의안 22건을 승인하고 보고 사안 6건을 청취했다.
◇이사진 6인 중 사외이사 2인 '33%' 구성 카테고리는 1.6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총 9개 문항 가운데 △이사회 총원 대비 사외이사 비율 △소위원회 위원장 직위 △사외이사후보추천위 구성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 수립 여부 등 4개 항목에서 최하점(1점)을 받았다. LS에코에너지 이사회 구성원은 6명으로 이뤄졌는데 사내이사 1인, 기타비상무이사 3인, 사외이사 2인을 뒀다. 사외이사 수는 총원과 견줘보면 33.3% 수준에 그친다.
이사진 면면을 살피면 모회사 LS전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겸하는 이상호 대표가 의장을 함께 맡고 있다. 김양우 SG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LS전선의 이인호 기술개발본부장과 주완섭 통신·산업솔루션사업본부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등기됐다. 한국전력 신송전사업처장을 역임한 김재승 다음정보기술 대표, 티브로드 대표를 지낸 김재필 회계법인 세종 회계사는 사외이사로 참여 중이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1.9점을 얻었다. △이사회 활동 평가 △이사회 평가결과 공시 △이사회 평가결과 개선안 마련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 △사외이사 평가결과의 재선임 반영 등의 질문에서 1점을 기록한 대목이 점수 하향으로 이어졌다. 기업 거버넌스 전문기관에서 부여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급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2023년 LS에코에너지는 한국ESG기준원(KCGS)에서 종합등급 'C'를 받았다.
정보접근성 역시 1.8점에 그쳤다. 이사회 내용을 둘러싼 공개 수준이 미흡했다. 지난해 이사회에 상정된 의안 명칭을 기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2023년 자회사 이사회 구성 보고'라고 적시된 안건의 경우 어떤 계열사를 지칭하는지 명확히 알기 어렵다. 주주환원정책 공시 역시 '매년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30% 이상의 연결 배당성향'을 목표로 거론하는 등 구체성이 떨어지는 모양새다.
견제기능은 6대 평가분야를 통틀어 가장 낮은 점수인 1.5점으로 채점됐다. 이사 추천 주체를 모두 '이사회'로만 명시하고 외부인이나 주주로부터 추천을 받지 않은 점이 미흡한 요소로 지적됐다. 내부거래를 통제하는 조직이 부재하고 이사회 산하 유일한 위원회인 감사위의 경우 소속된 사외이사가 3인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는 대목도 감점 배경이다.